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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선 전 국립국악원 예술 감독
 류형선 전 국립국악원 예술 감독
ⓒ 류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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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을 거쳐 온 아주 깨끗한 바람이
연인 같은 표정으로 부는 이 땅 위에
평화의 소식을 함께 나누며 살아요
하루하루 평화에게 말을 걸어 봐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의 소식을 함께 나누며 살아요
하루하루 평화에게 말을 걸어 봐요
키 작은 평화가 더는 흔들리지 않게
악착같이 손을 잡고 평화를 지켜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평화

하늘 향해 뿌리 내린 하늘 향해 뿌리 내린 평화
땅 속으로 솟구치는 땅 속으로 솟구치는 평화
동서남북 뒤엉켜서 동서남북 뒤엉켜서 평화
땅과 바다 한 몸으로 땅과 바다 한 몸으로 평화
온 누리 가득 평화


(류형선 작사·작곡 '깍지 손 평화' 일부)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노동계와 경제계, 여성단체와 해외단체 등 1천여 단체가 참여한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고문 함세웅 신부 등) 주최로 오는 3월 1일 광화문 광장에서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가 열린다. 3.1운동 100년을 기념해 류형선(54) 전 국립국악원 예술 감독이 만든 평화의 노래가 광화문에 울려 퍼질 예정이다.

류 감독에게 3.1운동 100년은 억압의 시대를 청산하고 창작의 자유를 만방에 펼치는 평화의 시대다. 류 감독은 고(故) 문익환 목사에게 자신이 제작한 앨범을 헌정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100년 전 나라를 빼앗긴 조선 민중들이 독립만세를 외친 것처럼 창작의 자유를 되찾은 류 감독은 3.1운동 100주년 관련해 굵직한 세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창작 혼을 맘껏 불사르고 있다.

하나는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에서 부르게 될 평화의 노래 '깍지 손 평화'(부제 '평화에게 말 걸기')를 만들고 음악프로듀서로 뮤직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둘은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본 무대에 오르는 416합창단, 615 합창단, 이소선 합창단 등 100여 명의 연합 합창단 지휘와 음악감독을 맡았다. 셋은 기독교방송 CBS-TV가 3.1운동 100주년 특집으로 제작한 역사 다큐멘터리 <북간도의 십자가>(연출 반태경)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현재 '숨 엔터테인먼트' 예술 감독과 '정동극장' 이사로 활동 중인 류형선 감독은 문익환 헌정앨범 <뜨거운 마음>을 비롯해 영화 <귀향>의 주제가 '가시리', 뮤지컬 <못 다한 사랑>(백범 김구), 창작 국악동요 <모두 다 꽃이야> 등의 300여 곡을 작곡하고 강은일의 <오래된 미래> 등 40여 종의 앨범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1995년 기독문화대상과 2008년 KBS 국악대상을 수상했다.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합창 연습으로 한창 바쁜 류형선 감독과 지난 23일 전화와 카카오톡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3.1운동 100년 노래 '깍지 손 평화' 작사·작곡
 
 
- 3.1운동 100년 노래 '깍지 손 평화'는 어떻게 만들었나.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위촉해서 만들었다. '깍지 손 평화'를 뮤직 비디오로도 제작했고, 음악프로듀서로 참여했다."

- 노랫말도 직접 썼는데 어떤 메시지를 담았나.
"3.1운동 100년 동안 분단과 독재 그리고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지면서 이 땅이 상처로 얼룩졌다. 허다한 상처를 보듬고 또 보듬으면서 고진감래 끝에 찾아온 이 평화와 번영의 기운이 이 땅에 영원히 머물 수 있게 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더는 오던 길로 되돌아가지 말자, 평화가 이 땅에 터 잡고 살 수 있도록, 평화의 깍지 손을 끼우자, 평화에게 자주 말을 걸어 주자라는 메시지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언어와 메타포로 담았다."

- 누가 노래 불렀고 어떤 음악 양식인가.
"뮤지컬 배우 이정열과 오준영 어린이가 불렀다. 음악 양식은 팝 발라드와 록 등 대중음악과 국악, 클래식 등 다양한 요소를 총합했다. 이 노래는 특히 록 리듬에 얹힌 피리 애드리브가 아주 돋보일 것이다. 국립국악원 피리 부수석 안은경이 메나리 가락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빚어낸 게 음악적 정점이다."

3월 1일 광화문 광장에서 부를 역사의 노래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합창 연습 중인 단원들과 류형선 감독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합창 연습 중인 단원들과 류형선 감독
ⓒ 류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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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합창 연습으로 바쁘다고 들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범국민대회 본 무대에 오르는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 합창단(416합창단, 615 합창단, 이소선 합창단)의 지휘와 음악감독을 맡아 밤늦게까지 한참 연습 중이다."

- 어려운 점은 없나.
"출발이 상당히 촉박했다. 하지만 합창단원들이 혼신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 나는 이 무대가 3.1절 100년의 감동적인 음악의 성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고난과 역경을 헤쳐 온 우리 민족의 역사, 민주화와 통일운동 그리고, 3.1절 독립운동의 뜨거운 역사를 가슴에 담은 합창단원들이 국민의 가슴을 울컥거리게 할 것이란 것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광화문에 울려 퍼질 노래를 기대해도 좋다."

- 어떤 노래를 부르나.
"모두 6곡이다. 416 합창단(지휘 박미리)은 '잘 가오 그대 - 잊지 않을게'(편곡 김준범), 615 합창단(지휘 이정아)은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편곡 이범준), 이소선 합창단(지휘 임정현)은 '만주 출정가'(편곡 김준범), 연합합창단(지휘 류형선)은 '광야에서'(편곡 이범준), '깍지 손 평화'(작사 작곡 류형선), '아리랑 & 우리의 소원'(편곡 류형선)을 부른다. 내가 보기에 이 합창곡들은 아주 잘 편곡되었다. 3.1운동 100년을 기념한 이 노래들이 디지털 음원 혹은 음반으로 제작됐으면 좋겠다."

문익환 목사 그리고, <북간도의 십자가>
 
문익환 목사에게 헌정 앨범을 바쳤다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류형선 감독
 문익환 목사에게 헌정 앨범을 바쳤다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류형선 감독
ⓒ 류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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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의 다큐멘터리 <북간도의 십자가>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다.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생을 바친 문익환 목사께 '그대 오르는 언덕'이란 헌정 곡과 헌정 앨범 <뜨거운 마음>을 바쳤다. 바로 그 이유로 박근혜 정권은 나를 불순한 음악가라며 블랙리스트라는 굴레에 가두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통일의 언덕을 오른 문 목사께 바친 노래로 인해 겪은 이 작은 어려움이 내게는 오히려 잘 살아왔다는 징표처럼 와 닿았다. 상처가 아니라 영광이다.

<북간도의 십자가>를 연출한 반태경 피디가 나의 이런 이력을 알고 음악감독을 맡아 달라고 찾아왔다. 문 목사의 고향 북간도 그리고, 조국독립을 위해 총을 든 북간도 크리스천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찰나의 고민도 없이 음악감독을 수락했다."

- <북간도의 십자가>에 어떤 음악을 담았나.
"나는 광주 출신인데 광주와 북간도의 정신이 서로 관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작업이 밀도를 더 해 가면서 내 음악의 감성적 뿌리는 북간도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문익환 목사를 그렇게도 닮고 싶었던 것 같다. 일제에 맞선 북간도 크리스천들의 거룩한 희생을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민족 구원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북간도 크리스천 독립 운동가들로 인해 나의 음악 인생이 거듭났다는 점을 고백하고 싶다."

- <북간도의 십자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크리스천으로서 오늘의 기독교를 보면 참담하고 부끄럽다. 한국 교회와 교인들이 <북간도의 십자가>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기독교인으로서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회하길 희망한다. 반태경 PD가 <북간도의 십자가>를 영화로 제작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부디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음악도 새롭게 더할 생각이다. 아주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그:#류형선, #깍지 손 평화,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북간도의 십자가, #문익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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