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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8일 오후 7시 35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을 재조사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아래 과거사위)가 "(당시) 검찰이 불법을 자행한 정치권력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27일 보도자료를 내 "검찰은 민간인 김종익의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 시부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등 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인지하여 수사하지 않았다"라며 "1차 수사 당시 청와대 관련 대포폰 수사, 2차 수사 당시 청와대 윗선 가담 수사를 소극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밝혀진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비선조직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인 수사와 진상은폐는 그동안 지적돼 온 검찰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검찰을 견제하고 국가권력의 불법에 대해 엄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아래 공수처)가 설치돼야 한다는 것도 명백히 확인됐다"라고 강조했다.

[부실수사 ①] "민간인 사찰, 알고도 수사 안해"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씨가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씨가 2010년 7월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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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2008년 7월 신설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아래 지원관실)이 블로그에 정부 정책을 비판한 글을 올린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불법사찰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김 전 대표는 회사의 지분을 처분하고 대표직에서 사임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후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로 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 김종익 전 대표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 ▲ 국무총리실의 자체조사 후 수사의뢰에 따른 수사(1차 수사) ▲ 장 전 주무관의 폭로 후 진행된 수사(2차 수사) 등 총 세 차례 수사를 진행했다.

과거사위는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당시 이미 지원관실이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김 전 대표에 대한 수사의뢰 역시 그 수단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라며 "김 전 대표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된 지원관실의 불법사찰과 강요행위 등을 용인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검찰에 사건이 넘어오는 과정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한 동작경찰서 수사 당시 지원관실이 권한을 넘어 수사팀에 위법한 압력을 행사했고 이는 형법상 처벌대상인 강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부실수사 ②] 수사의뢰 3일 뒤에야 압수수색, 사라진 대포폰 기록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로 24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속이 집행되어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기자들의 촬영이 시작되자 승용차 뒷 좌석에 앉은 이인규 전 지원관이 눈을 감고 있다.
 2010년 7월 24일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속이 집행되어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기자들의 촬영이 시작되자 승용차 뒷 좌석에 앉은 이인규 전 지원관이 눈을 감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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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사와 관련해 과거사위는 ▲ 검찰의 압수수색 지연 ▲ 대포폰 부실수사 ▲ 김기현(지원관실 점검1팀) USB 부실수사 등의 문제를 밝혀냈다.

당시 검찰은 국무총리실이 대검에 수사의뢰를 한 날로부터 만 3일 만에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과거사위는 "지원관실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김 전 대표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기록이나 국무총리실 자체조사결과보고서에 이미 관련 사실이 충분히 드러나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지원관실 압수수색 시기가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했다.

다만 "당시 검찰이 지원관실 압수수색에 관한 정보를 청와대에 전달했거나 청와대와 압수수색 시기를 조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법무부와 검찰 고위 간부, 청와대 고위직 공무원 등이 과거사위 조사에 응하지 않아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불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대포폰 부실수사도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1차 수사팀은 '최종석 전 행정관(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이 9111폰(장 전 주무관이 사용한 대포폰)을 실제로 개통한 사람'이라는 권아무개(9111폰 명의자)씨의 진술서를 받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했음에도 이를 1차 수사기록에 편철하지 않았다"라며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의 개입이 있었는지 밝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누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인멸이 이뤄진 2010년 7월 7일 당일 9111폰·6442폰(이영호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과 순차 통화가 이뤄진 5008폰(최 전 행정관 사용)의 통화내역은 증거인멸 사건 수사에 매우 중요한 자료였다"라며 "실제로 5008폰의 전체 통신내역을 분석하면 3847폰 사용자가 박영전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인 사실까지도 추정할 수 있었음에도 5008폰 통신내역을 기록에 편철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6442폰·3847폰의 경우 통신영장도 청구되지 않고 1차 수사기록에도 누락돼 있다"라며 "실제로는 1·2차 수사 당시 6442폰·3847폰의 통화내역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 국무차장의 증거인멸 관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누군가 고의로 수사기록에서 누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차 수사팀은 6442폰을 이 전 비서관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고 3847폰도 증거인멸 관련자가 사용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상황이었으나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라며 "당시 검찰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윗선을 밝히기 위한 대포폰 관련 수사를 매우 불충분하게 했고, 나아가 윗선 가담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갖고 마땅히 했어야 할 수사를 회피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기현 USB 부실수사'와 관련해 과거사위는 "해당 USB에는 국회의원·민선 자치단체장·민간인 사찰, 언론기관 동향보고, 좌익세력이나 시민단체의 동향, 보수단체 보조금 지원 방안 등 제목만으로도 지원관실의 권한을 벗어나는 문건이 담겨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공무원을 감찰한 경우 미행·도청·불법녹음 등의 수단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1차 수사팀도 이에 필요한 장비인 망원경·카메라·볼펜형 녹음기 등이 사용된 것을 압수수색에서 확인했다, 그럼에도 1차 수사팀은 불법사찰 문건 내용에 대한 수사를 매우 형식적이고 부실하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지적했다.

[부실수사 ③] 체포조차 지연... 주요 증거 사라지고, 윗선 부실수사
 
 민간인불법사찰의 청와대 개입 의혹과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5천만원 돈다발 사진을 공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이 5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민간인불법사찰의 청와대 개입 의혹과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5천만원 돈다발 사진을 공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이 2012년 4월 5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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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는 2차 수사에서 ▲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체포 시기 지연 ▲ 대검 중수부장의 김경동(장 전 주무관 전임자) USB 은닉 ▲ 청와대 고위 공무원 부실수사 ▲ 불법사찰 의혹 부실수사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혀냈다.

진 전 과장 체포 시기 지연과 관련해 과거사위는 "진 전 과장은 핵심 증거들을 은닉하고 있는 핵심임에도 대검 중수부 등 검찰 지휘부가 총선 등 정치적 이유를 들어 진 전 과장의 체포영장 청구를 늦추도록 수사팀을 압박했다"라며 "결과적으로 진 전 과장의 '업무처리현황' 목록 관련 478건의 사찰문건 중 단 30여 건만을 수사팀에 임의제출해 민간인 사찰 관련 자료 대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진 전 과장은 서울구치소 구금 당시 아내에게 자료를 나눠서 보관하고 USB와 노트북을 잘 보관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라며 "진 전 과장의 체포 시기를 늦춘 것은 사찰 혐의 임증자료를 확보하기 어렵게 하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했다고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진 전 과장 체포를 총선 이후로 늦췄던 검찰 지휘부의 지시에 청와대나 당시 집권 여당 정치인이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는 당시 법무부 장관,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과거사위 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아 진실규명이 불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대검 중수부장의 김경동 USB 은닉과 관련해 과거사위는 "김경동 전 주무관 USB 8개를 압수한 지 1주일여 만에 박윤해 전 수사팀장이 수사팀 검사들과 협의 없이 이를 대검 중수부에 전달한 사실은 명백히 인정된다"라며 "이 과정에서 박 전 수사팀장은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과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기동 USB가 대검 디지털수사과에 디지털포렌식이 의뢰된 사실이 없고 수사기록에도 대검 디지털포렌식 분석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라며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의 압수물을 수사팀 외부에 반출한 것 자체로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었던 점에서 대검 중수부가 김기동 USB를 가져간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판단된다, 이에 대한 검찰의 감찰 등 실효성 있는 조사가 필요하고 범죄혐의가 확인될 경우 상응하는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공무원 부실 수사와 관련해 과거사위는 "2차 수사를 통해 지원관실 비선라인(박영준 전 국무차장, 이영호 전 고용노동비서관 등)과 친위조직(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진경락 과장 등)의 존재가 드러났고 지원관실이 법적 권한을 넘어사는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라며 "그럼에도 지원관실의 'VIP(대통령) 보고' 문건 기재를 토대로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별도의 종합보고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직접적인 관련자들에 대한 면밀한 추궁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불법사찰 의혹 수사의 경우 "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증거들이 폐기되거나 은닉된 상황에서 수사팀이 민간인 사찰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볼 정황은 없으나 일부 사건의 경우 수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그 사례로 ▲ 백원우 의원 후원기업 표적 세무조사 사건 ▲ 국립청소년수련원 이사장 사직강요 사건 ▲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사무총장 사직강요 사건 ▲ 소방검정공사 상임감사 사직강요 사건 ▲ YTN 노조 고소사건 등을 들었다.

과거사위는 해당 사건의 재조사에 따른 권고 사항으로 ▲ 공수처 설치 ▲ 검찰 지휘부의 수사지휘권 행사 기준 마련 및 이의제기절차 도입 ▲ 김경동 USB 소재 및 이에 대한 감찰 또는 수사 필요 ▲ 수사기록 및 증거물 원본을 찾기 위한 기록관리제도 보완 ▲ 종국 처분 후 책임감 있는 후속 수사 제도 마련 등을 제시했다.

최재경 "과거사위 발표, 전혀 사실 아니다" 

한편 과거사위가 김경동 USB 은닉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지목한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현 변호사)은 곧장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최 전 중수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당시 수사팀으로부터 복수의 USB를 전달받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실에 분석 의뢰를 맡겼고 그 뒤에는 절차에 따라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실이 포렌식한 뒤 수사팀에게 자료를 인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대검 중수부는 그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기록과 증거물 원본을 찾지 못하는 등 기록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지 못한 것이지 (과거사위가 발표했듯) 누군가가 증거물을 은닉했다고 의심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라며 "수사팀에서는 2013년 1월 비슷한 의혹이 언론에 제기됐을 때 '김경동 USB 일부 미복구 부분에 대한 복구를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의뢰했고 이후 통상적인 절차를 통해 분석·복구 후 직접 돌려받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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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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