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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역을 빠져나가는 통근열차. 통근열차는 3월 31일부터 2021년까지, 또는 기약 없는 운행 중단에 들어간다.
 한탄강역을 빠져나가는 통근열차. 통근열차는 3월 31일부터 2021년까지, 또는 기약 없는 운행 중단에 들어간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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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후의 통일호'라 불리는 통근 열차가 3월 31일 운행을 마지막으로 2021년까지 운행을 중단한다.

군인들의 휴가길과 복귀길을 함께 하고, 등산객들의 추억을 함께 하는가 하면 연천 오일장에 나가는 노인이 짐을 가득 싣고 올라타던 열차의 추억이 2021년까지 봉인되거나, 아니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관련 기사: '최후의 통일호' 통근 열차,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꽃피는 봄이니 옷도 가볍게 입고 나들이 떠날 때도 되었다. 이번 주말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하는 통근열차를 타고 연천과 동두천 일대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곡선사유적지, 한탄강 등을 둘러볼 수도 있고, 간이역에서 '인생샷'을 찍을 수도 있다. 이번 주말까지만 운영하는 통근열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동두천역에서 통근열차 타기 전, '작은 미국' 가보세요
 
 동두천 보산역 인근의 외국인 관광특구의 모습.
 동두천 보산역 인근의 외국인 관광특구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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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을 타고 통근열차를 타러 동두천역으로 바로 가는 것도 좋지만 직전 역인 보산역에 내려 여행을 시작하자. 보산역 앞에는 한국 속의 '작은 미국'이 열려 있다. 바로 앞 미군 부대의 영향을 받아 외국인 관광특구가 열려 있다. 작은 '아메리카 타운'과 같은 느낌의 이 곳은 여러 그래피티와 미국식 가판대가 열려 미국의 한 구석을 떼놓은 느낌을 준다.

지금은 군데군데 닫힌 가게도 보이는 등 활성화된 거리는 아니지만 과거의 이곳은 한국에서 록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한국 최초의 록 밴드인 신중현의 'Add 4'가 결성될 정도로 한국 록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장소이다. 이런 과거를 이어받아 동두천시는 두드림뮤직센터를 개관하는 한편 8월마다 동두천 록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있다.

여러 그래피티 앞에서 미국에 온 듯한 분위기도 내고, 영어로 간판을 단 식당에 들어가 이태원과는 다른 느낌을 내는 것도 좋다. 두드림뮤직센터에서는 한국 록의 역사를 전시하는 등 전시관과 공연장 역할을 하고 있으니, 찾아가 미국의 팝·록이 한국에 들어오게 된 과정을 찾아보고, 시간을 맞춰 공연을 즐길 만하다.

38선 넘어가는 길 전곡 선사유적 들러가세요
 
 전곡선사박물관 내부의 모습.
 전곡선사박물관 내부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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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산역의 다음 역인 동두천역에서 통근열차를 타고 10분만 향하면 한탄강철교를 건너 한탄강역에 도착한다. 2021년이면 선로가 이설되어 사라질 한탄강역은 경의선 운천역, 영동선 양원역과 더불어 국내에 몇 없는 열차가 정차하면서 역 건물이 없는 '임시 승강장'이다. 역 주변의 탁 트인 풍경에 속이 뻥 뚫리기도 한다.

한탄강역에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전곡선사유적지가 나온다. 번쩍번쩍한 우주선 모양의 전곡선사박물관 안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은 전시물이 가득하다. 연천의 생태는 물론 과거 선사시대인의 삶을 담은 전시와 당시 석기 및 생활상을 담은 유물들이 많고, 체험 프로그램도 있어 가족 단위로 찾기에 적절하다.

사적 268호로 지정된 전곡선사유적지는 딱딱한 유적지가 아닌,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곳곳에 마련된 선사인들의 조각상이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선사유적지를 둘러본 다음에는 걸어서 10분 거리의 고구려성인 은대리성을 둘러봐도 좋고, 버스를 타고 봄철에 찾으면 더욱 좋은 '허브빌리지'를 찾아 봄의 느낌을 물씬 받을 만도 하다.

한국전 참상 남은 연천역, 전시관 열린 신망리역
 
 연천역 앞에 위치한 급수탑과 증기기관차(중앙)의 모습. 오른쪽 급수탑에는 6.25 전쟁 당시 맞은 총탄의 흔적이 가득하다.
 연천역 앞에 위치한 급수탑과 증기기관차(중앙)의 모습. 오른쪽 급수탑에는 6.25 전쟁 당시 맞은 총탄의 흔적이 가득하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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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역에서 통근열차를 타면 한달음에 오는 연천역은 38선 이북에 있다. 당시에는 종착역이었던 연천역에는 북한이 6.25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군용물자 수송을 위해 설치한 화물 홈이 현재도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급수탑에는 6.25 전쟁 당시 총격을 주고받았던 흔적이 적잖게 남아 있다.

연천역에서 한 정거장 위에는 신망리역이 있다. 전쟁 피난민들을 모아 미군이 세워 New Hope Town, 즉 '신망리'라는 이름으로 만든 신망리역은 선로변에 마을이 모인 풍경이 정겨롭다.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인 이 곳에는 대합실에 작은 미술관이 열려 있어,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 주변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한쪽에 전시된 미술품을 찬찬히 살펴볼 수도 있다.
 
 신망리역 안에 열린 '작은 미술관'
 신망리역 안에 열린 "작은 미술관"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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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간 경원선의 종착역 노릇을 했던 신탄리역에 도착하면 고대산이 눈앞에 있다. DMZ의 자연을 주제로 여러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화마을도 구경하고, 지금은 철원까지 연장되어 한켠에 치워진 '철마는 달리고 싶다' 팻말도 먼발치에서 바라볼 만 하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고대산 자연휴양림을 찾아 봄의 느낌을 확실히 받아보자.

동두천엔 떡갈비, 연천은 비빔국수
 
 연천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먹거리인 망향비빔국수. 영화 <강철비>에 나와 더 유명하다.
 연천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먹거리인 망향비빔국수. 영화 <강철비>에 나와 더 유명하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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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과 연천에는 알려진 맛집이 적지 않다. 동두천에는 담양이나 광주 못지 않은 떡갈비를 맛있게 내놓는 집이 유명하다. 한우와 육우를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다져 맛이 좋은 떡갈비를 갈비탕과 함께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송월관이나 예지원 등이 떡갈비가 맛좋은 집으로 알려져 있다.

전곡이나 초성리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궁평리로 향하면 망향비빔국수의 본점이 있다. 영화 <강철비>에서 곽도원과 정우성이 서로 수갑 한 쪽씩 찬 채 먹은 것으로, 이 지역에서 복무했던 사람들이 군 전역 후에도 생각나 찾아간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국 각지에 분점이 있지만 본점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단다. 곽도원이 먹었던 비빔국수도, 정우성이 세 그릇씩 비웠다는 잔치국수도 맛이 좋다.

동두천과 연천을 둘러봤거나, 통근열차를 조금 더 오래 느끼고 싶다면 종착역인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향할 수도 있다. 백마고지역에서 버스를 타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를 찍은 노동당사, 고석정이나 도피안사 등 철원의 유명한 관광지로도 향할 수도 있다. 연계관광을 이용하면 통일전망대 등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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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투잡따리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