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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선거법 패스트트랙과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의원들 "선거법 날치기 반대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선거법 패스트트랙과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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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른미래당 의원들에게, 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에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박수를 한 번 보내주시기를 바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의 제안에, 한국당 의원들이 다같이 박수를 쳤다. 한국당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바른미래당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의원총회에 참여한 의원들의 드레스코드는 '블랙'이었다. 한국당은 '의회 민주주의가 죽었다'라며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방침에 항의하는 뜻에서 검은 옷을 입고 의원총회에 임했다. (관련기사 : 바른정당 출신들 앞에 막힌 '선거제 패스트트랙' )

선거구 획정의 법정시한인 3월 15일 현재, 여야4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의 캐스팅 보트를 바른미래당이 쥐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당론을 정확하게 정하지 못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을 만나  "(선거제 개혁안이) 오늘은 처리되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밝혀 선거제 패스트트랙 15일 처리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에게 호소하며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무산시키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  

나경원 "바른미래당, 용기를 내달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비상의원총회 참석하는 나경원-정용기-정양석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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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 결과를 보면, 아직 최종 결정이 안 난 듯 하지만 기본적으로 패스트트랙을 태우는 것에 상당히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당은) 본인들 2중대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별로 얻을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서도 좀 더 후퇴하겠다는 안인데, 그러면 바른미래당에게 촉구한다. 용기를 내달라"라며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타겠다는 건, 여당의 공수처에 들러리 서겠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의 양식 있는 의원들을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 역시 "어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희망 섞인 얘기도 나왔지만, 바른미래당 의원들께서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주기를 바란다"라며 "(패스트트랙에 함께 태울) 관련 법안의 정치적 중립성을 높일 방안을 (여당이) 제시하면 패스트트랙하겠다고 하는데, 조국 민정수석이 지금 정치적 중립성 확보하려고 공수처 만들겠다고 하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알아야 한다. 왜 같이 (선거법과 다른 법안들을) 묶어서 패스트트랙하겠나"라며 "(민주당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개헌선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서, 한국당을 지역적으로는 TK로 묶고, 정치지형적으로는 극우로 몰아서, 자신들이 좌파 영구집권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가 끝난 이후에라도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관영 원내대표와도 계속 접촉하고 있다. 어제도 이야기했다"라면서 "날치기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서 대화와 압박 수단을 모두 쓰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저지 방안에 대해서는 "전략이 노출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장제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밀매조직들의 국회 찬탈 행위"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 분위기는 최근 지지율 상승 등에 고무된 듯 상당히 밝은 편이었다. 의원총회 이전에도 다수 의원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 당 지지율 굳이 말씀 안 드리겠다"라면서도 "민주당이 지금 총체적으로 위기 상황에 놓였다. 우리 당에 대한 총공격을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비판하면서, 패스트트랙을 '날치기'로 규정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은 "설마설마했다. 선거제도라는 게임의 룰을 이렇게 패스트트랙에 태울지는 몰랐다"라면서 "후안무치한 집단을 규탄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의회 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이 울리려고 한다"라면서 "경제독재‧안보독재‧사법독재에 이어 국회마저 손아귀에 잡아넣으려는 선거독재의 막이 드러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오로지 대통령의 하명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3당에게 패스트트랙이라는 탐욕적 미끼를 던졌다. 야3당은 생존을 위해서 그 미끼를 덥석 물려고 한다"라며 "이걸 정치개혁으로 포장하는 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그 뻔뻔스러움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라면서 "아무리 막 간다고 하지만, 선거제도 논의에서 제1야당을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작당모의하는 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밀매조직들의 국회 찬탈행위"라고 규정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잘한다"라고 호응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은 야3당에게 던진 썩은 고깃덩어리를 치워라.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라면서 "민주당의 폭압적 의회주의 말살에 결사항전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숭고한 의회민주주의 지켜나가겠다"라고 의원들에게 '투쟁'을 호소했다.

태그:#나경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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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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