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한국 시각)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CF와 헤타페CF의 코파 델 레이(국왕컵) 8강 2차전.
 
1-1로 접전이 펼쳐지고 있던 후반 26분 발렌시아 홈구장 캄프 데 메스타야의 4만9500명의 관중들이 교체 투입되는 한 선수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바로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17)이었다.
 
헤타페 상대로 환상적인 패스 선보인 발렌시아 이강인

이강인은 이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몸놀림은 누구보다 가벼웠다. 패스가 오면 능수능란한 발재간과 간결한 볼 터치 능력을 선보이며 문전 앞에 있는 동료를 향해 재빨리 크로스를 시도했다.
 
173cm, 63kg의 비교적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체격 좋은 수비수들을 요리저리 흔드는 이강인의 모습은 마치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했다.
  
 발렌시아 이강인(18)이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콜리세움 알폰소 페레스에서 열린 코파델레이 8강 1차전 헤타페와 원정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발렌시아 이강인(자료사진) ⓒ AFP/연합뉴스

 
양팀이 1-1로 접전을 펼치고 있던 '침묵의 시간'을 깬 것도 이강인이었다. 후반 47분 오른쪽 측면에서 헤타페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왼발로 찬 것이 상대 최종 수비라인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이강인의 환상적인 패스는 동료 공격수 산티 미나의 헤딩을 거쳐 로드리고 모레노의 골로 마무리됐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후반 48분 이강인은 절묘한 왼발 스루패스를 넣었는데, 케빈 가메이로를 거쳐 모레노의 골에 또 한번 기여하며 역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발렌시아 지역지 '엘데스마르케'는 "이강인의 발에서 역전극이 펼쳐졌다"고 보도했다.
 
'17세 소년'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31일 발렌시아에서 프로 1군 데뷔전을 치르며 한국인으로는 가장 어린 나이(만 17세 8개월 12일)에 유럽 1군 경기에 데뷔했다.

지난 13일 바야돌리드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 홈경기에선 발렌시아 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만 17세 327일)에 정규 리그 데뷔전을 치른 외국인 선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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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축구 발렌시아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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