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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곡성은 고용위기를 겪는 여러 지방도시 가운데 대기업에 대한 지역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민간연구단체인 랩2050은 최근 곡성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고용위기가 가장 취약한 곳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매각된 후, 곡성 공장은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고 고용불안과 지역경제 공동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곡성을 통해 한국 제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진단하고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본다.[편집자말]
 곡성 금호타이어 공장은 중국 기업 매각 이후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고용불안과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곡성 금호타이어 공장은 중국 기업 매각 이후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고용불안과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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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공장이 폐쇄될 경우 세워둔 대비책은 있는가?"

<오마이뉴스> 취재팀은 지난 1월 곡성군청 도시경제과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물었다. 적절한 답변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담당 과장의 답변은 "거기까진 생각 못했습니다"였다. 몇 차례 되물었지만 답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사실 금호타이어 곡성 공장 가동률이 줄어든 지금 상황에서 군청이 할 수 있는 정책적인 수단은 마땅치 않다. 군청 등 공공기관이 정기적으로 '금호타이어 사주기' 캠페인을 벌이는 정도다. 곡성군청 관계자는 "(군청 입장에선) 대기업을 어떻게 할 수단이 없다"며 "그나마 곡성군은 농업 비중이 높아, 군산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대기업이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했다.

현재 곡성군에는 제조업체가 214개 있다. 금호타이어와 금호타이어 협력 및 도급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5%(29개)에 달한다. 금호타이어 협력·도급업체 직원 584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200명 가량은 곡성군 거주민들이다.

금호타이어를 제외하면, 곡성 지역 산업을 견인할 만한 제조업체는 마땅치 않다. 총 214개 제조업체 가운데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213개 업체는 모두 중소기업이다. 대부분(196개)은 종업원이 10명도 되지 않는 소기업이다.

곡성 군청 "대기업을 어떻게 할 정책 수단이 없다"
 
 31일 전라남도 곡성군 입면에 위치한 한 자동차 정비센터에 타이어가 수북히 쌓여 있다.
 31일 전라남도 곡성군 입면에 위치한 한 자동차 정비센터에 타이어가 수북히 쌓여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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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투자 유치도 이뤄지고 있지만 괄목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군청은 지난 2017년 7개 기업의 투자 유치를 했는데, 총 투자액은 89억, 고용 창출 인원은 68명 수준에 불과했다. 곡성군 오산면 인근에 농공단지 1곳이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이지만, 금호 같은 대기업의 입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군청 관계자는 "새롭게 생길 농공단지도 규모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청년 취업자가 조금씩 늘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곡성군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지난 2014년 3785명에서 지난 2018년 6월 3850명으로 15명 늘었다. 청년 일자리 정책과 창업 지원 정책에 따른 성과라는 게 군청의 분석이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형성돼 있지 않고 기업 투자 유치도 신통치 않은 곡성군이 색다른 묘안을 내긴 쉽지 않다. 그나마 제조업의 그늘을 메울 만한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농업이다.
 
 
사실 곡성군 인구 3만313명(2017년 기준) 가운데 2만2735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곡성군 전체 토지(547.48km²) 가운데 88.9%(486.73km²)가 논·밭·임야다. 뻔한 답일 수 있지만, 농업에 특화된 환경을 갖춘 곡성군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곡성군은 지난 2015년부터 토란을 지역 특산품으로 키우고 있다. 군내 토란 농가 346호가 연간 2500톤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국 토란 생산량의 70% 수준이지만, 총 생산규모는 75억 수준이다. 아직 토란에 대한 수요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군청 관계자는 "농협이나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은 비용 문제 등이 걸림돌"이라며 "전국적으로 토란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곡성군의 상황은 이렇다. 금호타이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이를 대체할 농업은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곡성군이 지역구인 정인화 의원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곡성군의 답은 '농업'이라고 말한다. 농업이야말로 곡성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농업과 연계한 관광, 신산업 개발 등 분야를 넓혀나간다면, 현재의 대기업 의존 성향을 줄이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군 자체적인 노력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인화 의원 "농업 활성화는 곡성만의 문제 아냐... 중앙정부 전향적 지원 필요"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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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곡성군 관련 경제 지표를 보면, 인구나 소득 등에서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도 고용 불안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곡성군의 현재 경제 상황을 진단한다면?
"곡성이 굉장히 어렵다. 곡성은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커서, 금호타이어가 타격을 받으면 지역 경제 전체가 흔들흔들하게 된다. 사실 곡성에서 금호타이어는 보석 같은 존재다. 군내 산업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곡성 공장에 근무하고 있다. 우선은 금호타이어를 보전하고 취업자 수도 유지하는 것, 이것에 곡성군 지역 경제를 좌우하는 요소다."

- 사실 금호타이어는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이라 정부나 지자체가 영향력을 행사하기란 한계가 있다. 곡성 공장의 경우 향후 전망이 부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을 모색해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곡성군에서 금호타이어가 아닌 다른 제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결국은 곡성군이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딸기와 멜론, 토란 등 오염되지 않은 특산물을 제조하고, 유통과 판매까지 하는 6차 산업 형태의 농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또 곡성군에는 섬진강이나 기차마을 등 관광 자원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 다듬고 개발하면 관광객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 관광객들이 곡성에 와서 특산물도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해 관광과 농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농업이 곡성군 발전의 한 축이 돼야 한다고 하는데, 크게 성과가 나지 않는 상황 같다. 최근 헌법 개정안에 농업 증진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곡성군에서 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중앙정부에서도 농업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헌법에서 보장해야 한다. 농업의 문제는 곡성을 비롯한 전국 농촌 기반 지자체의 문제다. 대부분 농촌은 인구가 유입되지 않아 초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다. 정부가 이를 대재앙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상유지만 고집한다면, 지역들은 소멸해나갈 것이다.

농업이 자연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공익적 가치가 244조원이다.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은 이 가치를 고향세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등으로 보전해 농촌이 소멸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시장에서 거래 되지 않은 이 가치를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줘야 한다. 농협에서 진행한 농업 가치 헌법 보장 서명 운동에 참여한 국민이 1100만 명을 넘는 등 분위기는 조성돼 있다. 중앙정부의 전향적인 지원과 곡성군 자체의 노력이 맞물리게 되면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곡성군 내에 있는 대학교와 협력해 신산업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산학협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곡성은 지리산이라는 자연 환경을 끼고 있다. 주변에 자생하는 식물들의 종류는 매우 풍부하다. 그런 식물들을 채취해 중요한 신약 물질을 연구하고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곡성 특산품인 토란 같은 경우 항암 성분이 많다고 하지 않나. 토란도 식품으로만 개발할 게 아니라, 신약 재료로 활용할 방안을 찾으면 좋을 것이다. 전남과학대(곡성군 소재)가 그런 분야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나간다면, 신산업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페인 빌바오시 등 제조업이 쇠퇴한 뒤 관광과 문화 등 새로운 산업을 접목시켜 위기를 탈출한 도시들이 많다. 곡성군이 벤치마킹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스페인 빌바오시는 제조업 쇠퇴 뒤 관광으로, 스웨덴 말뫼시는 IT스타트업, 식품산업 등 신산업을 통해 도시가 살아났다. 곡성군의 경우 여러 도시들의 긍정적인 사례를 받아들여서 구체적으로 뭘 접목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방향에 대해 열린 토의와 연구가 있어야 한다. 곡성군이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특산품이나 농축산 생산을 다변화 하고, 신약 개발 등 신산업 개발도 고민해야 한다. 곡성도 이제 한 산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관광 농업 등 다양한 산업을 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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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