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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키마 미술관에서 평화춤을 춘 뒤 단체 사진을 찍었다.
▲ 사키마 미술관에서  사키마 미술관에서 평화춤을 춘 뒤 단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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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는 엄혹한 지상전의 아픔을 겪은 후에도 여전히 거대한 미군 기지가 점령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땅의 사람들이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예술의 힘'을 빌린다면 그러한 공간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미술관이 여러분 가슴 속에  '녹음' 으로 자리잡길 바라고 있습니다." -관장 사키마 미치오의 인사말 중
  
22일 방문한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사키마 미술관은 후텐마 기지로 둘러싸여 있다. 사키마 미치오씨와 아내, 아들이 운영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지금 이곳은 녹음이 무성한 편이지만, 전쟁 이후 오키나와는 목조 건축물과 자연이 모두 타버려 폐허처럼 변했다. 당시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수십 년 간 푸르름을 볼 수 없고 식물이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어느 날 산호석 틈새로 푸른 잎이 돋아나는 것을 경이롭게 지켜봤다"고 슈리성 성곽에서 증언했다.

사키마 미치오는 전쟁과 살상 기지 비용인 지대를 개인을 위해 헛되이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단다. 전문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사키마 미치오는 '그림 컬렉션'을 시작한다. 역사학·민속학·고고학 등, 일본 고대 만엽연구가 우에오 마코토 작품, 20세기 종교화가 조르주 루오, 20세기 독일의 대표적 판화가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 아이들을 품어 안은 어머니' 등 다수의 작품, 도네야마 고우진의 작품 등을 수집한다.

1983년 히로시마 원폭의 그림 15부를 그린 미루키 이리와 미루키 토시가 '오키나와전의 그림' 작업에 착수한 것을 알고 1984년 그림을 인수하기로 합의한다. 1992년 후텐마 기지 안에 있는 조상의 토지 반환 운동으로 1801㎡의 땅을 반환 받아 사키마 미술관을 설립하고, 전쟁의 참상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사키마 미술관을 관통하는 주제는 삶과 죽음, 고뇌와 구제, 인간과 전쟁이라고 한다.

1945년 일본은 2차 대전 막바지에 패배를 예감하고 일본 본토를 침공하지 말아달라는 요구와 함께 오키나와 섬을 방패막이로 삼는다. 일본군은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미군에게 치욕과 수치를 당하느니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라'고 철저하게 세뇌했다. 전쟁 막바지에는 일본군에 의한 집단학살도 있었다고 알려진다. 오키나와에는 자연동굴이 많아, 주민들이 자연동굴에 피신해 있다가 집단 자살한 곳이 수십 곳에 이른다고 한다.

1945년 4월 1일~6월 23일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에 패해 집단 자살한 일본군은 오키나와 주민들에게도 집단 자결을 강요해 오키나와 민간인 약 9만4000명, 오키나와 출신 징집병 약 3만 명이 숨졌다고한다. 
  
 마루키 이리가 현장 체험자의 증언을 토대로 14부 연작으로 그림 그림
▲ 오키나와전의 그림  마루키 이리가 현장 체험자의 증언을 토대로 14부 연작으로 그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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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전의 그림'은 그런 오키나와 자연동굴 강제 집단사 현장에 있던 체험자의 증언을 직접 듣고 그들을 실제 모델로 마루키 이리와 마루키 토시가 14부 연작으로 그린 그림이다.
 
'오키니와전의 그림'

수치스럽기 전에 죽어라
수류탄을 주시오
낫으로 괭이로 면도날로 해치워라
부모는 자식을 남편은 아내를
젊은이는 늙은이를
에머랄드 빛 바다는 붉은 빛으로
집단 자결이란
손을 빌리지 않은 학살이다 /마루키 토시
 
전장을 헤메는 여성, 어린이, 노인 오키나와 자연 동굴에서 강제 집단사 하는 모습, 피로 붉게 물든 바다, 미군의 군함, 한쩍에 가득 쌓인 해골, 진실을 응시하는 소년의 모습 등... 그림은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6월 23일 저녁  뚫린 창으로 석양빛이 들어와 비출 때 추모제를 드린다.
▲ 6. 23 위령제 추모 게단  6월 23일 저녁 뚫린 창으로 석양빛이 들어와 비출 때 추모제를 드린다.
ⓒ 평화어머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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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는 1974년 조례를 통해 전투가 끝난 6월 23일을 '위령의 날'로 정했다.

사키마 미술관에는'위령의 날' 추모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전망 계단이 있다. 6월 23일을 상징해 각각 6개의 아래 계단과 23개의 윗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후텐마기지를 조망할 수 있다. 그리고 6월 23일 저녁 무렵이면 끝부분에 뚫린 사각형의 프레임 속으로 6월 23일 일몰의 석양이 정확하게 들어와 비치도록 설계됐다. 6월 23일 석양이 사각형의 창안에 들어와 비치면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드린다고 한다.
 
 사키마 미슬관 앞에서 전쟁과 탐욕이 없는 평화 세상을 기원하는 평화의 춤을 췄다.
▲ 평화춤을 추는 평화어머니회  사키마 미슬관 앞에서 전쟁과 탐욕이 없는 평화 세상을 기원하는 평화의 춤을 췄다.
ⓒ 평화어머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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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어머니회는 사키마 미술관 앞에서 전쟁 없는 평화세상을 기원하며 '이매진'에 맞추어 평화 춤을 췄다. "평화가 왔다~ 헤이와가 키타. 무기는 가라~ 부키와 사레"를 힘차게 외치면서.

일본 본토에 의해 버려지고 미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땅 오키나와. 오키나와의 많은 주민들이 반대하는데도 헤노코에선 바다를 매립해 기지를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고, 후텐마 해병대 기지 이전 공사도 강행하고 있다. 

오키나와 섬의 비극은  제주 4. 3의 비극, 강정의 아픔과 쌍둥이처럼 닮은 꼴이다.  평화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오키나와를 방문한다면 사키마 미술관을 꼭 둘러볼 것을 권한다.

태그:#사키마 미술관, #평화어머니회, #오키나와 평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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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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