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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31일 창원 교육단지 벚꽃축제 현장을 방문해 유세를 펼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31일 창원 교육단지 벚꽃축제 현장을 방문해 유세를 펼치고 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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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정의당 후보를 비롯한 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이 31일 창원 거리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를 비롯한 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이 31일 창원 거리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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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 중에 젤로 치열한 기라요. 강기윤 저 친구 선거 운동하는 사람 보면 부산, 포항, 충청도에서도 오는 것 같더라고예. 너무 과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막바지 선거전이 한창인 3월 31일 창원 성산. 상남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임명섭(68)씨는 멀찍이 선 빨간 점퍼를 입은 네댓 명의 자유한국당 선거운동원을 보며 낮게 읊조렸다. 이들은 "우리 강기윤 후보 잘 부탁드립니데이"를 외치며 상가 곳곳을 돌아다녔다. "타지에서 와가 저래 (선거운동) 하는 게 맞나"라는 푸념도 덧붙였다.

임씨가 느낀 '과열'은 정의당에겐 '불안'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 이후 강기윤 후보에 뒤지던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다수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캠프 관계자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48시간 비상행동 들어간 심상정·이정미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예상 외의 답변을 내놨다. "미쳐버릴 지경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여영국이 우세라고 하니 보수 결집표가 득세하고 있다"면서 "초박빙이다, 비상 상황이다, 선거 결과도 아마 새벽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이후 발생한 기대심리가 오히려 표 확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여 후보를 비롯해 정의당의 이정미 당대표, 심상정 의원이 48시간 비상행동을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긴급확대회의에서 "단일화 이후 보수진영에서 정의당과 여 후보에 대한 전방위 비방을 일삼으며 눈에 띄는 세 결집을 하고 있다"면서 "(다른 한편에선) 여 후보가 당선이 확실하니 소신껏 찍어도 된다며 민주진보표가 이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같은 날 창원광장에서 진행된 지원유세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맞바람이 만만치 않게 세더라, 맘 놓고 있는 동안에 한국당 세력이 전국적으로 세를 결집해서 창원으로 오고 있다"면서 "만만치 않은 싸움"이라고 말했다.

여 후보 또한 "단일 후보가 된 이후 한국당에서 온갖 추잡스런 공격이 시작됐다"면서 "표가 분산되면 큰일난다, 여영국을 찍어야 여영국이 당선된다"고 읍소했다. 이날 정의당 유세현장에는 민주당 설훈, 박주민 최고위원이 지지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과거 공동 교섭단체를 꾸렸던 민주평화당 소속 이용주 의원도 이날 지지 방문을 했다.

한국당의 총력전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31일 창원광장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31일 창원광장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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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창원 교육단지 유세 현장을 찾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시민이 건낸 풀빵을 먹고 있다.
 31일 창원 교육단지 유세 현장을 찾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시민이 건낸 풀빵을 먹고 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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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민주당 단일화 이후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민중당과 정의당의 표 대결도 이번 선거의 적잖은 변수다. 손석형 민중당 후보는 같은 날 대동백화점 집중 유세 현장에서 "집권여당과 손잡은 정의당은 대우조선 매각을 막을 수 없다"면서 "진보정치 1번지 창원의 자존심을 살릴 한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창원고용노동지청 앞 천막 농성 현장에서 만난 금속노조 효성창원지회 소속의 한 노동자는 진보정당의 국회 입성을 강조하면서, 탄력근로제 등 현 정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반노동정책을 해소해 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그는 "2년을 부려먹고 보름 쉬게 했다가 다시 채용하는 무한정 비정규직 제도도 고쳤으면 좋겠다"면서 "진보정당이 (노동정책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마지막 총력전을 예고했다. 발언 수위도 점차 높아졌다. 초점은 여영국 정의당 후보에 집중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창원경제살리기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여 후보의 지원 유세에서 '여영국 공약 예산' 뒷받침을 약속한 것을 두고 "게임이 안 된다고 느꼈는지 이제야 여당 대표가 창원에 왔다"면서 "돈 대줘 살릴 수 있었다면 벌써 살았다"고 깎아 내렸다.

나 원내대표는 강 후보에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직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좌파사회주의 실험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강기윤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다면 산중위원과 예결위원으로 지명해서 창원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민심은 둘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여 후보를 지지한다는 청과업체 운영자 선창규(57)씨는 "당 보고 진보, 보수 보고 뽑아가 이 모양 이 꼬라지 된 거 아이가?"라면서 "이전에도 단일화는 있었다, 표심은 다 정해졌다, 인물을 보고 뽑는 거다"라고 말했다. 선씨는 이어 "워낙에 이 지역이 노동자 도시고 자영업자가 많은 지역"이라면서 "때 되면 와서 표 달라는 사람보다 평상시에 애로사항을 묻고 '요즘 먹고사는 게 어떠냐?' 한마디 던지는 사람이 좋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창원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4.3 선거 판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진보 진영을 향해 분노를 퍼부었다. 김씨는 "전부 다 내삐리고(내다버리고) ....탈원전 하나만 봐도 다 망해가고 있지 않나"라면서 "진보당은 탈원전을 부르짖는 당이다, 그 사람들이 (창원시민들의) 부를 위해 뭘 했냐는 거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있을 때 데모한 것밖에 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뭔 탈원전이요!" vs "확실히 밀겠습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교육단지 벚꽃 축제 현장 유세를 마치자마자 이정미 대표와 여영국 후보가 도착했다. 이들을 맞는 시민들의 반응은 또 달랐다.

"사진 한 장 찍어 주이소."
"한국당 별로 안 좋아해가..."
"이번에는 창원 꼬라지 좀 보수로 바꿉시더."
"직원들 다 밥 굶고 있는데 뭔 탈원전이요!"
"확실히 밀겠습니다. 꼭 좀 되이소." 


강 후보는 대개 중장년층으로부터 박수와 사진 요청을 받은 반면, 여 후보는 30대 청장년층 등 젊은 층에게 지지를 받았다.

마지막 창원 주말 유세는 '벚꽃 대전'이었다. 벚꽃이 만발한 창원 곳곳 상춘객 집결지를 중심으로 유세차가 몰려들었다. 특히 교육단지 행사장은 나들이 인파와 선거운동원이 뒤섞여 다소 복잡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과 대한애국당 선거운동원들이 입구를 가로막아 상인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옆에서 이를 바라보던 한 50대 남성 시민은 반대 편 횡단보도에서 유세를 이어가던 정의당 선거운동원에게 "그러니까 정의당이 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민중당 선거운동원들이 '진보정치 20년 한길'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상춘객들을 맞았다.

지난 30일 사전투표율 14.53%로 중간 마감된 4.3 창원 재보궐 선거는 강기윤(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대한애국당(진순정)·김종서(무소속) 후보(기호 순)가 최종 투표일까지 마지막 경주를 벌이고 있다.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민중당 손석형 후보는 이상규 당대표, 김종훈 국회의원 등과 함께 3월 31일 오후 창원 대동백화점 앞에서 집중유세를 벌였다.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민중당 손석형 후보는 이상규 당대표, 김종훈 국회의원 등과 함께 3월 31일 오후 창원 대동백화점 앞에서 집중유세를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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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3월 31일, 오전 8시에 열린 제29회 3·15 마라톤대회 참석에 이어 지역교회를 잇따라 방문해 이재환 후보 지지를 호소했으며, 오후에는 대동백화점 앞에서 이 후보와 함께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 이재환 후보 지원 나선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3월 31일, 오전 8시에 열린 제29회 3·15 마라톤대회 참석에 이어 지역교회를 잇따라 방문해 이재환 후보 지지를 호소했으며, 오후에는 대동백화점 앞에서 이 후보와 함께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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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선거운동원과 진순정 대한애국당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31일 창원 교육단지 벚꽃축제 행사장 정문 앞에서 유세전을 이어가고 있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선거운동원과 진순정 대한애국당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31일 창원 교육단지 벚꽃축제 행사장 정문 앞에서 유세전을 이어가고 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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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여영국, #강기윤, #손석형, #4.3,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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