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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 어제 사퇴한 윤리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윤리특위 자문위) 위원들 사표는 수리되는 건가?  
"…."


지난 22일 오전, 나경원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나 원내대표의 또각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국회 본관 로텐더홀 맨바닥에 앉아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백블(백브리핑) 보이콧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 앞에 선 그는 의원총회 결과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어서 "(다음 주) 인사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낙마시켜야 할 후보자가 누구라고 보느냐?"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 정도만 하시죠"라며 답했다.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는 그에게 다른 기자가 "윤리특위 자문위는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묻자 "민주당에 물어보시라"라는 답이 돌아왔고, 그 뒤에 사표 수리 여부를 묻자 그냥 자리를 떠난 것.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윤리특위 자문위는 국회의원 징계안 심사에 대한 자문 의견을 모아 전달하는 곳이다.

21일, 홍성걸, 차동언, 조상규 등 한국당이 추천한 윤리특위 자문위원 3인은 민주당 추천 장훈열 위원장의 선임에 반발해 모두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김진태·김순례·이종명 한국당 의원 등 5.18 망언 3인방을 포함해 18건에 달하는 징계 논의는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관련기사 : '결국 불참' 한국당 자문위원들... "5.18 징계 안하겠다?")

문제는 나 원내대표가 위의 예처럼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떠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공교롭게 그가 '그냥' 자리를 떠나게 만든 질문 가운데는 '5.18'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았다.

5.18 망언 징계 계속 미루는 나경원
  
설전 지켜보는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그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사과 못하겠다고 맞대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서로 설전을 벌이는 사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 등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설전 지켜보는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월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그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사과 못하겠다고 맞대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서로 설전을 벌이는 사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 등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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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명 의원은 이미 징계하기로 결정됐는데, 왜 의원총회에 안 올리나?
"아직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의원들과 같이 처리하겠다."

- 왜 같이 처리하나?
"같이 처리하겠다."

- 왜….?
"…."

지난 13일, 나 원내대표는 이미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제명하기로 한 이종명 의원징계안을 왜 의원총회에 상정하지 않는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직 징계 여부가 결정 나지 않은 김진태‧김순례 의원과 "같이 처리하겠다"는 답을 반복한 채 자리를 떠났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 8일에도 있었다. 백브리핑 도중 이종명 의원 제명 관련 질문이 나오자 나 원내대표는 "그만하시죠"라면서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급히 떠났다. 특히 "그만하시죠" "이 정도까지만 하시죠"는 곤란한 질문 뒤에 따르는 나 원내대표의 대표적인 대답 레파토리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원내대표 당선된 이후부터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이 있을 때마다 "꼭 해야 하느냐"라며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백브리핑은 정치인이 공식 일정이 끝난 후 기자들 앞에서 회의 결과 등을 브리핑하고, 현안 등에 대해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자리다. 

당시 그가 집중적으로 받은 질문 주제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전임이었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5.18 진상조사위) 위원 추천 문제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했고, 당 안팎에서는 지만원씨를 위원으로 추천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지씨는 이미 거짓으로 판명 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당시 나 원내대표가 취한 전략은 '정면 돌파' 대신 피하기였다. "의견 수렴 과정에 있다", "아직 내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등의 답으로만 갈음했다. 기자들의 5.18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그만 좀 괴롭혀라"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자리를 떠나려는 그를 기자들이 붙잡으면 "뭐 물어봐? 또 5.18?"이라며 에둘러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다 한국당이 공식적으로 5.18진상조사위 위원 3명을 추천한 건 지난 1월 14일. 5.18진상조사위 출범 4개월만이었다. 그러나 자격미달 위원 2명을 고집하면서 5.18진상조사위는 반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관련기사: '북한군 광주 남파설' 유포한 변호사, 5.18 조사위원이라니)  

계속되는 '시간끌기'
 
회의실 향하는 나경원-김순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순례 최고위원 등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한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회의실 향하는 나경원-김순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순례 최고위원 등이 3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한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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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월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주최한 '5.18 대국민 공청회'에서 지만원씨가 또다시 5.18 북한군 개입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김순례 의원 등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망언을 쏟아내자 나 원내대표는 다시 5.18 문제에 직면했다. 이들을 징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는 당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니라며 선을 그은 채, 망언 당사자들 징계에 관해서는 노골적으로 답변을 회피했다.

다시 시간 끌기가 반복됐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각각 전당대회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상태라 징계 논의가 멈췄다.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는 당 윤리위원장이 사표를 냈다. 윤리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차기 윤리위원장 선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 논의가 유야무야된 상태에서, 이종명 의원의 징계안은 당 의원총회에 상정조차 안 되고 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나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할 공적 의무는 상당하다. 5.18 진상조사위 구성, 5.18 망언 의원 징계도 그 중 하나다.  5.18민주화운동은 역사적, 법적 판단이 끝난 명확한 사안이다. 최근에 JTBC는 5.18비밀요원의 증언을 통해 당시 광주에서 헬기 기관총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전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제1야당의 판단은 그래서 중요하고 일반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피하고 있다.

"이 정도까지만 하겠다"는 대답은, 어쩌면 그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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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