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또 한 번 진화하기 위한 시즌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1월 30일(이하 한국 시각) 2019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부인 배지현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일단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으로 이동한 뒤 류현진은 다저스의 스프링 캠프 참가를 준비한다. 2월 중으로 애리조나 주로 이동하여 스프링 캠프 서부 리그인 캑터스리그 캠프장에서 다른 투수들과 포수들을 만나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LA다저스 류현진 출국 인사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 LA다저스 류현진 출국 인사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류현진은 2018년 정규 시즌 15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7승 3패 평균 자책점 1.97, 포스트 시즌 4경기 선발에서는 1승 2패 5.21을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과 승률에서는 상당히 준수했지만, 시즌 중반 사타구니 내전근 부상으로 인해 정규 시즌을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KBO리그도 MLB도 FA 시장 한파, 커쇼와 류현진의 안정적인 선택

원래 류현진은 2018년을 끝으로 2013년 포스팅 시스템으로 계약했던 다저스와의 6년 계약이 끝났다. 5년 안에 누적 750이닝을 돌파할 경우 옵트 아웃 조항이 있었지만, 어깨 수술로 2시즌 동안 도합 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미가 사라졌다.

다저스는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옵트 아웃을 행사했고, 류현진이 FA 자격을 얻게 됐다. 선발투수 자원들이 많았지만, 다저스는 커쇼와 류현진을 잡기 위해 시즌이 끝나자마자 커쇼와 협상을 시작했고 류현진에게도 퀄리파잉 오퍼를 신청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선수 생애에서 한 번만 받을 수 있고, 이를 수락할 경우 직전 시즌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금액으로 1년 재계약이 확정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추가 협상을 통해 계약을 연장할 수 있으며, 오퍼를 거절하더라도 다른 재계약이 가능하다. 이적할 경우 드래프트 지명권 1장의 보상이 이전 팀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다저스는 결과적으로 커쇼와 류현진을 모두 붙잡는 데 성공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상으로 인해 최근 3시즌 연속으로 200이닝을 넘기지 못했던 커쇼는 이전 계약과 비교해 평균 금액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기간이 연장된 수정 계약을 맺었다. 류현진도 오퍼를 수락하면서 2019년 197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됐다.
 
류현진, 2019 시즌을 준비하며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류현진, 2019 시즌을 준비하며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다저스와 재계약을 완료한 커쇼와 류현진의 선택은 2019년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나름 합리적이라 보인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가 워낙 강하여 아직까지도 대형 선수들의 계약들이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노사 협약을 개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치세가 크게 강화됐다. 일정 수준의 팀 연봉을 넘기면 과태료뿐만 아니라 초과 금액에 따른 부가세를 또 내야 하는 것으로 개정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래프트 지명권, 해외 아마추어 선수 계약 보너스 풀에 대한 제재까지 생기면서 빅 마켓 팀들도 팀 연봉 줄이기에 나섰다. 2013년부터 사치세를 내던 다저스도 결국 최근 몇 년 동안 팀에서 비중이 줄어드는 고액 연봉 선수들이나 몸값이 치솟는 선수들에 대한 정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여 사치세 부과를 피하게 됐다.

전담 트레이너 김용일 코치와 함께한 겨울 훈련

어깨 수술로 인해 사실상 2년을 거의 통째로 날린 류현진은 당시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닝 코치를 맡고 있던 김용일 코치를 만나 겨울 동안 재활 훈련에 돌입했다. 한화 이글스 시절에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던 류현진과 김용일 코치는 2016년 겨울 재활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어깨와 팔꿈치 재활에 집중한 결과 류현진은 2017년 풀 타임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다저스의 투수 자원 활용으로 인해 10일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일단 풀 타임을 보냈다는 것이 성과였다. 다만 시즌 말미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겨울에 귀국한 류현진은 또 김용일 코치와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2018년 사타구니 내전근 부상이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긴 했지만, 건강하게 등판했던 정규 시즌 15경기에서 류현진은 한화에 있던 2010년 이후 생애 2번째로 평균 자책점 1점 대 시즌을 보냈다.

월드 시리즈를 마치고 귀국한 류현진은 또다시 만난 김용일 코치와 함께 더 알찬 내용으로 겨울 훈련을 진행했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는 과정에서 개인 전담 트레이닝 코치를 붙여줄 것을 부탁했고, 다저스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김용일 코치는 LG 트레이닝 코치를 사임하고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닝 코치가 됐다. 김용일 코치는 2019년 다저스의 코치로 활동하며 선수단 전용 비행기를 타고 류현진과 시즌 일정을 함께한다. 류현진을 전담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경기장의 모든 시설을 출입할 수 있다.

일단 류현진이 30일에 배지현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먼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김용일 코치는 국내에서 설날을 보낸 뒤 출국하여 2월 14일 캑터스리그 캠프장에서 시작되는 다저스의 투수조 일정부터 합류한다.

20승 도전 선언한 류현진, 목표의 의미는 풀 타임 출전

류현진은 출국하기 전에 서울에서 팬 미팅을 치렀다. 비슷한 시기 다저스에서 팬 페스트가 있었지만, 류현진은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우선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류현진은 팬 미팅 자리에서 올 시즌의 목표를 '20승'으로 밝혔다.

류현진의 단일 시즌 최다승 통산 기록은 신인 시절이었던 2006년 18승(트리플 크라운, 신인상, MVP)이었다. 메이저리그 기록만 따졌을 경우 2013년과 2014년에 거둔 14승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풀 타임 선발투수로 등판하면 보통 30경기에서 33경기 사이를 등판하게 되는데, 20승은 2/3 이상의 승률을 유지해야 이룰 수 있는 기록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최고의 왼손투수라 불리는 커쇼도 20승 시즌은 2011년과 2014년 2번 뿐이었다. 당시 커쇼는 각각 21승을 거뒀고, 모두 사이 영 상 수상에 성공했다.

그 만큼 메이저리그에서 정규 시즌 20승은 힘든 기록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20승으로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류현진이 건강하게 풀 타임을 뛰고 싶다는 뜻을 강력하게 어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보냈던 6년 동안 풀 타임을 치렀던 시즌은 2013년과 2014년, 2017년 3시즌에 불과했다. 그 3시즌 중에서도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지 않았던 시즌은 2013년 첫 시즌뿐이었다.

류현진은 2019년 한 시즌을 보내고 나면 다시 FA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 받아야 한다.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류현진이 오퍼를 수락한 이상 1년 동안 1970만 달러 연봉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강한 각오를 다진 류현진이 꿈의 목표인 20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올 시즌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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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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