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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성천리 일대가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옮겨와 집들과 나무들이 전소 되었다.
 5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성천리 일대가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옮겨와 집들과 나무들이 전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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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강원도 속초 장사동 일대 폐차장에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옮겨와 모든 차량이 전소 되었다.
 5일 오전 강원도 속초 장사동 일대 폐차장에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옮겨와 모든 차량이 전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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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에 약 축구장 742개 면적(총 530ha)에 달하는 숲이 사라진 강원도. 그러나 사망자는 단 1명뿐이었고, 화재발생 14시간여 만에 주불도 꺼졌다. 2005년 낙산사를 태우고 산림 180ha와 가옥 161채가 불탄 양양 산불이 이틀 만에 잡힌 것보다도 신속한 대응이었다.

그 비결은 신속하게, 긴밀하게, 또 철저하게 작동한 재난대응체계에 있었다. 지난 4일 오후 7시 17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맞은편 개폐기 내 전선 스파크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오후 7시 28분 출동한 소방당국은 곧바로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하지만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 탓에 불길은 무섭게 번져갔다.

[신속] 독립한 소방청, 발 빠르게 움직였다
 
5일 오전 강원도 속초 장사동 일대 야산에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옮겨와 임야를 태우고 있다.
▲ 손 쓸 수 없이 번지는 불길 5일 오전 강원도 속초 장사동 일대 야산에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옮겨와 임야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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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41분, 소방청은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등 가까운 지역 소방차 40대 출동을 지시했고, 오후 9시 44분에는 최고수위인 대응 3단계를 발령,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소방차의 출동을 지시했다. 양양고속도로는 각지에서 출발한 소방차들로 메워졌다. 그렇게 모인 소방차 872대, 소방공무원 3251명은 현장에 투입돼 6일 정오까지 진화를 완료했다.

발 빠른 대응은 소방청 독립에서 나왔다. 과거에는 119구조대가 관할지역을 넘어 출동할 수 있었지만, 국민안전처 장관의 지시가 떨어져야 가능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7월 소방청은 독립기관이 됐다. 1975년 내부무 소방국이 세워진 지 42년 만이었다.

2016년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우리나라의 경우 재난대응 총괄은 소방조직에서 전담하고 있으나 소방업무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보면서 화재예방, 진압의 틀 속에 두고 행정조직을 설계해왔다"며 "소방조직을 재난대응전담조직으로 개편해 대응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5일 오후 강원도 고성의 한 저수지에서 전날 부터 시작된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 헬기가 물을 보충하고 있다.
 5일 오후 강원도 고성의 한 저수지에서 전날 부터 시작된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 헬기가 물을 보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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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기본법에 따라, 해당 지역의 소방력만으론 부족할 경우 타지역의 소방력 동원을 요청하는 권한도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소방청장에게 넘어갔다. 대형재난이 발생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소방청은 이번 강원지역 산불 발생 후 약 2시간 만에 전국 각지에 지원을 요청했다. 소방청은 5일 보도자료에서 "무수한 불티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날아가며 연속적으로 화재를 일으키는 상황은 비상 그 이상의 위기였다"며 "강원도가 보유한 차량만으로는 10분의 1도 막아낼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속한 지원 요청에 따라 강원도 산불을 막아낸 소방차량은 전국의 15%, 소방인원은 10%로 단일 화재 투입으론 사상 최대 규모다.

[긴밀] 군, 인력·물자 적극 지원... 경찰, 더 큰 재난 막아
 
5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성천리 일대가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의 잔불을 군병력이 투입되어 진화를 하고 있다.
 5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성천리 일대가 전날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의 잔불을 군병력이 투입되어 진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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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경찰 역시 적극 협력했다. 국방부는 5일 일출과 동시에 군헬기 32대, 군 보유 소방차 26대와 장병 1만 6500여명을 투입했고 이재민들을 위해 식사용 전투식량 6800명분을 지원했다.

속초경찰서 생활질서계는 발화지점과 7km 떨어진 고려 노벨의 화약창고에서 뇌관 2990발, 폭약 4984kg, 도폭선 299m을 옮기기 위해 화약류 관리 보안책임자와 1t 화물차 3대 등을 투입했다. 1시간여에 걸쳐 화약류가 전부 옮겨진 직후, 화약창고는 불에 타버렸다.

[철저] 현장 지킨 장관, 청와대도 국가 차원 대응 
 
5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고성에 임시로 설치한 재난안전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고성 산불 현장 방문 5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고성에 임시로 설치한 재난안전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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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강원도 고성 청진 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고성산불 이재민들의 텐트형 대피소.
 5일 오전 강원도 고성 청진 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고성산불 이재민들의 텐트형 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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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도 화재 발생 직후인 오후 8시 30분,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임기를 하루 남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임식도 치르지 않고 끝까지 현장을 지키다 4월 6일 오전 0시 진영 장관에게 중앙재난대책본부장 역할을 인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0시 25분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해줄 것을 강조하고, 같은 날 오후 화재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건의를 받아 6일 낮 12시 25분, 피해지역인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인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태그:#고성산불, #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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