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 유관순 이야기' 고아성-김예은-정하담, 놓을 수 없는 손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이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고아성-김예은-정하담, 놓을 수 없는 손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이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이정민

  
아직 영화로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유관순 열사의 삶을 담은 <항거: 유관순 이야기>(아래 <항거>)가 15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15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언론시사에 참석한 배우들은 공통으로 영화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고백했다.

영화는 1919년 3.1 만세 운동 후 일본 경찰에 잡혀 1년여의 감방 생활을 하다 유명을 달리한 유 열사를 그리고 있다. 일대기가 아닌 특정 기간의 삶에 주목했다는 게 <항거>의 특징이다.

눈물의 의미 

유관순 열사를 연기한 고아성은 "감옥에서의 1년을 다룬 것에 매력을 느꼈다"며 "아무래도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겁을 많이 먹었다"는 출연 소회로 운을 뗐다. 자신이 맡은 실존 인물에 대해 전하다가 고아성은 한동안 눈물을 흘리다 추스르고 말을 이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가장 처음 한 일은 유관순 열사님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었다. 성스럽고 존경스럽다는 감정 외에 느껴본 게 없었는데 그분을 한 사람으로 표현한다는 게 한편으론 죄책감이 있었다. 독립선언문 낭독 장면에서 오디오 감독님이 제 심장 소리가 너무 크다고 마이크를 반대편에 바꿔 채워주시더라. 그만큼 긴장했다. 그 장면을 찍고 나서 8호실 감방에 있던 25명의 연기자 분들과 약속한 듯 눈물 흘렸던 뜨거운 기억이 있다. 

익히 (사진으로) 봐왔던 유관순 열사의 모습 말고 또 어떤 표정을 지으셨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제가 밖에서는 잘 안 우는데 이번 영화를 하면서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 그만큼 뭉클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유관순 열사가 죽음보다는 삶으로 기억되는 분이었으면 좋겠다." (고아성)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고아성, 뜨겁고 죄송스런 마음 조민호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동안 벅차오른 감정을 참지못한 배우 고아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고아성, 뜨겁고 죄송스런 마음 조민호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동안 벅차오른 감정을 참지못한 배우 고아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이정민

 
배우 김예은, 정하담, 김새벽 등 다양성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두루 활동한 여성 배우들이 유관순의 감방 동료이자 뜨거운 마음을 가졌던 인물로 분했다. 권애라 역의 김예은은 "아무리 그 시대를 고민하고 생각해도 제가 감히 잘 알고 표현하고 있는지 그런 죄책감에 힘들었던 것 같다"며 "이상하게 죄송스런 마음밖에 안들었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정하담 역시 "저보다 훨씬 어릴 때 그런 일을 한 분들인데 어떻게 가까이 느껴야 하는지, 그리고 제가 잘 하고는 있는 건지 그런 마음을 갖고 연기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선인이지만 일본 경찰로 만세 운동 참가자들을 학대한 니시다 역의 류경수의 마음도 특별했다.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고, 촬영 전 천안에 있는 유관순 열사 생가를 방문했다"며 그는 "어떤 이들은 뭐 그렇게까지 하냐 연기나 잘하라고 했지만 전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배우를 하면서 이런 작품에 참여하는 건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제가 영화에서 악한이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절 택해주셔서 영광이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도 이 아픈 역사가 기억됐으면 좋겠다. 저 역시 올바른 생각을 갖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다." (류경수) 
 
'항거 : 유관순 이야기' 류경수, 죄송스런 마음으로 연기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정춘영 역의 배우 류경수가 작품에 임했던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항거 : 유관순 이야기' 류경수, 죄송스런 마음으로 연기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정춘영 역의 배우 류경수가 작품에 임했던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이정민

 
이유 있는 악역의 배치

연출을 맡은 조민호 감독은 니시다 역에 대해 "사료엔 단 두 줄밖에 나오지 않는 정춘영이란 사람이었는데 그를 통해 당시 청춘들이 보인 갈등과 모순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처음 영화를 떠올렸을 때 유관순 대 일본 제국주의 구도만으로는 영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유관순과 당시 갈등과 모순점을 찾다가 정춘영을 발견했다. 단역으로 쓸까 하다가 유관순 열사의 삶이 극명하게 보이기 위해서라도 비슷한 또래의 청춘들이 보인 갈등이 필요할 것 같더라. 역사엔 짧게 등장하는 인물을 이 영화에서 드러냈다. 친일파의 표본을 제시하려 한 건 아니다. 수많은 친일파, 부역자들이 있을 텐데 제 입장에선 유관순을 위해 그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그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한 청춘의 한 모습을 제시하면서 (그 시대와 유관순을) 입체적으로 제시하고 싶었다." (조민호 감독)

<항거>의 시작은 8년 전 조 감독이 서대문 형무소를 찾으면서였다. "우연히 걸개에 걸린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봤는데 지금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슬프지만 강렬한 눈빛이 있었다"며 그는 "저 눈빛은 어디서 시작한 것이고,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느끼고 연구하고 파헤쳐서 덮여진 소녀의 정신을 한번은 살아나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조민호 감독 조민호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조민호 감독 조민호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이정민

 
영화에선 여성들이 투옥돼 있던 8호실 감방에서 두 번째 만세 운동이 일어나도록 묘사했다. 실제 사료를 언급하며 조민호 감독은 "일제강점기에 뛰어난 여성 지식인들, 명망가들이 있었고 실제로 여성 독립 운동도 많이 주도했다"며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큰 두각을 못 드러냈다고 생각들을 하시는데 3.1 만세 운동 역시 목숨을 건 싸움이었고, 실천하는 여성 분들이 많았다"고 말을 이었다.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 수많은 분들이 투옥됐는데 (여성들이 갇혀있던) 8호실에서 만세가 시작됐다는 사료를 봤다. 당시 그 분들 면면을 봤을 때 유관순 열사만큼 의식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유관순 열사가 운동을 주도했을 수도 있고 여럿이 같이 했다는 사료도 있는데 함께 만세를 부르자는 합의는 봤던 것 같다." (조민호 감독)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깊은 울림과 감동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와  조민호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항거 : 유관순 이야기' 깊은 울림과 감동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에서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와 조민호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우리가 몰랐던 1년의 유관순과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7일 개봉. ⓒ 이정민

항거 유관순 고아성 정하담 류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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