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바하> 포스터

영화 <사바하> 포스터 ⓒ CJ 엔터테인먼트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지난 작품이 구마 사제를 다룬 영화였다면 2019년작 <사바하>는 신흥 종교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주연배우로는 영화 <신과 함께>에 '염라대왕'으로 출연했던 배우 이정재와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배우 박정민이 함께했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과 배우 이정재, 박정민, 진선규와 이재인이 참석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신흥 종교 비리 쫓던 목사,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다

영화 <사바하>는 주인공 박목사(이정재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는 신흥 종교의 비리를 쫓는 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인데,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에 관해 정보를 얻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영월 터널에서 여중생이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박목사는 사슴동산 추적 과정에서 터널 사건 용의자를 쫓던 형사 황반장(정진영 분)을 마주친다.
 
 영화 <사바하> 스틸컷

영화 <사바하>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박목사는 고등학교 후배인 해안 스님(진선규 분)의 도움을 통해 종교단체 사슴동산의 실체를 알아가려고 애쓴다. 그러나 사슴동산의 비밀을 파헤칠수록 박목사는 점점 더 많은 미스터리에 휘말리며 짐작했던 것보다 사안이 더 심상치 않다고 느낀다. 그리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터널 사건의 용의자가 자살하고, 용의자가 죽던 날 같이 있던 정체불명의 차량 정비공 나한(박정민 분)이 수상한 행동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영화 <사바하> 스틸컷

영화 <사바하>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여기에 한 시골 마을에서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등장하면서 영화에 미스터리한 설정이 추가된다. 동생 금화(이재인 분)는 온전치 못한 다리를 갖고 태어난 소녀이고, 출생 이후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언니는 이름조차 없이 '그것'으로 불린다. 출생 당시 모두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그것'은 가족 내에서도 공포의 대상이 되며 평범한 인간이 아닌 존재라는 인상을 준다.

이처럼 실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과 사건이 박목사의 조사에 의해 점차 접점을 찾아가는 게 영화의 묘미다. 또한 이정재와 박정민·정진영·진선규·이재인·이다윗 등 배우들의 묵직한 존재감, 그리고 <사바하> 줄거리와 설정이 주는 기괴한 분위기가 관객을 압도할 듯하다.
 
 영화 <사바하> 스틸컷

영화 <사바하>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검은 사제들> 후 4년 만에 돌아온 장재현 감독

장재현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 이후 4년 만에 <사바하>로 극장가에 돌아왔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 참석한 그에게 전작과의 차별점을 묻자 "<검은 사제들>과 정반대에 선 영화"라며 "<사바하>는 서사가 인물을 끌고 가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이어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라는 제목에 관해 "불교 천수경에 나오는 주문으로 보통 주문을 외우고 마지막에 붙이는 말"이라며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는 의미다. 기독교로 치면 '아멘' 같은 뜻인데, 어감도 좋고 주제도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주연 박목사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는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 "목회를 하는 목사는 아니고 개인 사무소를 열고 신흥 종교 비리와 문제를 고발하는 일을 하는 목사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태까지 했던 캐릭터와 다르게 가벼운 면도 있다. (박목사는) 종교단체에 다가갈수록 감당하지 못할 사건과 미스터리를 만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출연작마다 성격이 확연히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배우 박정민은 <사바하>에서 어두운 인상의 정비공 나한 역을 맡았다. 극 중 나한은 종교단체 사슴동산과 관계가 있는 듯하며 여러 사건의 열쇠가 될 인물로 보인다. 

박정민은 "재작년 영화 <변산>을 촬영할 때 <사바하> 시나리오를 받았다. 사실 그때 몸도 마음도 힘들어 '웬만하면 쉬어야겠다'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시나리오가 술술 읽혔다. 만약 이 역할을 내가 안 한다면 배가 아프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극 중 해안 스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에 이어 '삭발 캐릭터'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새로운 장르 속에서 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라고 말했다.
      
 영화 <사바하> 스틸컷

영화 <사바하>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한편 <검은 사제들>에서 돋보이는 여성 배우가 박소담이었다면, <사바하>에는 새로운 얼굴로 배우 이재인이 등장한다. 이재인은 출연 소감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해 많이 떨리고 설렌다"라며 "기쁜 반면 캐릭터를 전부 표현하지 못할까봐 걱정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재인을 섭외한 과정을 두고 장재현 감독은 "영화제에서 심사하다가 단편영화에서 처음 알게 됐다"라며 "괜찮은 배우로 생각하다가 오디션을 보는데 목소리와 분위기가 정말 좋고 매력적이었다. 워낙 영리해서 캐릭터 분석도 확실히 남달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스님 역할로 변신한 진선규 "혜민 스님 보고 많이 참고했다"

영화 <사바하>에서 가장 큰 힘을 지닌 건 극 중 세계관과 설정이 주는 매력이다.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는 전작 <검은 사제들>처럼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 주를 이루고, 신흥 종교 단체를 쫓는 과정에서 오는 압박감이 실감나게 펼쳐졌다.

이런 요소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이날 "<사바하>를 준비하면서 세 가지 큰 목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세 목표에 대해 "첫 번째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강력한 서스펜스로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 두 번째는 미스터리를 촘촘하게 엮어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 세 번째는 세계관에 대한 설득"이라고 설명했다.

70% 불교관과 30% 기독교관을 섞어 <사바하>의 세계관을 만들었는데, 낯설면서도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세계를 만들어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영화 <사바하> 스틸컷

영화 <사바하>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연기와 설정에 이어 현실적인 소품으로 세트장을 정교하게 꾸며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살린 것 또한 매력 포인트다. 영화 제작 관련 영상에서는 미술 스태프가 기존에 없던 형식의 대형 불교 탱화를 3개월에 걸쳐 직접 만들었다고 했다. 이에 관해 배우 이정재도 "현장에 가면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림과 소품들을 보면 어떻게 다 제작했을까 할 정도로 굉장히 욕심에 욕심을 부린 것 같았다"라고 묘사했다.

배우 진선규는 스님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참고한 사람이 있다며, 그 대상이 '혜민 스님'이라고 밝혀 현장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이 캐릭터를 두고 '스님이지만 교육 강연자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혜민 스님을 많이 보고 참고하려고 했는데 워낙 훈남이시라 얼굴은 따라할 수 없겠더라"라고 말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이날 현장에서는 "<검은 사제들>에서도 그랬고, <사바하>에서도 남성 2명이 극을 이끌고 여성 1명이 약자로 나온다. 차별점이 있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장재현 감독은 "두 영화에서 남자 2명과 여자 1명이 나오는 구조인데, 세 명이 같이 싸우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시나리오도 그렇게 썼고 촬영도 그런 방향으로 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여성 출연자가 '약자 설정'이 아니냐는 질문에 "다른 작품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바하>에서는 (그런 설정이) 전복된다.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배우 이정재는 "영화 스포일러가 될까봐 속시원하게 영화에 관한 얘기를 못해 아쉽다. 극장에서 관객을 찾아뵙고 다시 이런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재현 감독이 연출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사바하>는 2월 20일 개봉될 예정이다.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극장에서 열린 영화 <사바하> 제작보고회 현장. ⓒ CJ 엔터테인먼트

 
사바하 이정재 박정민 진선규 장재현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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