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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상으로는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데, 피부로 느껴지는 경기는 '바닥'인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중소기업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세대별로 실업률 격차가 커지면서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재정팀이 발표한 '경제 내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 분석'을 보면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난 2014년 말부터 급격하게 하락했다. 김형석 한은 거시재정팀 차장 등 연구팀이 GDP증가율 지표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소득격차 지표 등을 이용해 '상대체감지수'를 분석했더니 이 같이 나타난 것. 

김 차장은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는 상대체감지수와 GDP증가율이 대체로 같이 올라가거나 떨어졌는데 이후 특히 2014년 후반부터는 상대체감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상대체감지수는 지난 2009년 1분기 -0.4까지 떨어진 이후 0.1~0.2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해당 지수는 2015년 1분기 -0.2로 하락한 뒤 2017년 3분기 -0.8까지 내려 앉았다. 

연구팀은 업종별 소득격차와 생산격차, 세대 간 실업률 격차, 생활물가 격차, 기업규모 간 가동률 격차 등 5개 항목을 활용해 상대체감지수를 측정했다. 이 가운데 기업규모 간 가동률 격차, 세대 간 실업률 격차가 2014년 이후 체감경기 하락을 주도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구조적 문제로 체감경기 나빠져...격차 줄이는 정책 필요"

김 차장은 "업종별 소득격차, 업종별 생산격차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생활물가 격차는 오히려 체감경기를 호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는데 2012년 이후 물가하락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상대체감지수가 나쁜 것은 경기적 요인보다는 그 동안 누적돼온 구조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시 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수준 차이가 벌어지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는 얘기다. 

김 차장은 "GDP의 경우 주주총회와 같이 지분을 많이 가진 사람의 영향력이 큰데 반해 체감경기는 민주주의와 비슷하게 1인 1표로 측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GDP만 봤을 때는 경기가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와 달리 (1인 1표로 측정되는) 상대체감지수는 최근 들어 많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전년보다 3.1% 성장하는 등 무난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이보다 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느낀 사람들이 많아 전반적으로 체감경기가 하락했다는 것. 

연구팀은 체감경기를 회복하려면 단기적인 경기부양 노력도 필요하지만 개인이나 기업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차장은 "청년층 고용여건 개선과 대기업-중소기업 균형발전 등을 통해 노동시장 참가자 사이의, 산업·기업 간의 상대적 격차 축소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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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sh7847@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