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경찰 출석 당시 박동원(왼쪽)·조상우

지난해 5월 경찰 출석 당시 박동원(왼쪽)·조상우 ⓒ 연합뉴스

 
올 시즌부터 키움증권으로 메인 스폰서가 바뀐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을 치르는 도중 불펜 전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시즌 초반 성폭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조사를 받게 되었고, 그 기간 동안 참가활동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결국 2018년 히어로즈는 구원투수 평균 자책점 부문에서 5.67로 리그 10팀 중 최하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정규 시즌 4위를 차지하며 와일드 카드 결정전(vs. 기아 타이거즈)과 준플레이오프(vs. 한화 이글스) 그리고 플레이오프(vs. SK 와이번스)까지 포스트 시즌 중반까지의 흐름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결국 필승조가 약했던 히어로즈는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에서 SK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9회초 박병호의 동점 홈런이 있었지만 연장전 뒷심에서 SK에게 끝내 밀려 한국 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김상수와 이보근이 필승조에서 투혼을 보였지만 조상우의 부재는 어쩔 수 없었다.

투수 운영 대폭 개편, 한현희 필승조 재합류

키움 히어로즈로 시작하는 첫 시즌인 2019년을 맞이하여 키움은 투수진 운영을 대폭 개편하게 됐다. 몇 년 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으로 들어갔던 한현희가 필승조로 복귀하게 됐다. 2013년과 2014년에 홀드왕 타이틀도 땄던 만큼 한현희는 필승조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다.

한현희가 빠지는 선발투수 한 자리에는 안우진이 들어간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키움 역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발투수로 키우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다만 그는 졸업 직전 학교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시즌 시작과 동시에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첫 시즌 동안 풀타임으로 출전하지 못한 안우진은 올해 2년 차가 된다.

올 시즌 키움의 토종 선발 로테이션은 안우진과 함께 이승호, 최원태 등 기존 선발 자원들이 채운다. 나머지 2자리는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재계약)과 에릭 요키시(신규 계약)가 들어간다.

키움은 지난 시즌 구원투수 전체 성적으로 보면 최악이었으나 그래도 김상수, 양현, 이보근 등은 제 역할을 다했다. 여기에 한현희가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아오며 힘을 보탠다. 그리고 키움에게 있어서 또 다른 희소식이 들려왔다.

성폭행 사건 무혐의 처분 받은 박동원과 조상우

성폭행 조사를 받았던 박동원과 조상우가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동시에 KBO리그의 참가활동정지 처분 역시 해제됐다. 이에 따라 박동원과 조상우는 바로 키움의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조상우는 키움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전력이었다. 지난해 출장정지를 당하기 전까지 조상우는 19경기 8세이브 평균 자책점 3.79로 활약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등판은 5월 중순이었고, 그 이후 경기 감각이 얼마나 유지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성폭행의 누명을 벗긴 했지만 그래도 징계는 피하지 못하게 됐다. 일단 의혹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프로 선수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은 지게 된 것이다.

KBO리그는 지난 8일 상벌위원회에서 박동원과 조상우에 대한 징계를 부과했다. 이미 참가활동정지 처분으로 인해 지난 시즌에 144경기 중 95경기를 빠졌으므로 출장정지에 대한 추가적인 징계는 없었다. 대신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가 내려졌다.

키움 구단 차원에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두 선수에 대해 그 대가를 치르게 했다. 박동원과 조상우는 지난 시즌 1억 8천만 원과 1억 2천만 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키움은 올 시즌 이들의 연봉을 50%나 삭감했다. 이에 따라 박동원은 올 시즌 9천만 원, 조상우는 6천만 원까지 연봉이 깎였다. 물론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은 시점부터 연봉 지급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지난해보다는 많이 받게 된다.

원칙적으로는 개막전 출전 가능, 그러나 캠프는 2군에서

리그에 대한 참가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박동원과 조상우는 올해 정규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할 수는 있다. 두 선수 모두 1군에 필요한 전력이기 때문에 상황만 되면 바로 1군의 스프링 캠프에 합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동원과 조상우는 키움의 캠프가 있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에 가지 못하게 됐다. 아직 FA 계약 협상을 끝내지 못한 김민성에 대해서는 계약 시기에 따라서 캠프 합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지만, 장정석 감독은 박동원과 조상우에 대해서는 1군 캠프 합류는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일단 사회적 물의에 대한 책임 문제도 있겠지만, 국내와 시차가 꽤 크게 나는 미국 애리조나 주까지 가게 될 경우 캠프에 합류하더라도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합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기존 1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들은 2군 고양 히어로즈의 캠프로 합류한다. 현재 고양 히어로즈는 대만에서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박동원이나 조상우와 달리 아직 FA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김민성은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성이 조만간 계약을 체결한다면 1군 팀의 2차 캠프(2월 19일부터)가 진행되는 애리조나 주 투산으로 가서 합류할 수는 있겠지만, 늦어지게 될 경우 김민성 역시 2군 캠프로 갈 수도 있다.

시련 극복할 시간 필요한 키움, 재도약 가능할까

일단 원칙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는 할 수 있겠지만, 이들이 개막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박동원과 조상우 선수는 개인적으로 훈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졋다. 하지만 팀 훈련과는 엄연히 다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팀 훈련을 시작하는 시점이 반 개월 정도 느리기 때문에 정규 시즌 개막부터 바로 제 역할을 맡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때문에 이들이 정상적으로 기존의 역할을 다시 맡으려면 빨라도 4월 중순이나 5월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과 박동원, 조상우의 팀 합류 시점이 늦어지는 것 이외에 키움이 걱정하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주전 외야수 이정후의 합류 시점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에서 무리한 수비를 하다가 어깨 관절와순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11월 7일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도 받았던 수술인데, 기초 재활만 1년이 걸리는 투수와 다르게 야수인 이정후는 반 년 정도면 재활이 진행된다.

이정후는 빨라도 5월 이후에나 합류가 가능하고, 정상적인 몸 상태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전반기는 제 활약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결국 여러 선수들의 합류가 늦어지는 점으로 인해 키움은 최소 올 시즌 처음 2개월 정도는 상승세를 타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러 시련 속에서도 투혼을 보여준 바 있었던 키움은 한국 시리즈 챔피언이었던 SK에게도 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스폰서와 함께 다시 일어서는 키움 히어로즈가 올해 어떤 야구를 팬들에게 선보이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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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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