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축구의 핵심 좌우 풀백으로 출전한 홍철(수원삼성)과 김문환(부산아이파크)이 90분 내내 측면을 지배하며 합격점을 이끌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친선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볼리비아와 역대 전적에서 1승 2무로 앞섰다. 1994 미국월드컵 본선에서 0-0 무승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최종 공식 평가전에서도 볼리비아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바 있다. 세 번째 만난 볼리비아전에서는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아시안컵 이후 첫 경기, 달라진 벤투호 포메이션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헤딩골을 넣은 이청용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9.3.22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헤딩골을 넣은 이청용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9.3.22 ⓒ 연합뉴스

 
벤투호는 출범 이후 무패 가도를 내달리며 승승장구했다. 능동적으로 경기를 지배하고, 결과마저 잡아낸 벤투호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59년 동안 이어진 아시안컵의 한을 풀어낼 것이란 기대감으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2019 아시안컵 본선에서 모든 문제점이 속출했다. 벤투 감독은 고집스럽게 4-2-3-1 포메이션과 안정 지향적인 운영으로 인해 수비에만 치중하는 아시아 약체를 상대로 시원스러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8강에서 카타르의 선수비 후역습에 무너지는 최악의 참사를 경험했다.

이번 볼리비아전은 아시안컵 참패 이후 첫 번째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벤투 감독도 충분한 피드백을 얻은 탓일까. 기존의 4-2-3-1 포메이션 대신 이번 볼리비아전에서는 4-1-3-2를 꺼내들었다. 특히 미드필드 구성이 매우 흥미로웠다. 일자로 늘어선 형태가 아닌 다이아몬드였다.

원톱을 버리고 투톱으로 전환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서며, 지동원과 투톱을 이뤘다. 미드필드 꼭짓점 위에는 황인범이 포진했다. 좌우에는 나상호, 권창훈,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세종이 맡았다. 포백 수비는 홍철, 권경원, 김민재, 김문환으로 구성됐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비중 높아진 좌우 풀백, 홍철-김문환 90분 내내 맹활약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홍철이 패스하고 있다. 2019.3.22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홍철이 패스하고 있다. 2019.3.22 ⓒ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 철학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다. 포메이션이나 선수 포지션에 변화는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두 명의 더블 볼란치가 3선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주세종 혼자서 포백을 보호하고, 빌드업 상황에서 후방까지 깊숙이 내려와 패스를 상하좌우로 뿌렸다.

바로 앞 선에는 3명의 공격 지향적인 미드필더를 배치한 점만 봐도 벤투 감독이 얼마나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좌우에 포진한 나상호와 권창훈은 좀 더 횡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중원 지배력을 끌어올렸다.

한국은 경기 내내 볼리비아의 빌드업을 하프 라인 위에서 차단했고, 강한 협력 압박을 통해 볼 소유권을 쉽게 되찾았다.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전술은 아무래도 중앙 집중형이다. 이 때 좌우 공간이 비어난다. 풀백 홍철과 김문환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두 선수 모두 벤투 감독을 충족시킬만한 활약을 선보였다. 90분 내내 쉴새없이 상대 진영으로 올라서며 볼리비아 수비진을 흔들었고, 측면에서 빠른 돌파와 예리한 크로스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었다.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홍철과 김문환은 좀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며 전진 압박을 가했고, 볼리비아 윙어를 꽁꽁 묶었다. 상대의 카운터 어택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면 영리하게 파울로 끊었다.

왼쪽 풀백 홍철은 종적인 전진성과 정확한 크로스가 돋보였다. 전반 17분과 32분 홍철의 발에서 시작된 크로스가 각각 지동원, 손흥민에게 결정적인 찬스로 연결됐다. 그리고 답답했던 영의 행진은 홍철이 깨뜨렸다. 후반 41분 택배 크로스를 이청용에게 배달하며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김문환은 홍철만큼의 정교한 크로스를 공급하지 못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돋보였다. 때때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공격을 지원하거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원투 패스, 연계 플레이에 관여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벤투 감독 전술에서 좌우 풀백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볼리비아전이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 홍철 김문환 한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