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꾸준한 책읽기 등과 같은 '책의 일상화'로 얻게 되는 것들이 많다. 그중 하나는 <내몸 성적표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대경 북스 펴냄)와 같은 실생활에서 도움 되는 책들을 놓칠 일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이다.

2019년 현재, 우리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비롯하여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등 나이에 따라 적용되는 국가지정 건강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아마도 건강검진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검진 후 받은 결과표를 보며 무엇을 왜 검사 받았는지, 그렇다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과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도무지 명쾌하지 못한 어려움과 불안을 겪었을 것이다.

또한 어떤 증세나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소변검사나 혈액검사 등과 같은 간단한 검사를 비롯하여 낯선 의학용어들로 된 검사 등 여러 검사들을 받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의사나 간호사가 검사가 필요한 이유나 결과를 설명해주거나 마땅한 치료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제 아내가 유방암과 폐암 수술을 연달아 받는 몇 개월 동안 병원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느낀 점이 많아서 아내가 퇴원한 직후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들은 꽉 짜여진 일정에다 자신에게 부과된 일을 하기도 바쁘기 때문에 눈치가 보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뭐 하나 부탁하면 의사선생님에게 물어본 다음에 해주겠다고 합니다. 환자는 언제나 답을 해주나 애타게 기다리지만, 간호사가 놀면서 안 해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맡은 일을 먼저 하고 있으니 속만 답답할 뿐입니다.

의사는 회진하는 단 몇 십초 동안만 얼굴을 볼 수 있고, 학생들이 죽 따라다니니 물어보기도 쑥스럽습니다. 그래서 '내가 알지 못하면 병원에 입원해 보아야 별 효과가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만 알 것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일반 시민들과 공유하는 편이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이 책의 집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 저자의 말 '집필 동기와 희망사항'에서.
  
<내몸 성적표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 책표지.
 <내몸 성적표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 책표지.
ⓒ 대경북스

관련사진보기

 <내몸 성적표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는 이와 같은, 내 가족이 받는 검사와 치료에 대해 알고 싶지만 누가 자세히 알려주지 않아 막막하거나 답답한 상황과, 필요성에서 출발한 책이다.

책은 모두 12장으로 구성,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연령별 건강검진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시작으로(1장) 내시경검사나 X-Ray사진, 초음파검사 등과 같은 영상검진, 체위 검사(비만도, 시력, 청력 검사 등), 소변검사, 혈액검사, 간기능검사, 생식계검사, 정신건강(치매 등) 검사들을 항목별로 나눠(2장~11장) 조목조목 설명한다.

마지막장인 12장에선 '건강검진의 허와 실'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역사를 다룬다. 아울러 우리와 달리 '건강검진과 같은 의료개입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CT 촬영에 의한 방사선피폭으로 암 발생을 높인다'와 같은 이유 등으로 건강검진을 권장하지 않는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의 현실을 다룬다.

사람에 따라 어떤 책을 읽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내 경우 책 성격이나 구성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 읽곤 한다. 이와 같은 실용서들은 전체적으로 읽어나가는 것으로 어떤 내용들을 다뤘는지, 그렇다면 믿을 만한 정보나 필요한 것들을 다룬 가치 있는 책인지를 파악한다. 그런 후 필요할 때마다 해당 부분 등을 펼쳐 읽고 참고하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검진 받으러 갈 때는 입고 벗기 편리한 복장이 좋습니다. 흉부 X-Ray 사진을 찍을 때 단추가 많이 달린 상의나 X-Ray 사진에 나오는 금속소재가 섞여 있는 속옷을 입으면 검사실에서 벗고 입기가 불편합니다. 목이 긴 부츠를 신으면 심전도검사를 할 수 없고, 귀에 금속 피어싱을 한 채로는 머리 CT나 MRI 검사를 할 수 없습니다.

복장뿐 아니라 문신도 주의해야 합니다. MRI 검사를 할 때에는 반드시 "문신은 없나요?"라고 묻습니다. 그럴 때 무심코 "없다"고 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사실 눈썹이나 이마라인 정리 등 영구 메이크업도 일종의 문신입니다. 문신을 할 때 금속 안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MRI는 강력한 자기장과 전자파가 나오기 때문에 드물기는 하지만 안료의 금속과 반응해서 화상을 입을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는 전자레인지로 알루미늄을 가열하면 뿌지직뿌지직하면서 불똥이 튀는 현상과 비슷합니다. 발생빈도가 적지만 얼굴에 화상을 입으면 큰일이니까 영구 메이크업을 한 사람은 미리 말을 해야 합니다.-16~17쪽. '건강검진 받을 때 주의사항'에서.
 
'어떤 내용들을 다뤘으며 믿을 만한가?'에 중점을 두고 우선 읽는 과정이지만 평소 궁금했던 것을 다룬 부분 등은 좀 더 꼼꼼하게 읽곤 한다. 정말 알아야 할 것인데 몰랐던 것들이나, 위에 인용한 부분처럼 여러 사람이 알아야 내용에 밑줄을 긋거나, 손가락 굵기의 포스트잇 같은 것들을 붙여 훗날 언제든 다시 읽을 수 있도록 표시하면서 말이다.
 
각 검사마다 이처럼 검사 후 결과를 알기 쉽도록 색깔을 달리해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설명한 후 자세히 풀어 쓰고 있어서 이해가 쉽다.
 각 검사마다 이처럼 검사 후 결과를 알기 쉽도록 색깔을 달리해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설명한 후 자세히 풀어 쓰고 있어서 이해가 쉽다.
ⓒ 책에서

관련사진보기

   
어지간히 쉬운 설명도 일반인들에게는 낯선데다가 이해가 쉽지 않은 의학 관련. 도표와 그림 등을 섞어 쉬운 이해를 돕는다.
 어지간히 쉬운 설명도 일반인들에게는 낯선데다가 이해가 쉽지 않은 의학 관련. 도표와 그림 등을 섞어 쉬운 이해를 돕는다.
ⓒ 책에서.

관련사진보기

 
이 책의 부제는 '일반인들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풀어 쓴 건강검진 해설서'이다. 이런 부제에 맞게 건강검진이나 검사 후 알게 되는 결과를 내용에 앞서 비교하기 쉽게 색깔 막대로 제시한 후(위 사진 참고) 검사와 결과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워낙 쉽게 풀어쓴 데다 도표나 그림 등을 곁들이고 있어서 아마도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더해 솔깃하게 와 닿는 것들은 내 몸의 어떤 증상들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지, 몸의 어떤 이상 증세를 느꼈을 때 그렇다면 어떤 검사들을 해야 하는지, 하고자 하는 혹은 흔하게 이뤄지는 검사들의 장·단점은 무엇이며, 어떤 검사가 보다 적절한지 등을 자세하게 풀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인지 의료란 사실상 어려운 분야를 다룬 책인데도 에세이처럼 쉽게 읽은 책이다.
 
-목욕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해줍니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열탕은 혈액이 엉겨 붙어 혈전이 생기는 것을 촉진시킬 수도 있으므로 좋지 않고, 38도 물에 배꼽 아래 부분만 담구는 반신욕이 가장 좋습니다. - 143쪽 '혈액에 좋은 생활습관' 일부.

-표고버섯은 과음으로 지친 간에 활력을 줍니다. 면역력을 증강하고 항암효과가 뛰어납니다. 물에 끓여 먹으면 단단하게 뭉친 간을 풀어주고, 중금속과 유해물질 배출에 좋습니다. - 174쪽 '간에 좋은 음식' 일부.
 
위는 '건강을 위해 밑줄 쫙~' 코너 일부분이다. 관심있게 보면 알겠지만 40도 이상의 열탕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혈액 순환 관련 특히 조심해야할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책에 의하면 혈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은 이처럼 '건강을 위해 밑줄 쫙~'이나 '샛길지식'과 같은 코너를 끼워 넣어 어떤 증상 관련 보다 자세한 지식이나, 보다 건강하게 살려면 일상에서 어떤 것들을 지켜야하고, 어떤 음식들이 도움 되는지 등 건강에 도움 되는 팁들까지 풍성하게 제시하고 있음도 이 책의 장점이다.

사실상 우리는 건강검진 혹은 각종 의료검사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알고 받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 되지 않을까?

태그:#건강검진, #의료보험, #간기능검사, #심전도검사, #대경북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