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박한 정의관을 가진 성직자를 '우리의 바람'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성직자를 통해 종교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부패에 무감각해진 한국인들의 모럴 해저드를 보여주려 한다." - SBS <열혈사제>의 기획 의도 중에서

KBS <김과장>에서 '김과장'(남궁민)을 통해 나름의 정의관을 선보였던 박재범 작가가 SBS <열혈사제>로 돌아왔다. 박재범 작가는 <열혈사제>에서 국정원 요원이었다가 한 신부를 만나면서 가톨릭 사제가 된 해일(김남길 분)을 통해서 정의를 구현하는 '코믹 수사극'을 선보인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열혈사제>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은 "이 드라마는 성직자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주변에 수많은 악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사회를 정의의 힘으로 깨부수어 나가는 신부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경쾌하게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열혈사제>에서 정의로운 사제 역할에 배우 김남길, 그와 공조하는 형사 역할에 김성균, 이들에 대적하는 검사 역할에는 이하늬가 연기한다. 1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사제 역할이지만 보편적 인간 보여줄 것"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열혈사제>에서 주인공 해일 역할을 맡은 배우 김남길은 해일이 보통 사제와는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남길은 "사제라는 역할을 맡았지만 보편적인 사제의 이미지와 드라마 속 역할이 상당히 다르다"며 "물론 직업적 요소를 놓치고 가면 안 되겠지만 사제이기 이전에 보편적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신학대학교나 주임 신부님들에게 교육도 받는 등 전문성에서 벗어나는 부분은 잡아가면서 촬영하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해일처럼) 그러지 않으시니 표현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해일에 대해 본인과 많이 닮았다면서 "기본적으로 화가 많은 친구이지만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는 캐릭터이고 나 역시 화가 많아 표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남길이 "개인적으로 화가 많다"고 언급하자 옆에 있던 배우 이하늬는 "화라기보다는 거룩한 분노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하늬는 "김남길 배우도 정의롭고 성격상 불의를 보고 못 넘어가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것이 주연의 무게이기도 하겠지만 배우이면서 사회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고 바른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이하늬의 이 말을 김남길이 받아 "천만 배우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니 감사하다"고 덧붙이면서 웃었다. 얼마 전, 이하늬가 출연한 영화 <극한직업>이 관객수 천 만을 돌파했다는 걸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이하늬는 웃으면서 "자꾸 현장에서 (천만 배우라고) 놀린다"며 "내가 잘해서 그런 수식어를 받은 게 아니라서 황송하고 얼떨떨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하늬는 "이런 말 하면 (김남길 배우가) 자만할까봐 말하기 싫은데"라고 운을 떼며 "진짜 주연은 저런 것이구나를 김남길을 보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모든 흐름과 시나리오와 시놉시스와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메타포까지 꿰뚫는 게 주연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이하늬는 "좀 더 책임감 있는 역할, 꿈에 그리던 역할을 맡게 되면 너무 좋을 줄 알았는데 고산병처럼 산소가 희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 압박을 어떻게 넉넉하게 이겨낼 수 있을까 고민을 끊임없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그만큼 절박하고 절실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하늬는 고민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매일 묵상'과 '매일 운동'을 꼽았다. 그는 "묵상을 안 하면 마음이 광폭해지는 걸 알기 때문에 사력을 다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특히 거친 역할일 때 많이 하려고 한다. 또 매일 운동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열혈사제>의 배우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호흡이 잘 맞다고 자부했다. 배우들은 이날 현장에 나온 상대 배우를 한 사람씩 언급하면서 "좋은 배우들과 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언제 다시 모일 수 있을까 고마움을 느끼면서 촬영하고 있다"(김남길)거나 "촬영장에서 동료들하고 매일 하는 연기가 내게 많은 영감과 힘을 준다"(이하늬)고 밝혔다.

"금토극 부담은 되지만"

김남길과 함께 극 중에서 공조하는 배우 김성균은 다소 주눅든 형사 구대영 역할을 맡았다. 김성균은 "어디에서도 중심에 끼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면서 사람들에게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캐릭터인데 일상에서 내 모습과 닮은 것 같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열혈사제>에서도 이어지는 경상도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는 "데뷔했을 때도 사투리 연기로 데뷔했는데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라며넛도 "보시는 분들이 그게 제일 편안하고 그 연기가 남았다고 생각해 주문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김성균은 "말이 사투리냐 아니냐보다 좋은 연기를 보여줄까를 먼저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걱정을 내려놓았다. 재밌게 잘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혈사제>에서 전직 조폭 보스로 악역을 맡은 배우 고준 역시 극 중에서 전북 사투리를 사용한다. 고준은 "영화 <변산>에서도 전북 사투리를 쓴다. 서울 사람인데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며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는데 서울말로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고준은 이어 엉뚱하게도 "1월에 실업자수가 122만 명이 넘는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그만큼 사는 게 녹록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김남길은 첫 SBS 금토드라마로 편성된 <열혈사제>에 대해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기대치에 부응하는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담감이나 욕심을 갖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며 미소지었다. 15일 오후 10시 첫 방송.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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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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