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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맥주 발전 사를 한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놓았다.
▲ 칭다오맥주 연혁 연도별 맥주 발전 사를 한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놓았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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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박물관, 천막성, 피차위엔, 찌모루 시장은 칭다오 북부에 위치한다. 잔교, 5.4 광장 등이 해변을 낀 신시가지고 이곳은 구도심이다. 확 트인 해변과 수평선, 높은 빌딩 숲은 신시가지의 볼거리라면 이곳은 소소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와인, 위스키 등 지역을 대표하는 술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맛이나 스토리가 있다. 농부의 피땀과 혼이 깃들어 있을 뿐 아니라 민족정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박물관을 만들기도 하고 지역 축제를 여는 경우도 있다.

칭다오에서는 맥주가 도시를 살리고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가전, 전기, 기타 등 산업 시설 및 요트 경기장보다도 '칭다오 맥주'가 먼저 떠오른다. 골목길 가게에 붙여 놓은 '칭다오 맥주 1 병에 4000원'이 내가 칭다오를 알게 된 동기였으니까.

100여 년 전만 해도 맥주는 독일,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서양에서만 생산되던 때라 동양인 중국에 보리를 심고 맥주를 생산한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었다. 고려 말 문익점이 목화 씨를 들여와 보급시킨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맥주 박물관은 건물 외관상 고풍이 있다거나 세월의 흔적을 느낄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현대식 벽돌 건물에 100 주년 기념 입체 간판들만 눈에 띌 뿐이다. 역사 체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건물 안에는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맥주보리를 선별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재현해 놓았다. 정선된 맥아를 분쇄하고 온도를 맞춰 물에 담근다. 맥아즙을 여과기에 걸러내고 홉(향)을 첨가한 후 끓여 준다. 
 
1903 년 맥주가 생산된 후부터 만들어진 설비
▲ 맥주생산 설비 1903 년 맥주가 생산된 후부터 만들어진 설비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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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인 맥아즙을 목재통에 보관시켜 발효시킨다.
▲ 목재통 끓인 맥아즙을 목재통에 보관시켜 발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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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탱크에서 숙성된 맥주를 여과하여 투명하게 한 것이 생맥주다. 여기에 열처리로 효소나 효모의 활성을 정지시킨 것이 일반 맥주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당시 사용했던 각종 설비들을 보존하고 재현해 놓은 것이 특이하다. 수동식에서부터 자동화된 현재 모습까지도.

또한, 세계의 온갖 맥주를 진열해 놓은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복도 벽면에는 칭다오 맥주가 수출되고 있는 나라의 도시 배경과 칭다오 맥주를 촬영한 사진을 걸어놓았다. 우리나라 숭례문을 배경으로 한 사진도 걸려 있다.

복도를 나서자 공장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공장 모습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한눈에 들어온다. 자동화된 시스템이라 인부는 몇 명에 불과했다. 컨베이어 벨트가 계속 돌아가고 맥주가 박스로 포장되어 떨어진다.

독일인에 의해 만들어진 맥주공장의 상황을 보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품 및 도시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서울 소주, 부산 막걸리, 장성 소주... 상상해 본다.

독일이 처음 칭다오에 들어왔을 때 만들어진 거리 피차위엔은 땔감을 팔던 거리다. 좁은 골목길에 길게 늘어선 먹거리 골목이다. 길거리 음식인 각종 꼬치구이, 만두 등을 보니 군침이 돈다. 현지 음식을 먹어 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찌모루시장은 이른바 짝퉁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다양한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처음에는 모방상품을 만들고, 다음 단계는 짝퉁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독창적인 상품을 만드는 단계다. 가방, 시계, 핸드백 등 없는 것이 없다. 오늘의 중국이 있기까지는 이러한 모방의 단계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관광,레저, 오락 기능을 갖춘 아케이트 형태의 테마파크...총독부, 화석루, 기차역 등 유럽풍 건물 들을 재현 해 놓았다.
▲ 천막성 관광,레저, 오락 기능을 갖춘 아케이트 형태의 테마파크...총독부, 화석루, 기차역 등 유럽풍 건물 들을 재현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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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칭다오 여행 일정은 구도심, 신시가지, 황다오, 청양 등이다. 구도심은 재래시장, 맥주 박물관이 있는 곳이고 신시가지는 5.4광장의 해변 도시다. 칭다오에서 관광하고 잠은 황다오에서 자고, 밥은 코리아타운이 있는 청양에서 먹었다.

낮과 밤이 다른 도시 황다오, 낮에는 회색의 도시에서 밤에는 휘황찬란한 빛의 도시로 바뀐다. 카멜레온의 도시다. 대형 쇼핑점 뒤로 보이는 산 전체가 불야성이다. 아파트도 가지각색의 조명을 꾸며놓았다. 우리와는 다른 야경의 모습이다.

칭다오에서 황다오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세계에서 제일 긴 다리인 교두만 다리가 있고 해저 터널도 뚫려 있다. 해저터널을 거쳐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가로등이 특이하다. 태양광 시설인 모양이다. 

화려한 빛에 놀라고, 웅장함에 놀라고 쇼핑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놀랐다. 그 길이가 1km 이상 되는 3 층 건물에 직원들만 빽빽히 서있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선가 보다. 전광판에 마릴린 먼로, 이소룡 영상이 보인다. 팝송이 은은하게 들려온다.
    
유명 브랜드 아울렛 및  공연장...  여름 성수기 때는 관광객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가게는 찾는 사람이 없이 한가하다. 공연장은 대부분 한국사람들이 공연을 보기위해 단체로 입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 지묵 해변 유명 브랜드 아울렛 및 공연장... 여름 성수기 때는 관광객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가게는 찾는 사람이 없이 한가하다. 공연장은 대부분 한국사람들이 공연을 보기위해 단체로 입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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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세기말 우리와 비슷한 동병상련의 아픔을 딛고, 도약하고 있는 칭다오(청도)를 돌아 보았다. 세계에서 제일 긴 다리가 있고 독일인이 남기고 간 맥주를 지역 상품화 하여 관광, 산업, 해양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태그:#칭다오, #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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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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