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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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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한테 땅 싸게 팔고, 서민에게는 바가지 씌우고, 이걸 그냥 지켜보는 것이 나라예요?"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은 논쟁적인 사람이다. 시민단체 진영에선 공시지가 현실화와 후분양제 등 부동산 개혁을 이끌었다고 평가받지만, 건설업계 등 다른 한쪽에선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치부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1일 경실련 사무실에서 김 본부장을 상대로, 다소 불편할수도 있는 질문을 던졌다. 기자가 '현실을 잘 모르는 돈키호테란 평가가 있다'는 지적에 김 본부장은 오히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서민 현실을 모른다고 되받았다.

"부동산 현실 모른다고? 오히려 그 사람들이 서민 현실 모른다"

김 본부장은 "(현실을 모른다고 하는 사람과) 밤을 새워서라도 근거를 제기하고 토론하겠다, 누가 부동산 현실을 제대로 아는지 한번 해보자"고 자신했다.

공격적인 질문에 차분히 답변하던 그가 정색했던 것은 "왜 재벌이 땅을 사서 개발하는 걸 문제 삼냐"는 질문을 한 뒤였다. 김 본부장은 언성을 높이면서,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억눌렀던 분통을 터트렸다.

김 본부장은 "국가가 땅을 강제 수용해서, 재벌한테 땅을 싸게 팔고, 세금도 깎아주면서 밀어주는데 어떻게 돈을 못 벌 수가 있냐"며 "그러면서 서민 아파트는 비싸게 팔아먹는데, 이게 정상적인 나라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관료·재벌·언론 모두가 한통이 돼, 재벌 불로소득을 장려하고 있다"며 "올해는 경실련에서 부동산 문제 제대로 지적해서, 제대로 한번 고쳐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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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아파트 후분양제와 공시지가 현실화, 분양원가공개, 분양가상한제 등 부동산 개혁 과제를 줄곧 주장해왔다. 그런데 부동산업계는 당신을 돈키호테라고 한다. 현실을 잘 모르면서 이상만 부르짖는다고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1989년 형(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실련에서 토지공개념 3법과 세입자 보호 관련 입법 등 같은 주장을 했다. 그것이 언론에 여과 없이 보도되고, 정치권에서도 받아들여지면서 정책이 될 수 있었다. 10년이 지나서 같은 주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비현실적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은 보통 언론과 학자들인데, 대부분 기득권층이다. 그들이 아파트나 부동산 문제를 바라볼 때, 집 없는 사람이나 서민, 약자, 청년, 부동산 없는 사람의 입장을 모르는 것이다."
 
- 그런 기득권들에게 한 마디만 이야기한다면?
 
"바보들아 아직도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 대한민국이 왜 부동산 공화국이고 문제는 왜 부동산인지를 밤을 새워서라도 토론하고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올해는 경실련에서 팀을 꾸려서 부동산 문제, 확실하게 들춰낼 것이다."

- 공시가격 문제와 관련해, 당신은 공시지가가 당장 실거래가격의 80%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시지가가 높아지면 세금 부담도 커진다. 땅 부자나 재벌들이야 감당할 여력이 된다 치자. 일반 서민들의 세 부담도 커지는데, 그럼에도 당장 80%를 맞춰야 하나? 
"서민들 세금 부담이 급격히 올라간다는 건 거짓말이다. 재벌들이 세금 좀 제대로 내라는 것이다. 지난 2005년 공시가격 제도가 도입된 뒤, 서민들은 줄곧 재벌, 땅 부자보다 더 많은 세금 부담을 하고 있었다. 경실련 조사 결과, 서울 지역 땅 공시지가는 시세의 38%, 그런데 아파트 공시지가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70~75% 사이였다. 아파트 사는 서민이 재벌보다 세금 부담을 2배 더 했다는 것이다. 지난 14년간 그래왔기 때문에,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80%를 맞추고 서민과 형평성 맞춰가라 그런 얘기다. 서민들 세 부담 우려되면 세율 조정하면 된다. 공시지가 80% 맞추면 재벌에게 세금 7조원이 더 걷히는데, 서민들에게 1조원 정도 세금 깎아줘도 6조 플러스 되는 셈이다."

- 롯데나 삼성 등 재벌들이 땅을 통해 돈 벌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 재벌이 땅을 팔아서 거대한 차액을 남긴 사례가 있나? 사실 삼성은 반도체, 현대차는 자동차 등 주력 상품으로 돈을 벌었지, 땅으로 돈을 벌진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땅 팔아서 차액 남기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생각이다. 땅을 담보로 해서 돈 빌리고, 임대료 받고, 임대료로 받는 돈만 해도 그게 얼마인가. 가령 삼성생명의 경우, 비업무용 부동산이 굉장히 많다. 부동산 구입비용보다 임대 보증금이 더 들어온다. 부동산 사기만 하면 자산이 늘어난다. 공시지가도 도와주고 있다. 삼성생명이 부영에 판 빌딩, 공시지가 뽑아보니 시세의 30% 밖에 안 된다. 재벌 소유한 부동산 다 조사하니 시세의 27%밖에 안 된다. 모든 제도나 시스템이 재벌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세금 빠져나갈 구멍 뻥뻥 뚫려있지, 임대료 과세 안하지, 그러니까 너도나도 건물주 하겠다는 거 아닌가."

- 삼성생명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재벌들은 결국 땅의 '최종 소비자'다. 거기서 공장과 빌딩을 짓고, 생산활동을 하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이런 활동들로 인해 땅값이 상승하는 것이다. 단기투매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런 경제활동이 왜 문제인가?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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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성 높이며) 정부는 재벌들이 기업도시 만든다고 하면 민간에 토지 수용권까지 줬다. 동탄의 경우, 정부가 삼성전자에는 평당 270만원에 팔았다. 그런데 아파트 분양자에게는 평당 600만원에 팔았다. 수도권에 공장을 짓게 해주고, 강제 수용하게 해주고, 땅을 반값에 팔고, 세금 깎아주고, 온갖 특혜를 다 주고 있다. 이렇게 특혜를 몰아주는데, 장사를 왜 못하나. 왜 수도권 과밀 해소한다면서 공기업과 공무원들 지방으로 내쫓고, 공공기관 땅은 재벌한테 팔고, 재벌은 용도 바꿔서 과밀 개발하게 해주고... 무슨 재벌을 위한 나라인가."

- 그런 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 입장에선 빈 땅을 놀릴 수 없다. 어떻게든 경제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지 않나? 
"재벌이 아닌 중소기업한테 줘야 한다. 임대료를 낮춰서 주고 벤처나 이런 기업이 들어가서 임대료 안내고 성장할 수 있게 해주고 이런 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왜 그걸 다 재벌들한테 주냐. 정부가 땅을 뺏어다가 도시를 조성해서 알짜 땅을 왜 재벌을 주냔 말이야. 알짜 부지는 재벌한테 주고, 공공 주택은 안 짓고, 서민한테 바가지 씌우고, 이게 무슨 나라야."

- 그런 관점에서 보면 중소기업에 주는 것도 특혜 아닌가? 
"땅을 안 팔면 된다. 판교나 마곡 이런 곳도 토지 임대부 사업을 하면 된다. 정부가 땅을 갖고 있으면서 기업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면 된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면 땅 가격이 올라가고, 정부 자산도 커진다. 토지를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한다고, 강제로 뺏어서 왜 그걸 사기업체에 파나."

- 아파트 얘기로 넘어가보자. 후분양제만 전면 실시하면 집값이 잡힌다고 이야기한다. 업계에서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한다. 저금리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생긴 문제를 엉뚱한 제도 탓을 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 전문가들이 거짓말 들통 났다. 정부가 대출 규제 하나만 했는데 집값 떨어지고 있다. 똘똘한 한 채니 뭐니 만날 떠들고 다니면서 절대 안 떨어진다고 하던 그 수많은 전문가들 말 다 틀렸다. 그 사람들 요즘 무슨 말 하나? 그렇다고 시중에 유동성이 없어졌나. 시중에 돈 많은 사람들 돈은 안 막혔다. 집값 안 오를 거 같으니까 갈 곳을 못 찾고 있는 거다. 후분양제,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제대로 하면 집값 잡힌다. 지난 2007년 오세훈 시장이 이 제도 도입해서 발산지구 아파트 평당 720만 원에 분양했다. 그런데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이 제도를 후퇴시키면서 마곡 분양한 게 평당 1250만원이었다. 제도가 후퇴하면서 불과 몇 년 사이 아파트값이 두 배가 뛰었다. 후분양제로 소비자들이 집 보고 고르게 하고, 분양가상한제로 가격 제한하고, 원가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 분양원가 공개를 두고 건설사는 영업 기밀을 어떻게 다 공개하냐고 한다. 사실 휴대전화나 자동차 등 어떤 상품도 원가를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왜 아파트만 그렇게 해야 하나? 

"왜 아파트만 그래야 되냐고? 땅은 강제 수용할 수 있다. 핸드폰 만드는 회사가 원자재를 강제로 확보할 수 있나? 아파트의 원자재는 땅이다. 정부가 원자재인 땅을 수용해 싸게 가져온다. 논밭이던 땅, 아파트 지을 수 있게 용도 변경한다. 이 땅을 정부가 민간에 싸게 판다. 민간 건설사는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가격 부풀려 판다. 정부가 집단 대출도 허가해주고, 보증까지 선다. 세상에 어느 나라 건설사가 이런 특혜를 받나. 핸드폰이나 자동차 파는 회사가 이런 특혜를 받나. 너무 다른 것을 비교하니, 이젠 대응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

- 한국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현재 집값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일본 도쿄 고급 주택 가격도 평당 2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한강변 등을 중심으로 평당 1억 수준은 적절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20년 전부터 나온 헛소리다. 왜 헛소리냐고? 강남 은마 아파트가 지난 1979년부터 2000년까지 22년간 초기 분양가 대비 10배 올랐다. 당시 수출도 잘되고, 성장률도 높았던 시기였다. 그런데 2000년 평당 700만원 하던 은마아파트가 2002년 1400만원, 2007년 평당 4500만원 됐다. 7년간 7배 뛰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평당 6000만원이 됐다. 우리나라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나? 경제성장률 정체되는데, 왜 강남 아파트만 유독 그렇게 뛰나. 강남 아파트는 현재 공시지가와 건축비를 감안하면, 평당 2500만원이면 충분하다."

- 최근 정부를 상대로 '공시지가 조작한다'고 비판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개혁 의제를 안 받은 건 아니다. 후분양제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고 했고, 공시가격도 조금씩 현실화하겠다고 했다. 맹 비난을 하는 것보다는 적절히 견제하면서 끌고 나가야 하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비판하는 거 아니다. 공시가격제도도 그게 어떻게 작동되는지 제대로 밝히라는 거다. 최근 정부가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64%라고 하는데, 우리 조사에 따르면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38% 수준이다. 우리가 아무리 조사해 봐도 64%란 수치가 안 나온다. 시세 반영률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라는 것이다. 좀 더 극단적인 사례를 들면, 지난 2005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발표가 공시지가는 시세 대비 91%라고 했다. 경실련이 조사해보니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42%였다. 그래서 기자회견하고 했더니, 그때부터 아예 정부는 시세반영률을 발표하지 않았다. 관료들이 국민은 물론 대통령도 속인다. 대통령이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세세한 내용 다 모른다. 정부 관료들이 밥그릇 챙기느라고 대통령을 속이는 것이다."
 
- 부동산 불로소득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토지와 주택이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기본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불로소득 근절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후분양제 등 모두 시행한다고 해도 시장은 그에 맞춰서 '돈줄'을 찾을 것이다. 

"값이 오른다는 확신이 없으면, 부동산 사는 사람 없다. 그래서 세금 제대로 부과하라는 거다. 적정한 수준의 토지 보유 수준을 정해놓고, 그 이상 보유한 사람은 세율을 더 높게 매겨야 한다. 땅 사재기 못하게 막을 필요 없다. 그냥 세율 올려서 세금 더 내게 하면, 불로소득 안 생긴다. 대출 규제에 더해 몇 가지만 더 확실하게 하면 불로소득 근절할 수 있는데, 지금 정부는 그런 의지를 가진 관료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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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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