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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개회하는 이낙연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 국무회의 개회하는 이낙연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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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8일 오전 9시 40분]

정부가 2월 10일 가서명된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아래 10차 협정) 비준동의안을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제 이 협정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3월 중 국회 심사에 넘겨질 예정이다.

국민여론에 반하는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10차 협정은 올해 방위비분담금을 1조389억 원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2018년 9602억 원보다 무려 8.2%(787억 원)가 증액된 것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결정됐다'(외교부 보도자료, 2019년 2월 10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10차 협정이 타결되기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리얼미터, 2019년 1월 25일)를 보면 우리 국민의 58.7%가 미국의 방위비분담 인상 요구를 반대하고, 또 52%가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단행하더라도 방위비분담 인상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방위비분담금이 크게 오른 10차 협정은 우리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역대 정부 방위비분담금 증가율 및 증가액 비교.

10차 협정은 역대 정부에서 타결된 방위비분담금 협정과 비교하면 어떨까?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타결된 6차 협정의 경우, 방위비분담금은 8.9%, 금액으로는 1561억 원이 삭감됐다. 7차 협정(노무현 정부)의 경우 증가율은 6.6%, 증가금액은 451억 원으로 이번 10차 때보다 낮았다. 이명박 정부 하의 8차 협정의 증가율과 증가액은 2.5%, 185억 원이었고 박근혜 정부의 9차 협정의 증가율과 증가액은 5.8%, 505억 원으로 역시 10차 협정보다 낮았다.

남북관계로 보면 문재인 정부가 다른 어느 역대 정부보다 잘하고 있다는 평이다. 정세로 보면 한미연합연습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등 방위비분담금(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을 올려야 할 명분이 없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방위비분담금 증가율은 남북관계가 최악의 대결로 치닫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방위비분담금 증가율을 상회한다. 10차 협정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은 남북관계의 발전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다.

미국의 끝없는 욕심, 10차 협정

트럼프 대통령은 입만 뻥끗하면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한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터무니없다. 2015년 기준으로 미국이 자국의 국방예산에서 지출하는 주한미군 총주둔비(주한미군 인건비 포함)는 3.1조 원(27억 달러)이다. 총주둔비에서 주한미군의 봉급과 수당을 제외한 비인적주둔비는 1.1조 원(9.3억 달러)이다.

반면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주한미군 주둔비는 우리 국방부 집계로 5.5조 원이다. 그런데 국방부 집계에는 누락되거나(미군탄약저장시설비) 저평가된 부분(임대료)이 있어 이를 계산에 포함하면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는 6.4조 원에 이른다.

한국은 비인적주둔비로 보면 미국보다 6배를, 총주둔비로 하면 미국보다 2배 이상을 부담한다. 한미소파(주둔군지위협정) 제5조에 따르면 한국은 시설과 구역을 제외하고는 주한미군주둔 경비를 부담할 법적 의무가 없다. 한미소파 5조대로라면 한국은 6.4조 원 중에서 부지임대료(대략 1.5조 원)만 책임지면 되고, 나머지 4.9조 원은 원래 미국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방위비분담 특별협정과 같은 불평등한 협정(한미관계) 때문에 한국은 부당하게도 많은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떠맡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비에 대한 한미간의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서 또 남북관계가 적대관계에서 평화적 관계로 바뀌고 있는 데 조응해 2019년 방위비분담금은 인상이 아니라 삭감되는 게 공평하다. 10차 협정은 한국의 처지가 철저히 무시된 반면 미국의 끝없는 욕심이 관철된 결과다.

많은 삭감 요인 무시... 국익이 크게 손상됐다

10차 협정은 수많은 삭감요인이 무시됐다는 점에서 우리 국익을 훼손했다. 9차 협정의 유효기간(2014∼2018년) 동안 매년 1000억∼2000억 원에 이르는 미집행 금액이 발생했다. 이는 방위비분담금이 매년 필요한 금액보다 최소한 1000억 원 이상 많다는 증거다.

또 2018년 6월 말 현재 1조405억 원(협정액보다 줄여서 예산 편성한 데 따른 감액 5570억 원, 불용액 1171억 원, 군사건설비 미집행현금 2880억 원, 이월액 784억 원)에 이르는 미집행금액이 누적돼 있다. 평택미군기지 이전이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군사건설비에서 매년 2000억∼3000억 원 정도 절약 가능한데도 이 요인도 반영되지 않았다.

2009∼2017년 사이 매년 군사건설비의 약 62%가 평택미군기지 이전사업에 불법전용됐다. 미국이 불법 취득한 이자소득 최소 3000억 원도 삭감요인이다. 미국이 군사건설비에서 2002∼2008년 사이 불법 축적한 1조1193억 원을 이용한 이자놀이로 얻은 소득이 최소 3000억 원에 이른다.

정부(당시 조태용 외무차관)는 9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체결 협상 때(2014년 4월 15일) 방위비분담금에서 발생한 이자소득 규모를 파악해 차기(10차) 협상 때 총액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미군 폐기물처리나 목욕비를 국민세금으로 지불? 그런 나라는 없다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14일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 도착한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호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2017년 3월 14일,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훈련 당시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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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0차 협정 체결 협상 때 작전지원(전략자산 전개, 주한미군 순환배치, 주한미군 작전준비태세 등 세 부분으로 구성)의 항목 신설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비용 부담 요구가 판문점선언(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든다)에 맞지 않고 주한미군(장비)에 한정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와 목적에 어긋난다면서 수용불가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정당한 입장을 번복하고 작전지원 소요의 일부로써 전기, 가스, 상하수도 공공요금과 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비를 군수지원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미군의 저장‧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비용을 미군 주둔국이 대신 지불하는 나라는 지금까지 한 나라도 없다. 또 미군의 공공요금을 지불하는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면 한 나라도 없다. 이점에서 공공요금과 위생‧세탁‧목욕‧폐기물처리를 방위비분담 항목으로 신설한 것은 우리의 주권과 국가적 자손심을 훼손하는 굴욕적인 결과라고 본다.

더욱이 주한미군이 한 해 쓰는 전기료만 750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공공요금 신설은 우리 국민에게 추가적으로 막대한 부담을 지우게 되고, 또 앞으로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증가를 예고하는 것이라 큰 문제다.

공공요금과 폐기물처리비 신설이 갖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 지원 대상이 주한미군만이 아니라 한미연합훈련이나 미 전략자산 전개시 또는 순환배치를 위해 오는 해외 미군으로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당장 제주해군기지 등에 들어오는 미 핵항모, 구축함, 핵잠수함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지불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을 일시적 또는 임시적으로 들어오는 해외미군에 대해서 지급하는 것은 주한미군 주둔 경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근간을 무너트리는 불법이다.

한국의 사드 운영비 부담 길 터준 것은 대국민 약속 위반이자 불법

정부(국방부)는 "사드 전개와 운영 유지비용은 미국 측에서 부담하고 전기와 도로, 부지 제공 등은 한국이 부담한다"라면서 "제공된 부지 내에 새로 건물을 짓는 것... 전기세나 유류비 등도 운영유지비이기 때문에 그것도 미국 측에서 부담"(SBS, 2017년 5월 4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정부 입장은 시설과 구역을 제외한 주한미군의 모든 운영유지비는 미국이 부담한다고 돼 있는 한미소파 제5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체결로 미국이 성주사드기지의 운영비를 우리 국민 세금으로 지출할 수 있게 길을 터줬다.

미 육군이 발행한 괌환경평가서(Enviornment Assessment, 2015년도, 2~5쪽)를 보면 사드모터 풀 시설은 분기마다 1703리터의 폐유, 2080리터의 혼합고체 쓰레기 및 189리터의 오염된 냉각수 등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미국은 이제 사드기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기물처리 또 사드장비 가동에 필요한 전기 등 공공요금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는 한국방위를 위한 것이 아니고, 또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드운영비를 방위비분담금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10차 협정, 국회의 조약 비준동의권을 침해한다 

10차 협정에는 한미가 합의하면 10차 협정의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한 이른바 '연장조항'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외교부 당국자 설명(2월 10일 백브리핑)에 따르면 10차 협정이 전부 그대로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2020년 적용될 방위비분담금액의 경우 얼마로 할지는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즉 연장시 방위비분담금과 유효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다. 방위비분담금액과 유효기간은 연장의 핵심적 내용을 이루고, 이를 기준으로 국회는 연장조항의 비준동의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인 바, 방위비분담금과 유효기간이 특정되지 않은 조약(연장조항)을 국회에 비준동의 요구하는 것은 국회 비준동의권 침해이며 위헌이다.

조약은 법적인 권리와 의무관계를 창설하기 때문에 권리‧의무를 명확히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유효하다. 이 점에서 연장조항은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지 않아 조약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건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남북관계 볼모로 한 트럼프의 압박공세... 이에 굴복한 정부
 
 트럼프 미 대통령이 2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진행된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2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진행된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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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협정이 최악의 굴욕적 협정이 된 것은 주한미군 철수, 대북 제재와 남북관계 통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무급휴가 위협 공문발송 등 무차별적인 트럼프 정부의 압박공세에 문재인 정부가 시종일관 수세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방위비분담금의 1.5∼2배 증가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세에 눌린 나머지 방위비분담금 삭감을 명확한 협상 목표로 하지 못하고 '증가율을 최소화한다'거나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한다'는 수세적 입장을 취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강한 대북 제재를 의식해 이를 돌파하려고 하기 보다는 미국의 환심을 사서, 미국의 승낙을 얻어 남북관계를 풀어보려는 입장에서 미국의 불법부당한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를 수용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한미간 이견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면서 대북 인도적인 지원사업마저도 일일이 미국의 승인을 받아서 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대미 저자세와 이를 이용한 트럼프 정부의 초압박공세가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최악의 협정으로 만든 요인이다.

국회, 10차 협정 비준동의를 거부해야 한다  

우선 과도한 주한미군 경비부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는 10차 협정의 국회비준동의를 거부해야 한다. 또 공공요금 및 위생‧세탁‧목욕‧폐기물처리 등 새로운 비용항목이 추가되고, 인건비 75% 상한선이 철폐돼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전액을 한국이 부담할 여지가 생겼으며, 주한미군 외에 한미연합연습에 참가하는 해외미군에까지 방위비분담 지급대상이 확대되는 등 앞으로 방위비분담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볼모로 자신의 불법부당한 요구를 관철시킨 협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이 협정을 그대로 국회가 비준동의하게 된다면, 앞으로 트럼프는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자신의 뜻대로 관철하기 위해 계속해서 남북관계를 볼모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남북간 자주적 발전은 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벌써 트럼프는 "전화 몇 통화에 5억 달러 더 냈다"(<중앙일보> 2019년 2월 13일)면서 "(방위비분담금은) 앞으로 계속 올라야 하고 오를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이런 트럼프의 횡포를 더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의 불법부당한 요구에 대한 우리 국민의 단호한 거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도 국회는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를 거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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