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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시각으로 15일 국무부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반응을 내놓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
 미국 동부시각으로 15일 국무부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반응을 내놓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
ⓒ 미국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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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에 '일괄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라고 요구한 데에 미국은 '원칙 고수'로 대응했다. 다만 대화를 이어가고자 한다는 뜻을 반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오전 국무부에서 기자들을 만나 "간밤에 있었던 최선희의 발언을 봤다"면서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선 북한이 해제를 요구하는 UN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해 "제재가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미사일, 무기시스템, 전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라며 "그것은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설정한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때 미국측이 요구한 '일괄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요구'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강조했다. 그는 "두 지도자가 만났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싱가포르와 하노이 회담 사이에 우리는 그걸 이행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했다. 인질을 돌려받았다. 그들은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중단했다.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계속할 수 있을 거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최선희 부상)가 한 발언을 봤다. 협상이 확실히 계속되리라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평가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계속하는 것은 정부가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말했듯이 그들이 단순화한 제안은 그들이 교환조건으로 요구해왔던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부상의 발언이 비핵화 협상의 중단을 바라는 게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측이 제안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타결을 이루기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대화를 지속할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의 중단(moratorium)을 유지할지 여부를 곧 결정할 것'이라고 한 데에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노이에서, 다양한 경우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했고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고 미사일 시험도 재개하지 않곘다고 약속했다. 그게 김 위원장의 말이다. 그가 그 약속에 부응할 것이라는 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기대를 표시하면서 그 근거로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을 언급했다. 약속을 뒤집으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하는 동시에, 최선희 부상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약속과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공을 편 셈이다.

"이전에도 '강도적' 비난받은 뒤 대화 잘 돼"

최 부상이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에 대해 "불신과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최고 지도자간의 협상 노력을 방해했다"고 결렬의 책임을 돌린 데에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

"그 점에 대해선 그들이 틀렸다. 나와 김영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관계는 포로페셔널하다. 우리는 상세한 대화를 나눴다. 우리가 다시 그렇게 할 수 있길 기대한다. 그는 북측이 나에 대해 내세운 카운터파트다. 처음이 아니다. 나는 이전의 한 (평양) 방문에서 '강도같은'이라고 지칭됐던 희미한 기억을 갖고 있고, 그 뒤 우리는 아주 프로페셔널한 대화를 했고 함께 일하면서 각 측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 일을 계속할 수 있으리라는 데에 많은 기대를 건다."

지난해 7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직후 북한 외무성은 '미국측은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이후에도 북미 대화는 계속됐고 그 결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협상 재개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6일자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최선희 부상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이 미국 측에 있으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 대내적으로는 알리지 않은 셈이다. 북측도 여전히 대화를 통한 상황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태그:#폼페이오, #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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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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