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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조해주 선관위원 후보자 임명강행 규탄 농성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있다.
▲ 농성장 방문한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조해주 선관위원 후보자 임명강행 규탄 농성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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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경기를 뛰다가 선수들이 운동장에 그대로 멈춰선 꼴이다.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각 당 의견을 교환하며 첫 협상 스타트라인을 끊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모습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월 임시국회를 앞둔 국회의 모든 일정을 거부하면서, 선거구 획정 등 시간에 쫓기고 있는 정개특위 논의조차 동력을 잃게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선거개혁 논의 진전에 불을 붙이기 위한 '심지'로 요구했던 5당 원내대표간 협상은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실현 가능성이 더욱 옅어졌다.

'1월 말 합의' 서명했던 나경원 원내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히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탓을 했다. 여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인사청문회를 '재요구'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방탄국회로 일관하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보이콧 계획을 묻는 말에 "이제 시작인데 끝을 말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답했다.

정개특위 참여 여부에 대한 대답도 거침 없었다. "모든 국회 일정은 거부"라는 말이었다. 대여 공세에선 같은 입장인 바른미래당마저 국회 보이콧을 규탄하고 있는 상황은 "우리랑 뜻은 같은데 선거법 때문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12월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검토를 합의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 여야 5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검토 합의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12월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검토를 합의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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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일정 거부로 정개특위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비판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서명한 선거법 개정안 '1월 임시국회 처리'에 서명한 그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해주 선관위원 임명을 이유로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제1야당의 무책임한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당이 보이콧뿐 아니라, 정개특위 내부 논의서도 협상안을 내놓은 다른 당과 달리 별다른 입장을 제시하지 않는 등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당이 정개특위에서 '침대축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안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라고 했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날 회의에서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의 '개인 협상안'에 김재원 한국당 의원이 딴지를 거는 등 같은 당안에서조차 중지를 모으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2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말은 흘러간다지만 5당 원내대표 합의 서명은 기록에 남아 있다, 나 원내대표의 셀프 불신임이나 다름없다"라면서 "한국당은 본인들끼리도 이야기가 다르지 않나, (당내 협의 어려움을) 무마하고자 하는 꼼수일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5당 정치협상은 심상정 생각' 강조했던 장제원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권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권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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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 "정치 협상 문제는 위원회 차원에서 조금 더 논의하고 정치 협상으로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위원장 개인이면 몰라도, 공통 의견으로 제시하는 것은..."

심상정 : "위원장으로서 제안한 겁니다. 정개특위 논의로만 되겠나 해서 제안드리는 것이고 그 판단은 지도부가 하시겠죠."

장제원 : "의원들 말 중에서 정치 협상 병행 의견이 나온것처럼 이해가 되는데, 특위 단일 주장으로 원내대표단에서 정치협상을 병행하자는 것은 동의 못합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24일) 회의에서 심 위원장의 '원내대표단 정치협상 병행' 의견이 정개특위 공통 의견이 아닌 위원장 개인의 의견임을 거듭 강조했다. 자신은 동의한 바 없다는 확인이었다. 심 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밝힌 요구 사항임을 누차 강조했지만 장 의원의 '동의 못함'은 거듭 이어졌다.

심 위원장의 답답함은 25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난 후 취재진과 만나 '국회가 멈춰설 위기'를 언급하며 "장제원 의원이나 나경원 원내대표 같은 원내를 책임진 분들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심 위원장은 "지금 너무 많은 현안이 동시다발로 터지고 있고 국회가 멈춰 설 위기에 있어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라면서 "국민들께 약속한 1월 말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원내대표간 자리를 만들어 보고 드리고 협상 방향을 논의할 수 있도록 의장께 요청드렸다"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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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나경원, #장제원, #정치개혁,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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