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지난 24일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개막 2차전에서 6-3으로 kt 위즈를 꺾었다. 줄곧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지만 8회에 타선이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고, 탄탄해진 구원진을 앞세워 홈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뒀다.
이날 SK의 역전을 이끈 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였다. 스프링캠프부터 염경엽 감독은 적극적인 주루를 선언했다. 염 감독은 "우리도 뛴다는 이미지를 심어둬야 타석의 타자에게 볼 배합 예측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즉, 주자가 언제든지 도루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인식을 상대 배터리에게 각인시켜 그들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이는 개막한 지 2경기째 만에 실현됐다.
▲ 기습적인 더블스틸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SK의 김재현 ⓒ SK 와이번스
2-3으로 뒤처진 8회, 선두타자 최정이 볼넷을 출루했고, 뒤이은 로맥의 좌전안타가 나왔다. 2루에 최정 대신 발 빠른 김재현이 대주자로 나섰고 무사 1, 2루 상황에서 이재원의 타석이 이어졌다. 경기 후반, 1점 차로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재원에게 희생번트 사인이 나오기엔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SK 벤치의 선택은 더블스틸이었다. SK로선 2루주자가 김재현이었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자, KT로선 1루 주자가 로맥이었기에 허를 찔린 작전이었다. 더블 스틸에 성공한 SK는 이재원 2타점 역전 적시타가 터지며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뒤이어 고종욱이 땅볼로 출루하여 1사 1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투수 엄상백은 타석의 강승호보다 1루 주자인 고종욱을 의식하며 연신 견제구를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종욱은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고, 바로 다음 투구에 강승호의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SK는 6-3으로 달아났다. 타자와의 승부보다 주자에 더 신경을 쓰게 만들어 강승호가 편하게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SK의 바람대로 이어진 결과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염 감독은 "오늘의 승부처는 김재현이 더블스틸을 성공했던 순간이다.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사실상 승리의 1등 공신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SK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선언과 변화된 팀 컬러가 빛을 냈다. 이는 이번 시즌 SK가 보여줄 뛰는 야구의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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