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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구치소행 호송차를 타고 있다.
▲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구치소행 호송차를 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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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패닉'에 빠졌고,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선무효'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무죄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 지사의 공모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 증거가 부족한 데다, 드루킹 일당의 말이 오락가락 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드루킹 일당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하는가 하면, 말을 맞춘 사실까지 드러나 이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1월 30일 1심 선고공판에서 댓글조작 가담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에 대해 징역 2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댓글 작업을 지속하는 대가로 일본 오사카·센다이 총영사직을 제공하려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김 지사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포털사이트 회사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 공간의 투명하고 자유로운 여론 형성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한 심각한 범죄"라며 "거래 대상이 돼선 안 되는 공직을 제안하기까지에 이르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지사와 공모했다는 허익범 특검과 드루킹 일당의 주장을 모두 수용한 것이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 '대선무효' 주장
 
'대선 무효' 주장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과 관련해 '대선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대선 무효" 주장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과 관련해 "대선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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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가 법정구속되자 야당은 맹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한편,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특검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1월 31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여는 등 문 대통령을 향한 공세의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진태 의원은 '대선무효'를 주장하며 대선불복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예상하지 못한 듯 당내에서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드루킹 사건이 민주당이 문제 제기한 네이버 댓글 조작 의혹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충격은 배가 된다. 민주당의 수사 의뢰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김 지사의 구속으로 이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대책위까지 구성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당 등 야권이 문 대통령의 인지 여부를 거론하며 총공세로 나오고 있는 데다, 자칫 대선 불복 프레임에 갇히게 될 경우 정권의 정당성이 위협받는 등 국정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이 강하게 방어막을 치고 있는 배경에는 한편으론 판결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김 지사가 법정구속된 직후 "사법부가 허술함이 드러난 여러 오염 증거를 그대로 인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가 진술을 바꾸거나 말 맞추기를 시도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지는 드루킹 일당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드루킹 일당은 경찰 수사에서 '격려금 100만원을 한 번만 받은 것으로 하지 말고 다달이 받은 것으로 하자'고 말을 맞춘 사실이 드러나는가 하면, 2018년 8월 특검의 대질신문 과정에서는 김씨가 킹크랩 시연회가 끝난 뒤 김 지사로부터 격려금 명목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주장의 신빙성에 허점을 보이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성창호 부장판사의 이력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성창호 부장판사의 경력 등에서 정치적 배경을 의심할 요소가 충분하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 판사를 했고, 상당한 측근으로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차장 공소장에도 사법농단에 관여했다고 적시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화하는 박주민-오영중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오른쪽)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1차 대책위 회의에서 김경수 지사의 변호인 오영중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 대화하는 박주민-오영중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오른쪽)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1차 대책위 회의에서 김경수 지사의 변호인 오영중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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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전 판사 "구속, 가장 심각한 이번 판결의 문제" 

김 지사의 1심 선고기일이 연기된 것도 논란이다. 당초 지난 1월 25일로 예정됐던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에 대한 1심 선고가 30일로 연기된 것과 관련해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기호 전 판사는 1월 31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선고 연기는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하필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있는 그날에 선고기일이 연기됐다. 그러니까 결국은 그 영장 발부 여부를 지켜보느라고 선고 연기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고 연기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재판부가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김 지사가 법정구속됐다는 점이다.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김 지사의 구속 판결에 대해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 변호사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다음은 서 변호사가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이 부분은 가장 심각한 이번 판결의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도지사라고 해서 봐주려고 법정 구속을 안 하는 건 아니고요. 일반적으로 도지사에 대해서 법정 구속을 안 했던 이유는 현직 도지사로서 도정 업무를 이행을 해야 되는 그런 업무의 연속성 측면도 있지만 도지사가 일단 도주 우려는 없는 것이고요.

우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기준이 증거인멸 우려 또는 도주 우려입니다. 그다음에 그다음에 증거인멸 우려가 있느냐 이 부분인데 이 사안이 그리고 기존에 도지사에게 적용됐던 범죄 혐의 내용이 대체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정도 사안은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사안도 보면 드루킹의 진술과 김경수 지사의 진술이 다른데 그렇다고 하면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의 진술을 뒤집을 수 있도록 회유한다든지 이럴 가능성이 있느냐, 이게 바로 증거인멸의 가능성인데 드루킹은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에 사실 회유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고 오히려 드루킹 쪽에서 계속 여러 가지 협박성 편지나 이런 것들을 보내왔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굳이 그것도 실형 2년밖에 안 되는데 2년의 실형을 선고하기 위해서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는데 법정 구속할 필요가 있었느냐. 그렇기 때문에 이 판결이 보복에 의한 판결이 아니냐 이런 의심을 사는 겁니다"


요컨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현직 도지사의 경우 도정의 연속성 등을 감안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과거 '성완종 게이트'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대비되는 판결인 셈이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실형 선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교수는 1월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댓글·추천 올리기에 대해서 컴퓨터업무방해죄를 적용한 사례들이 있지만 내가 아는 한 모두 벌금형 정도였다"며 "여론훼손죄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처벌하는 건 원님재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미네르바 처벌하고 비슷한 동어반복의 냄새가 난다"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재판부의 판결을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양 전 대법원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구속이 말해주듯 사법농단 사태 이후 사법부가 고위공직자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판결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직 도지사의 법정구속이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판결은 어디까지나 재판장의 재량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반론에도 불구하고 판결을 둘러싼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시민의 이름으로, 이번 김경수 지사 재판에 관련된 법원 판사 전원의 사퇴를 명령합니다'는 제하의 청원은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21만 6천여 명(2월 1일 오전 3시 기준)의 동의를 얻었다.

같은 날, 사법농단 관여 의혹을 받고 있는 법관 10명에 대해 추가 탄핵소추를 제안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김 지사를 법정구속시킨 성창호 부장판사가 향후 탄핵소추 명단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지사 유죄 판결과 법정구속을 둘러싼 공방이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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