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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벽두, 돈복이 생긴다는 돼지띠의 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일금 2백만 원을 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옥내 급수관 교체 공사비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금년 1월 초순경에 지은 지 40년 된 주택의 낡은 수도관에서 누수가 생겼다. 마당에 매설된 상수도관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짐작돼 오전에 삽을 들고 땅을 파헤쳤다. 그러나 아무 이상이 없어 보였다. 누수를 탐지하는 사람을 불렀으나 그도 어디서 새는지를 잡아내지 못했다.
 
서울시와 수도사업소가 신규 수도관 매설하는 공사비의 일부를 지원해줌.
▲ 옥내 급수관 교체 신청서 서울시와 수도사업소가 신규 수도관 매설하는 공사비의 일부를 지원해줌.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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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과 2층, 큰 공사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은근히 부아가 치미는 가운데 앞집 슈퍼에서 주전부리를 사면서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노후된 수도관을 교체하면 서울시에서 보조금을 지급해 준다는 정보를 얻었다.

남부수도사업소에 전화를 하니 담당자가 나와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전문 시공자를 불러 견적을 내 보니 이틀 공사에 부가세 포함해 385만 원. 이것저것 부대 비용을 합치면 400만 원 조금 넘는 공사다. 나의 경우에는 다가구주택에 해당돼 이중 절반인 약 2백여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지원기준은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참고 : https://arisu.seoul.go.kr/c1/sub3.jsp).

다행이도 올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아서 바로 공사 날짜를 잡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3월까지 기다려야 했을 상황.

22일 오전 7시 반, 6명의 수도관 교체 용사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그 전날, 사전 답사를 통해서 장판을 걷어내고 옮겨야 할 짐을 알려주었던 터라 준비는 끝난 상태였다.

세 팀으로 나누어진 상수도 용자들. 1팀은 수도 계량기를 잠그고 그 주변을 곡괭이로 파헤쳐 연결 부위를 만든다. 2팀은 코어 드릴을 갖고 건물 외벽에 배관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다. 3팀은 안방과 마루를 중망치로 깨부수면서 PB에이콘 파이프가 들어갈 자리를 확보한다.
 
수도 계량기에서 기존의 라인을 없애고 새 급수관을 설치하는 공사
▲ 수도 계량기 신규 라인 공사중 수도 계량기에서 기존의 라인을 없애고 새 급수관을 설치하는 공사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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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급수관을 설치하고 시멘트로 미장하여 원복한 상태
▲ 수도 계량기 공사 완료 후 새 급수관을 설치하고 시멘트로 미장하여 원복한 상태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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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실내에서 작업할 때는 흩날리는 먼지를 막기 위해서 비닐을 꼼꼼히 쳤다. 우당탕탕, 위이이리리릭. 탁탁탕탕.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나는 시공업체 사장과 함께 수도 부속을 고르려고 그의 사업장으로 갔다. 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내역을 보니 수도꼭지와 감압밸브 등등해서 30만 원 가까이 추가 경비가 들어갔다. 점심때는 작업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다 보니 5만 원 정도 지출됐다.
 
기존의 누수되는 급수관 대신에 PB에이콘 파이프를 설치하기 위한 사전 작업
▲ 새 급수관을 설치하기 위해 마루를 뜯어낸 모습 기존의 누수되는 급수관 대신에 PB에이콘 파이프를 설치하기 위한 사전 작업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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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의 장판을 걷어내고 새 급수관을 설치한 뒤에 마감한 모습
▲ 옥내 수도관 교체후 시멘트 미장 마루의 장판을 걷어내고 새 급수관을 설치한 뒤에 마감한 모습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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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1층은 오후 6시를 넘겨서 대충 완료가 됐다. 수도 배관의 세팅을 끝내고 그 위에 시멘트를 덮었다.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물은 쓸 수 있게 해 놓았으니 씻는 데 큰 불편함을 없었다. 둘째 날은 2층을 작업하면서 보일러와 변기 등을 작업하고 온수와 냉수의 설치를 마쳤다.
 
샤워기와 수도꼭지를 세팅하기 위하여 코어 드릴로 천공한 장면
▲ 샤워기를 설치하기 위해 벽에 구멍을 낸 모습 샤워기와 수도꼭지를 세팅하기 위하여 코어 드릴로 천공한 장면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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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에이콘 파이프에 샤워기와 수도꼭지를 임시로 연결한 장면.
▲ 냉온수 샤워기와 수도꼭지 가설 PB에이콘 파이프에 샤워기와 수도꼭지를 임시로 연결한 장면.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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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의 공사였다. 보일러 가동과 수도 사용에도 불편함이 없었으니, 역시 모든 일에는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야 잘 해결된다. 시공업체 측에서 모든 공정을 사진으로 기록해 남부수도사업소에 제출까지 해 주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약간의 참견과 식사 제공.
 
냉온수를 사용하기 위하여 싱크대와 드럼 세탁기에 배관을 설치하는 장면
▲ 싱크대와 세탁기에 연결된 PB에이콘 파이프 냉온수를 사용하기 위하여 싱크대와 드럼 세탁기에 배관을 설치하는 장면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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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수관을 드럼 세탁기에 조인 하는 장면
▲ 벽을 따라 이어지는 수도 배관 냉온수관을 드럼 세탁기에 조인 하는 장면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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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재를 감싼 PB에이콘 파이프를 난방관에 연결하는 장면
▲ 안방에 신규 라인을 세팅하는 장면 보온재를 감싼 PB에이콘 파이프를 난방관에 연결하는 장면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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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로 내벽의 일부를 갈아내고 새로운 배관을 설치하는 모습
▲ 내벽에 수도관을 매설하는 장면 그라인더로 내벽의 일부를 갈아내고 새로운 배관을 설치하는 모습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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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낡은 수도관에 이물질이 쌓여 수량이 충분치 않고 녹물마저 나왔는데, 이 모든 불편함이 말끔히 해소됐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올해 1월의 상수도 누수는 전화위복이 됐다. 만약, 해를 넘겨서 공사를 했더라면 보조금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서울시의 정책 기한이 2019년까지였다.

오래된 집에 거주하며 해마다 불안한 겨울을 나는 분들은 이 제도를 꼭 이용하길 바란다.

태그:#수도관 교체, #옥내 급수관 교체, #공사비 지원, #서울시 수도사업소, #누수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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