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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토부 장관, 감정원장 등의 부동산 공시업무 직무유기 관련, 공익감사청구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토부 장관, 감정원장 등의 부동산 공시업무 직무유기 관련, 공익감사청구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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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등 부동산 공시가격 책정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들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이들 기관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공시지가를 책정하면서 지난 14년간 부동산 보유세 70조 원이 덜 걷혔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경실련은 1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14년간 땅값 축소 조작 해온 국토부 등에 대한 감사 청구' 기자 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공시지가 용역 수행 기관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청구한 감사항목은 토지, 주택 등에 대한 적정 가격을 공시하지 못한 국토부장관의 직무유기, 표준지와 표준주택의 적정 가격을 조사하지 못한 한국감정원 등의 직무유기, 낮게 조작한 공시가격으로 인해 70조원의 세금을 징수하지 못하게 한 행위 등이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공시지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바탕에는 공시지가를 조사하는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며 "이번 기자회견은 실태 고발 차원을 넘어 행정 차원에서 공시가격을 불평등하게 책정하는 시스템에 대해 감사원이 실태 점검을 하고 개선 방향을 찾아주길 요청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가 최근 고가 토지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했지만, 재벌 등이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공시가격은 여전히 낮다고 꼬집었다.

"재벌 빌딩 등 2005년부터 제대로 세금 매겼으면 70조원 더 걷었을것"

경실련 자체 조사 결과, 대기업 소유 빌딩과 고가 단독주택의 시세 반영률은 30~40%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 2014년 9월 10조 5000억 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은 4조 4900억 원으로 실거래가의 43% 수준에 불과하다.

김성달 경실련 팀장은 "재벌 빌딩 등에 대해서도 2005년부터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을 70%로 반영했다면, 해당 세액도 2배 증가했을 것"이라며 "14년간 덜 걷힌 부동산보유세 규모를 추정해보면 모두 70조원"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가 발표한 시세반영률(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도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최근 표준지와 표준단독주택에 대한 시세반영률이 60%대라고 밝혔지만, 이를 산정하는 기준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은 "고가 토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시세반영률이 50%가 넘는 땅이 없었다"며 "정부가 내놓는 보도자료 시세반영률이 어떻게 계산을 해서 60%대가 나온 것인지, 수치를 산정한 정부가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늘날 청년들의 꿈이 건물주라고 하는데, 이런 나라 만든 것은 조작된 공시지가 제도 때문"이라며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되고 세금을 적게 내면서 부동산 투기를 유발했고, 이런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 일문일답이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토부 장관, 감정원장 등의 부동산 공시업무 직무유기 관련, 공익감사청구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토부 장관, 감정원장 등의 부동산 공시업무 직무유기 관련, 공익감사청구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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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정부가 시세반영률 수치 근거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걸 공개하는 순간, 거짓말이 들통날 것이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공시가격에 대해 전수 조사도 할 각오를 갖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것 외에) 다시 모두 조사를 해서 정확한 시세반영률을 산정할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 땅값이 어떻게 책정돼 있는가. 이번 기자회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많은 자료 확보하고 여러 사람이 동원될 것이다. 그들이 공개하지 않는 것은 간단하다. 거짓이 들통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동 한전부지를 콕 집어서 예로 든 이유는 무엇인가?
"대형 빌딩과 땅은 (공시가격 왜곡이) 매우 심하다. 한전부지는 현재 땅만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땅 이외 빌딩 가격 계산하면, 국토부 관료들은 땅 위에 건물이 있으면 땅값보다 낮을 수 있다는 엉뚱한 말도 한다. 그런 말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한전부지를 예로 든 것."

-공시가격(주택+토지 합산)이 공시지가(토지)보다 낮은 상황이 있었다고 하는데 목록 좀 알 수 있나?
"공시지가 땅값보다 (땅값과 건물가격을 합한) 공시가격이 낮은 곳은 엄청나게 많다. 경기도를 포함해서 서울 전역에 비싼주택 50억 이상 되는 주택은 대부분 다 그렇다."

"오늘은 하나 사례만 발표했는데, 여러 샘플 조사를 했다. 그 결과는 다음 주에 발표할 것이다."(김성달 팀장)

-단독주택 토지 결정됐고, 아파트 공시가격이 나와야 하는데,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할 때 이걸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나?
"표준주택도 거의 찔끔 올리다 만 것처럼 했고, 공시지가도 시늉만 한 것만 봐서는 아파트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아파트가 더 늦게 결정되기 때문에, 저희도 어떻게 결정될지 지켜보고 있다. (아파트 공시가격도) 그렇게 많이 올리지 못할 거로 보인다. 저희는 시세 대비 공시가격은 무조건 80%로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원칙은 맞춰가야 한다."
 

태그:#경실련, #공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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