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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2022년까지 부산 중앙동 롯데타운 부지에 짓겠다고 밝힌 308미터 높이의 전망대.(조감도)
 롯데그룹이 2022년까지 부산 중앙동 롯데타운 부지에 짓겠다고 밝힌 308미터 높이의 전망대.(조감도)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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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타운을 짓겠다며 부산 중앙동 금싸라기 땅을 가져간 롯데그룹은 20년 동안 타워건물의 1층도 올리지 않았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가받은 조건 외에 주거 시설을 넣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함께 묶인 부지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건물은 임시사용승인만 얻어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총 매출만 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줄기차게 이어져도 꿈쩍도 하지 않던 롯데가 타워 공사 재개를 선언했다. 일단 고집하던 주거 시설은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500m 정도에서 대폭 낮춘 약 380m 높이의 전망대를 만들겠다는 게 롯데가 새롭게 들고 나온 계획이다.

28일 오후 부산시와 롯데는 부산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올해 10월께 공사를 시작해 2022년 12월까지 타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사업성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다 급기야 주거 목적으로 변경되는 방안까지 검토되는 등 무려 20년 동안 지지부진한 논의가 계속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라면서 "층수에 얽매이는 형식적 최고보다는 지역에 가장 큰 이익을 줄 수 있고 도시의 품격,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최적의 관광 앵커시설로 전환해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롯데가 결국 이 요청을 받아들였고, 공중정원을 콘셉트로 하는 관광 시설 형태의 타워를 짓겠다는 결론을 내놨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부산시와 롯데는 이것을 '통 큰 결단'이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롯데에 끌려간 부산시 아쉬움 지적

평가는 엇갈린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주거시설이 들어가지 않은 점은 환영하지만 결국 해안가에 또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은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과연 액면 그대로 통 큰 결단일까에 대한 의문도 당연히 일고 있다. 향후 롯데가 이번 일을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롯데는 북항 오페라하우스 개발, 동부산 관광단지 테마파크 건설 등 부산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다. 모두 부산시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들과 궤를 함께 가져가는 일들이다.

양 사무처장은 "롯데가 지분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부산시는 이미 줄 것은 다 줬다"라면서 "롯데는 가져갈 만큼을 가져갔는데 자꾸 손해를 본다면 그런 사업은 하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 직무대행은 "부산시는 이번 안을 환영하는 입장인 듯한데 기존에 부산시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했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행정 조치를 제대로 못하고 롯데에 끌려온 점이 퇴보된 결정을 이끌었다"라고 평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부산롯데타워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부산롯데타워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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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약속지킬까... 롯데 측 "반드시 하겠다"
 

부산시와 롯데가 장밋빛 청사진으로 내놓은 통계에 대한 의문도 이어진다. 양측은 2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000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1500명의 고용유발 효과에 대한 근거로 전망대 관람객이 연간 200만~250만 명 가량이 될 것이라는 이유를 든다.

하지만 국내 최고 높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연간 관람객이 연간 165만 명 수준이란 점에서 볼 때 부산 롯데타워의 수요예측에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부산시는 "서울 롯데타워는 일반 관람시설보다 레지던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라면서 현재의 수요 예측을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이라 설명했다.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사안은 이번에는 정말 롯데가 타워를 짓느냐는 점이다. 양측의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감동훈 롯데지주 상무는 "그런 불신을 받는 걸 뼈아프게 생각한다"라면서 "2022년 12월 말 전에 완공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5년 도시설계지구로 지정되며 1999년 건축 심의를 통과한 부산 롯데타운은 2001년 착공했지만 롯데는 2009년부터 주거시설 도입을 추진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2009년 타운 내 백화점 쪽만 임시사용승인을 얻어내는 등의 방식으로 그동안 영업을 이어왔다.

태그:#롯데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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