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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석한 콘돌프 교수
 미국의 석한 콘돌프 교수(자료사진)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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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 댐과 보를 건설하고 (모래) 준설을 했는데, '복원(Restoration)'이라고 말하는 것은 세계적인 용어와도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 대학 마티어스 콘돌프(G. Mathias Kondolf) 교수의 말이다. 그는 하천지형학과 환경설계학을 전공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27일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전문위원회 주최로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우리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콘돌프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된 '4대강 살리기 사업 (Four Rivers Restoration Project)'을 가리켜 용어부터 잘못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를 세워 강의 흐름을 가로막는 것은 강을 'Restoration(복원, 살리기)'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연은 고장나지 않았으면 고치려 하지 말아야"
 
 엘와강댐
 엘와강댐
ⓒ 올림픽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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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콘돌프 교수는 '하천 회복에 관한 세계적 흐름(International Trends in Restoration of River)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서 미국과 프랑스, 스위스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강 복원 사례를 발표했다.

콘돌프 교수는 "스위스에서는 1950~70년까지 구불구불한 강을 직선화하고, 미국에서는 1980~90년대 불도저를 동원해 댐을 만들었다"라며 "하지만 강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일을 강압적으로 추진하면서 짧게는 4개월 만에 홍수 등으로 댐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강을 복원해야 한다는 흐름은 2000년 이후에 시작돼 강의 생태계와 역동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라며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강은 자연성을 회복하고 사람들에게도 넉넉하게 허락된 강이다"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콘돌프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약 5만 7천만t이 준설됐는데 이 정도로 훼손된 것을 자연적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자연은 고장나지 않았으면 고치려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댐에 의해 퇴적물의 이동이 차단되고 유량이 느려지면 강이 스스로 회복하기 어렵다"라며 "강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사람과 충돌할 필요가 없는 구역을 허락해야 한다"라고 했다.

콘돌프 교수가 쓴소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해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날선 말을 쏟아냈다. 지난 2017년 <오마이뉴스>가 미국의 강 복원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UC 버클리 대학을 찾았을 때도 낙동강에 창궐한 녹조 사진을 보고 황당해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관련기사] "4대강 찬성한 전문가들 피해 모를 리 없었다").

"미국, 최근 15년간 1500개 댐 철거"

이날 심포지엄에선 미국의 강 복원 사례도 발표됐다. 미국 내무성 산하 연구기관인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제프리 듀다(Jeffrey Duda) 생태연구원은 미국 엘와강의 복원 사례를 소개했다.

듀다 연구원은 "엘와강은 댐이 생기기 전에 '물고기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어족 자원이 풍부했으나 댐이 생기면서 물고기 양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라며 "하지만 댐이 철거되면서 연어가 돌아오고, 연어알을 먹는 새가 돌아오고 여기에 사는 식생들도 다양해지면서 동식물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듀다 연구원은 경제적 가치도 상승했다고 했다. 그는 "엘와강이 살아나면서 관광객이 늘어났고, 주변의 집과 부동산 가치도 상승하는 등 경제적 가치도 높아졌다"라며 "미국에서는 최근 15년간 1500개의 댐을 철거했으며, 해마다 철거되는 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관련기사] 댐 철거한 미국... 손해 본 건 하나도 없다).

4대강 복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염정원 4대강 조사평가단 평가총괄팀장은 '우리 강 자연성 복원의 향후 계획 및 비전'이란 주제의 발제에 나서 "우리강 자연성이 회복되면 물이 맑아지고 건강한 생태계가 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다. 상수원 수질이 개선되고 우리 강의 생명성도 다양해질 수 있다"라며 "자연의 가치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게 강이 품고 있는 생태, 역사, 문화가 어우러지는 체험학습 공간으로 강을 복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측면에서도 강이 우리에게 주는 생태적 서비스를 강화하고,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자연이 스스로 정화하고, 인간의 인위적인 투자는 절감할 수 있게 기본적인 방향을 설정해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태그:#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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