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답변하는 윤석헌 금감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이러면 (보험회사가) 무서워서 어떻게 소송을 하겠습니까? 회사가 소송에서 이기면 뭐하냐고요, 당장 (과징금으로) 몇 십 배 얻어 터지게 생겼는데. 제가 금융감독원장님께 '보험사 괴롭히지 말라'했더니, 이제 아주 몽둥이를 들고 나서겠다고 합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같은 검사를 '주먹'에 비유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감원의 종합검사는 지난 2015년 폐지된 이후 4년 만에 재시행을 앞두고 있다. 

김 의원이 "즉시연금과 관련해 삼성생명도 종합검사 할 계획이 있나"라고 묻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삼성생명이 검사) 대상에 포함돼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원장이) 보복검사를 안 하기로 했으니, 오해될 소지가 있어선 안되겠다"고 했고, 윤 원장은 "유념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김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유념만으로 안 된다, 즉시연금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종합검사를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윤 원장은 "종합검사는 종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즉시연금, 암보험 등..."이라고 설명하려 하자, 김 의원은 말을 자른 뒤 "그것(즉시연금)도 포함해서 할 수가 있나"라고 강한 어조로 질문했다. 

이어 김 의원은 "몇 억 원, 몇 십억 원 소송에서 (보험사, 소비자 중) 누가 잘못한 것인지 사법부에서 가려달라 하는데, 금감원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 어떻게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국당 의원 "소송 끝날 때까지 검사 안 한다 약속하라"..."약속할 수 없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 질의하는 김진태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앞서 지난해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생명보험사들에게 즉시연금 가입 소비자에게 상품 약관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덜 준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권고를 내렸었다. 하지만 삼성•한화생명은 이에 불복하고 지난해 9월 금감원 분쟁조정을 신청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김 의원은 지적한 것. 

이날 김 의원은 "즉시연금에 대해서는 (소송으로) 결론이 날 때까지 검사를 하지 않겠다 약속하라"고 다그치자, 윤 원장은 "그 약속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향해 "이래도 되는가, 추이를 지켜보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종합검사에 대한 우려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감원과 금융위가 새롭게 (검사과정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렇게 해선 안 된다, (윤 원장과 최 위원장) 두 분이 다시 상의해 최소한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쪽에선 재판을 받는데, 한쪽에선 행정부가 칼을 들고 가면 (안 된다)"며 "앞으로 (보험회사들에게) 2년 유예기간을 주든지, 다시 한번 검토해서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금감원에서 보복검사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을 검사하는 부분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이날 정무위 회의에서는 금감원이 종합검사를 통해 금융회사들의 과거 잘못까지 살펴보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금감원이 종합검사 대상 선정과 관련한 평가지표를 만들었다"며 "해당 지표를 가지고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지표가 공개되기 전의 경영상태를 새 지표로 평가해 종합검사를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원장은 "종합검사의 기본 방향은 '종합'에 있다"며 "예상 가능한 위험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위험까지 들여다보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종합검사의 취지는 금융회사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평가지표를 제안했으니 지표에 근거해 앞으로의 경영행태가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인데, 그 동안 해온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주관적이고, 자의적이고 불공정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 같은 지적에 윤 원장은 "금융회사의 지표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그런 부분이 많지 않다"며 "지적을 유념해 제도를 보완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주총 결과, 최종구 위원장 "국민연금 등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긍정적" 

 
최종구 금융위원장.
▲ 국감 출석한 최종구 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총회를 통해 대한항공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 것과 관련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에 따른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의 영향으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항공 주총과 관련해 "올해 주총에서 본격적으로 (국민연금 등의) 의결권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국민연금 의도대로 이뤄진 첫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대한항공)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발전, 경제민주화 등 많은 시사점을 주는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 회장은 황제경영 등) 회사가치를 훼손한 구체적 사실이 있고, 국민연금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 ISS에서도 (이사 연임) 반대 권고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내 의결자문사 등 모든 기관투자자들이 연임 반대를 권고했다"며 "국민연금만의 의사결정이 아니고 (소액주주 등) 모든 이들이 나서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 위원장은 "타당한 지적"이라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하는 것의 긍정적인 면을 이번에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 의원은 "대항항공 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영국에서도 스튜어스십코드를 도입한 이후 주가는 오르고, 배당수익률은 상승했다"고 설명하면서 해당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안에 최 위원장은 "그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이를 감안해서 일하겠다"고 답했다. 윤 원장도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고, 저희도 그런 방향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정무위, #김진태, #윤석헌, #최종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