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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구치소행 호송차를 타고 있다.
▲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1월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구치소행 호송차를 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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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1월 30일 1심에서 징역 2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1심 판사가 사법농단의 핵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를 지낸 성창호 판사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성 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 구속에 앙심을 품고 김 지사를 구속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와 별개로 1심 판결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 이번 판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7일 법무법인 양재 소속의 김필성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간접증거만으로 실형,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 지난 1월 30일 드루킹 사건에 대한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가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해당 판결 문제점에 대해 이미 여러 전문가가 언급을 하셔서 저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말씀드릴게요. '~인 것으로 보인다'는 추론이 많다는 게 이 판결의 가장 큰 문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제가 판결문을 읽어보니 실제 그렇게 작성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판결에서 추정이 많다는 것 자체가 판결이 위법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겁니다.

사건 특성상 직접적인 증거나 목격자가 존재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어요. 대표적인 게 뇌물죄입니다. 뇌물의 경우 당사자들이 은밀한 장소에서 주고받는 게 대부분이겠죠. 뇌물 주는 걸 봤다거나 뇌물을 주고받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 같은 직접증거가 나오는 건 이례적이에요. 그래서 뇌물죄의 경우 보통 간접증거와 추론으로 유무죄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례 역시 그런 경우에는 간접 사실로 추론하는 걸 인정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간접 사실에 대한 추론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판결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걸 어떻게 인정했는지를 볼 필요가 있어요."

- 그럼 간접 증거만으로 유죄가 나온 사례가 있나요?
"네. 약간 특이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았으나 살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이 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판결의 내용을 봐야 해요. 그리고 그렇게 추론한 것에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거고요. 이건 간접사실로 유죄를 판단하는 경우에 대한 판례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또 중요한 게 법정에 적법하게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능력인 증거 능력 문제입니다. 형사재판, 민사재판 등 재판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형사재판은 다른 재판과 특수한 점이 있어요. 차이점 중 하나가 증거 능력과 증명력을 별도로 따져본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이 사건 문제점 중 하나가 증거능력 문제를 충분히 따져보지 않는 데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증명력이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증거가 가진 능력이에요. 형사 재판을 포함한 모든 재판에서 증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증명력입니다.

그런데 말씀드린 것처럼 형사재판에는 증거 능력이라는 것을 별도로 따져봅니다. 예를 들어보죠. 수사관이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 유죄의 증명력을 갖는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어요. 판사가 이 자백을 들어보니 설득력 있는 것 같다고 한다면 증명력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이 자백을 근거로 유죄판결을 했다고 생각해 보죠.

법원이 자백으로 유죄 판결을 하면, 수사기관에서는 굳이 어렵게 수사할 필요가 없어요.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내기가 훨씬 쉬우니까요. 수사기관은 고문에 대한 유혹을 느끼겠죠. 상황이 이렇게 되면 결국 법원 등 국가기관이 수사기관의 고문을 허용하고, 나아가 조장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문제 되는 것이 증거 능력입니다. 아예 고문으로 얻은 증거는 증거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법정에 증거로 내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법정에 낼 수 있냐 없냐를 따지는 게 증거 능력이에요.

이 케이스 같은 경우, 간접 사실을 증명하는 데 증거들이 많이 동원됐습니다. 그런데 제출된 증거 대부분이 컴퓨터를 통해 얻은 증거, 그리고 '누가 뭐라고 말했더라'는 식의 진술 증거들입니다. 이 두 종류의 증거 모두 고문에 의한 자백의 경우처럼 별도로 증거 능력이 문제 될 수 있는 증거들입니다.

일단 진술 증거의 증거 능력에 대해 전문 법칙이라는 증거 능력 법리가 있습니다. 디지털 증거의 경우에도 디지털 증거 능력에 대한 법리가 있고요. 둘 다 실무에서는 증거 능력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많고, 이 사건의 경우에도 따져볼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판결문엔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어요.

1심 과정에서 변호인들과 검사들이 이 부분에 대해 얼마나 다퉈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간접 사실로 내용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거 자체에 문제는 없는지, 이 증거들을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충분히 다투지 않은 거 같아 의문이고, 이 부분이 이번 판결의 한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김필성 변호사
 김필성 변호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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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짓을 알았다, 그러니 나쁜 짓도 같이 했다?

- 이 사건도 직접 증거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건가요?
"법원은 그렇게 판단한 거 같아요. 제 생각에 간접 증거 문제는 두 가지 정도 짚을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법원이 판결문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간접 증거를 통해 추론하는 게 무엇이냐면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이 킹크랩을 통해 여론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설사 김 지사가 그걸 알고 있다고 해도 바로 공범이 되는 건 아닙니다."

- 무슨 말이죠.
"공범이 됐다는 건 어떤 범죄 행위를 같이 한다는 의미죠. 이런 개념을 법학에서는 기능적 행위지배라고 합니다. 이 판결문을 보면 김 지사가 드루킹의 여론조작에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저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걸 알았다는 것과 나쁜 짓을 같이 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사실이죠. 상식적인 문제입니다. 그런데 판결문의 구조는, 김 지사는 드루킹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을 알았다고 추론을 한 다음에, 다시 김 지사가 드루킹의 행위에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으니 공범이라고 추론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바로 그 행위를 같이 했다고 결론 나는 건 아니잖아요. 이 부분을 논리적으로 비약해가며 인정한 것입니다.

판결문을 보면 공범 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 이런저런 간접 사실을 제시하긴 했습니다만, 여기에 언급되는 간접 사실은 김 지사가 그걸 알았다는 사실을 추론하는 데 사용된 것들입니다. 김 지사가 드루킹과 직접 그걸 했다는 사실까지 이 간접 사실들로 추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죠.

또한 이에 대한 직접 증거는 물론 없고, 간접 증거들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그 부분을 논리적으로 뛰어넘어서 김 지사가 같이 공모해서 나쁜 짓을 했다는 것까지 인정했어요. 이 부분은 분명 문제입니다."

- 정리하자면 김 지사가 인지했을 수는 있는데 그걸 같이 했는지는 모른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그걸 논리적으로 뛰어넘은 거예요. 두 번째 문제는, 김 지사의 유죄를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제시된 근거 중 하나인 오사카와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데 제시된 간접 증거들과 법원이 인정한 간접 사실들을 살펴보면, 드루킹이 자기네 사람들에게 '영사 관련한 이야기가 잘 되고 있다'고 말한 증거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 지사와 고리를 찾을 수 없어요.

이 얘기는 결국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내가 영사 자리 알아봐 주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드루킹이 자기 추종자들에게 '나 김경수와 이런 이야기도 해'라고 블러핑(공갈)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 오간 것에 불과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앞서 말한 대로 간접 사실로 영사 제안 사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김 지사와 드루킹 사이에 긴밀하게 이야기가 오갔다는 증거나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뭔가 제안했다는 사실을 추정할만한 간접 증거라도 충분히 존재해야 하는데, 없어요.

드루킹이 추종자들과 대화한 내용에 대한 증거들만 있으면 상식적으로 자기들끼리 과시한 것에 불과했다고 보는 게 맞겠죠. 이것만으로 실제로 김 지사와 드루킹이 영사 제안에 대해 얘기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입니다."

- 재판부는 김경수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김경수씨 등이 댓글 작업을 하는 것과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댓글순위를 조작한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판단했는데 직접 증거는 없고 간접 증거인 드루킹의 진술만 있어요. '진술의 일관성도 없는데 실형이 나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판결문을 읽어보면 판사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보지는 않았어요. 저도 진술이 일관되는지 아닌지는 원래 진술을 봐야 알 수 있는 문제니, 언론 보도만 의견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보도상으로는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는데 실제 그랬는지는 실제 진술 내용을 보면서 따져봐야 할 문제죠.

다만 진술의 일관성이라는 것이 '모든 진술이 전혀 모순이 없이 정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진술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 기억에 의존하는 거잖아요. 사람의 기억이 항상 모순 없이 깔끔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진술이 큰 틀에서 볼 때 일관되고 믿을 만하다고 보면 진술 일관성이 인정될 수는 있어요. 판결문에도 '일부 진술이 안 맞는 부분은 있던 거 같은데 그게 믿지 못할 정도로 배제하긴 어렵다'는 부분은 등장합니다."

"컴퓨터업무방해 유죄 선례 있으나... 김경수 구속은 이례적"

- 현직 경남도지사를 구속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던데.
"일단 유무죄 판단과 별개로, 이것도 형사 재판의 특수성 중 하나인데, 형사재판에서 유무죄와 별도로 양형이라는 게 있습니다. 똑같은 유죄라도 피고인을 풀어줄 수도 있지만 오래 감옥에 가둘 수는 있는 거죠. 보통 이 부분은 엄격한 법리적 문제라기보다 판사가 보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사건들이나 판결들의 경우들과 비교해 이례적인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김경수 지사는 광역지자체장이잖아요. 현직 도지사가 1심부터 감옥에 가 있으면 도정 공백이 매우 길어지게 되죠. 그리고 이 판결문은 구조상 간접 사실로 추론한 게 대부분인데, 추론이라는 건 깨질 수 있잖아요. 김 지사가 드루킹과 여론조작을 하는 걸 누군가 직접 보고 촬영한 증거가 있는 경우와는 분명 다릅니다.

따라서 2심 또는 3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이런 판결에서 경남도민이 직접 투표해 뽑은 도지사를 법정구속까지 하면서 도정을 마비시키고 공백을 초래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저도 매우 의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 업무방해 혐의잖아요. 이 혐의로 실형 나온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없는 건 아니에요. 제가 했던 케이스 중에서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이 나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사건과 구조가 비슷한데, 네이버 검색어 광고 시스템을 악용해 불법 프로그램을 개발해 네이버 시스템과 경쟁하는 상대방에게 타격을 준 사건이었죠.

다만 이런 걸 감안하더라도 김 지사 케이스가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할 정도의 사안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선례가 아예 없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례적으로 과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 1심 재판의 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양 전 대법원장 구속에 대한 보복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또 사법농단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습니다.
"국민이 재판부 판결을 존중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에 객관성이 담보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객관성이 담보되고 있는지 여부는 담당 판사의 머릿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으니 알 수 없죠. 그래서 오해의 소지를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판사의 아들이 기소돼 피고인이 됐습니다. 그 판사가 그 자식을 재판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 판사가 정말 훌륭하고 양심적인 판사여서, 자기 자식이라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설사 그 판사가 양심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믿냐'고 할 겁니다.

1심을 판결한 재판장은 '양심에 따라 잘 판단했다'고 스스로 주장할 수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누가 봐도 그 사람이 유혹을 느끼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했을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 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 비서였고, 사법농단의 주요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그런 사람이라면 법원 차원에서 아예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배제했어야 맞습니다. 따라서 지금 그런 의혹은 충분히 제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합니다."

-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을 냈는데.
"그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신뢰는 법원 스스로 '우리가 객관적이고 잘하니까, 국민은 우리 말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생겨나는 게 아니에요. 법원이 국민에게 먼저 신뢰를 주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과 사적으로 관련이 있고, 사법농단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사람을 재판정에 판사로 앉혀놓고 사법부를 믿으라는 건 앞뒤가 바뀐 거죠.

사법부가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김 대법원장이 국민 위에 있는 게 아니에요. 국민 보고 무조건 자기 말을 믿으라고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자기들이 먼저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죠.

이미 사법농단 등의 문제 때문에 사법부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입니다. 자기들이 먼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야지, 믿을 수 없는 인물에게 재판을 맡기고 '사법부가 무조건 맞으니까 내 말을 들으라'는 건 국민을 아래로 내려보는 거죠."

"법원, 성창호 배제했어야... 2심, 낙관적이진 않을 것"

-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헌법 불복한다고 비판합니다. 삼권분립인데 입법부가 사법부 공격하면 안 된다는 거죠.
"이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첫째, 헌법상의 어떤 기관도 권력이나 권한은 국민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설사 사법부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어요.

사법부의 주장처럼 사법부가 국민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면, 그 기관은 헌법적으로 존재할 가치가 없는 겁니다. 국민의 지지와 신뢰에 기반한 기관이어야 하는데 국민의 비판을 차단하고 무시한다면 더 이상 그 기관은 헌법적 가치나 권위를 인정받을 수 없는 거죠. 국민과 괴리된 것이니까요.

둘째, 삼권분립 문제입니다. 삼권분립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상호 간 견제입니다. 애초에 삼권을 분립하는 이유가 견제와 균형 때문이죠. 따라서 사법부도 견제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법부의 입장이나 판결에 대해 견제하려면 당연히 비판이 가능해야죠.

물론 사법부 존립을 흔든다거나 사법부를 한쪽이 지배하려고 하는 건 문제일 겁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판결이야말로 사법부가 판결로 행정부를 견제한 것이잖아요. 마찬가지로 사법부가 법적으로 잘못된 게 있고 비판할 거리가 있으면 비판을 받아야죠."

- 이후 재판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앞으로의 주요 포인트는 뭐라고 보세요?
"2심이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분위기만 봐서는 2심 가서 당연히 뒤집힐 것처럼 이야기하는 분위기도 있던데, 그건 확신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에는 자유심증주의라는 원칙이 있거든요.

'증거를 어떻게 믿을 건가'는 판사의 양심에 맡기는 원칙입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증거 판단과 사실인정을 판사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의 원칙이죠. 물론 판사들은 양심에 따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어쨌든 이 원칙에 따라 판사가 자기 판단대로 판결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2심 법원이 자기들이 보기에 무엇이 맞다고 판단할지는 말 그대로 2심 법원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 사건 2심은 1심을 지고 올라가는 거잖아요. 변호사 입장에서는 불리한 1심 판단을 뒤엎어야 하는 것이라서 1심보다 까다롭죠. 이 사건의 경우 간접 사실에서 어떻게 추론하는지가 중요한데, 나열된 간접 사실로부터 1심 결론으로 이어지는 추론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논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걸 성공적으로 해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변호인 입장에선 쉽지 않은 부분이에요. 법원은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어떤 결론이든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이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아까 말씀드린 두 가지 부분에 주목해서 변호인들이 추론을 끊어내는 게 관건일 것 같고요. 전체적으로 볼 때 변호인 입장에서 해볼 만한 것은 같습니다. 그렇지만 추론을 끊어내는 작업이 변호사 입장에서 노력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2심이 그렇게 낙관적이진 않을 것 같습니다. 변호인들은 정말 열심히 싸워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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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