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7일 오후 2시, 고양시에 자리한 국립여성사전시관(관장 기계형)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 개막전이 열렸다.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 전시가 그것이다. 개막식에는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 한완상 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내빈과 오희옥 애국지사 후손 김흥택 선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하여 여성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기는 뜻깊은 전시회 개막을 축하했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 내의 공간을 이용하고 있어 장소가 협소하여 이날 개막식은 2층 소강당에서 경과보고와 개막축사 등을 듣고 1층으로 이동하여 전시장 관람 순서로 이어졌다.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전 개막식이 열린 국립여성사전시관 소강당 모습
▲ 개막식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전 개막식이 열린 국립여성사전시관 소강당 모습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기계형 국립여성사전시관장,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광, 한완상 3.1운동 및 임시정부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축사가 있었다.
▲ 기계형, 진선미, 한완상 기계형 국립여성사전시관장,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광, 한완상 3.1운동 및 임시정부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축사가 있었다.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이라는 이번 전시 주제 가운데 기억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보겠습니다. 기억이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고치고 미래를 바꾸는 새역사를 창조할 때만이 빛을 발할 것입니다. 여성들은 지난 500년간 억눌렀던 가부장적 틀을 깨고 용기있는 삶을 추구했을 뿐더러 일제강점기에는 남성과 동등하게 아니 그 이상으로 독립투쟁을 위해 뛰었기에 오늘 우리 사회에 주는 울림이 큽니다."
 
운암 김성숙, 두쥔훼이 부부독립운동가의 손자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두닝우 교수의 축하 연주 모습
▲ 두닝우 운암 김성숙, 두쥔훼이 부부독립운동가의 손자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두닝우 교수의 축하 연주 모습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이는 한완상 추진위원장 축사의 한 대목이다. 한완상 추진위원장은 이어 "인도의 비폭력 독립운동가 간디의 참모였던 네루는 감옥에서 16살 먹은 자신의 딸에게 옥중 편지를 썼습니다. 그 편지가 <세계사편력>이라는 책에 실려있습니다만 그 책에서 네루는 '동방의 코리아에서 여학생들과 젊은 여성, 소녀들이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그 사실을 안다면 너도 감동할 것이다.' 라고 딸에게 조선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려 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는 3.1만세운동에 적극 동참한 한국여성들의 불굴의 투지가 세계사적인 독립운동이었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입니다." 라는 요지의 축사로 참석자들의 뜨거운 손뼉을 받았다.

이어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축사에서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친 독립유공자를 잊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고 본다. 독립을 향한 열정과 헌신으로 조국 광복의 초석을 쌓아온 숨겨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발굴하고 선양하는 일은 항구적으로 지속되어야한다."고 축사를 했다. 아울러 "2019년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이하여 여성가족부가 357명의 여성독립운동가 달력을 만든 것은 1년 내내 여성독립운동가를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작업이었다."고 했다.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 전시 개막 테이프를 끊는 내빈들, 한 가운데 옅은 핑크 자켓이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그 왼쪽이 한완상 위원장
▲ 개막 테이프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 전시 개막 테이프를 끊는 내빈들, 한 가운데 옅은 핑크 자켓이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그 왼쪽이 한완상 위원장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이에 앞서 기계형 국립여성사전시관장은 경과보고에서 "이번 전시는 그간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한 전시로 이 작업은 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다. 아울러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유물을 모으고 후손들과의 대화 등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앞으로 펼쳐나가는 일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며 여성독립운동가를 기억하는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는 근우회 명단을 기증한 박미현(강원도민일보 기획위원실장)씨를 비롯한 유물기증자에 대한 감사패 수여시간이 있었다. 이어 두닝우 부부의 피아노 연주 시간을 가졌다. 미국 줄리어드 음대 출신인 피아니스트 두닝우 부부는 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과 두쥔훼이 부부의 손자로 이날 축하 공연을 맡아 주었다.

소강당에서 축사와 경과보고 등의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1층 전시실 입구에서 개막을 축하하는 테이프를 끊었다. 전시는 모두 4부로 나뉘어 기획되었는데 1부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남녀가 따로 있나?', 2부는 '3.1만세운동의 여성들, 천지를 뒤흔들다', 3부는 '국내외 여성독립운동가들, 임시정부의 깃발 아래 모여들다', 4부는 '여성광복군,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가다'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이날 여성독립운동가를 기억하는 전시장을 초등학생 딸아이와 함께 찾은 조성숙 씨(주엽동, 43살)는 "관장님이 손수 마이크를 잡고 전시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면면을 직접 상세히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장님이 전시기획을 했겠지만 전시품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일일이 챙긴 것 같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협소한 공간이지만 알찬 전시장을 꾸민 국립여성사자료관 기계형 관장은 손수 내빈들을 위해 전시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어 큰 손뼉을 받았다.
▲ 기계형 관장 협소한 공간이지만 알찬 전시장을 꾸민 국립여성사자료관 기계형 관장은 손수 내빈들을 위해 전시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어 큰 손뼉을 받았다.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디지털로 표현한 여성독립운동가 전시물
▲ 디지털 전시물 디지털로 표현한 여성독립운동가 전시물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1층에는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전시공간이고 2층은 위안부 등 여성사 전반의 전시공간이다. 전시물을 둘러보는 내빈들
▲ 내빈들 1층에는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전시공간이고 2층은 위안부 등 여성사 전반의 전시공간이다. 전시물을 둘러보는 내빈들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기계형 관장은 "현재 여성독립운동가 전시 공간이 49평입니다. 이 좁은 공간에 어떻게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불굴의 정신을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좀더 넓은 공간에서 여성독립운동가 뿐만이 아니라 전체 여성의 삶을 조명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전시장을 둘러 보니 공간이 좁아서 사진 등도 작고 글씨 또한 작았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전시를 기획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이 고양시에 자리하고 있어 시민들의 접근이 어렵습니다. 더구나 고양지방합동청사 건물을 이용하고 있어 보기에도 여성을 홀대하는 느낌입니다. 어서 서울에 번듯한 국립여성사전시관을 지어주십시오." 이는 평소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이 많아 개막식을 찾았다는 김연희(서울 효자동, 57)씨의 말이다.
 
2층 전시관은 위안부와 여성사 전반에 관련된 전시물로 구성되어있다. 사진은 위안부 관련 전시물
▲ 위안부와 여성사 2층 전시관은 위안부와 여성사 전반에 관련된 전시물로 구성되어있다. 사진은 위안부 관련 전시물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2층에 자리한 위안부 관련 전시 공간
▲ 위안부 2층에 자리한 위안부 관련 전시 공간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기자는 2014년, 국립여성사전시관이 대방동 여성프라자에 자리하고 있을 때 일본 고려박물관 조선여성사연구회 하라다 교코 이사장 등의 통역으로 당시 전시장을 찾은 적이 있다. 그때도 장소가 협소했던 기억인데 국립여성사전시관이 고양시로 옮기면서 넓고 좋아졌나 싶었더니 그다지 변한 게 없어 아쉬웠다. 아무리 의욕적으로 구성원들이 힘을 쏟는다해도 장소가 협소하고 입지가 좋지 않으면 노력이 빛이 안 난다. 100년의 역사 동안 음지에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던 우리들! 여전히 좁고 어쩌면 누추한 장소에서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연다는것이 죄송스럽기 짝이 없다.

특히 지난 10년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추적하여 집필에 매달렸던 기자로서는 수많은 이야기와 한을 담고 있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재 장소가 성에 차지 않았다. 고양시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 두 층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 국립여성사전시관은 1층 49평 공간이 여성독립운동가 전시장이고 2층엔 여성사 전반과 위안부 관련 전시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공간의 협소하여 '동네 수준'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날 개막전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추진위원회 위원들도 참여하여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되새겼다. 한가운데 선 분이 한완상 추진위원장이고 여성계를 대표하는 각계 내빈들도 함께 했다.
▲ 내빈들 특히 이날 개막전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추진위원회 위원들도 참여하여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되새겼다. 한가운데 선 분이 한완상 추진위원장이고 여성계를 대표하는 각계 내빈들도 함께 했다.
ⓒ 이영찬 교수(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련사진보기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국가적 차원의 전시공간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급함을 절실히 느끼면서 2019년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이하는 올해는 불굴의 정신을 드높인 여성독립운동가와 누천년 역사의 그늘에서 기지개를 펴지 못했던 대한민국 여성을 위한 제대로 된 '국립여성사전시관 공간' 을 만드는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사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기획조정부 이영찬 홍보담당 제공

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국립여성사전시관, # 3.1만세운동, #여성독립운동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