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직(본명 양범직)은 지난해 12월 21일 '이 밤이 지나고 나면'이란 곡을 발표하며 가요계 출사표를 던진 싱어송라이터다. 올해 한국 나이로 31살이 된 그로서는 다소 늦은 나이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범직의 모습

범직의 모습 ⓒ 이종성

 
범직은 아직 소속 회사가 없기에 그는 한 곡의 노래를 완성하기 위해서 모두 자비를 들인다. 디지털 음원이 음악시장의 주가 되면서 범직과 같이 엇비슷한 환경과 상황에서 자신의 창작 세계를 펼쳐나가는 이들도 상당수일 거다. 다른 생계 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생활을 하고 뮤지션 본인의 이야기와 감성이 스며든 노래 한 곡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사용한다.

범직의 경우 몇 개월의 작업 과정을 거쳐 노래를 발표했지만 여건상 적극적 홍보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뷰를 갖는 동안에도 그는 구직에 대한 고민을 했고, 그래야 자신의 음악활동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비록 남들에 비해 늦게 출발선에 섰지만, 음악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고 죽을 때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당찬 소신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2019년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을 전한 뮤지션 범직. 그와 지난 1월 17일(목) 오후 4시 합정동에서 가진 인터뷰 내용을 아래에 정리했다.
  
소속사 없이 활동, 전액 자비 들여 곡 발표
 
 범직

범직 ⓒ 범직 제공

 
- 본인 소개를 해 달라.
"작년 4월 수컷스란 프로젝트 팀 일원으로 '시로 깊은 밤'이란 음원을 냈고, 12월에는 '이 밤이 지나고 나면'이란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솔로 곡을 발표하며 대중음악계 정식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범직이다."

- 첫 솔로 곡 반응은 어떤가?
"지인들은 모두 노래가 좋다고 한다. 음악계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받고 싶은데 아직 그럴 기회가 없었다. 아직 발표된 지 얼마 안 돼 뭐라고 속단을 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다."

- 작년 봄에 발표한 곡으로 수익이 발생했나?
"얼마 전에 처음으로 노래에 대한 음원정산을 받았는데, 차 몆 잔 마실 정도 금액이 입금됐다.(웃음)"

- 그렇다면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
"실용음악 전공을 살려서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 정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보컬레슨을 했고, 녹음실에서도 간간히 일을 했었다. 지금은 음악에 전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가능한 관련분야에서 일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소속사 없이 독자적으로 음원을 발매했다.  
"지난해 4월 4인조 보컬그룹 일원으로 참여, 노랫말을 쓰게 되면서 내 음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미 써놓은 여러 노래 중에서 '이 밤이 지나고 나면'을 솔로 데뷔곡으로 정했고, 원곡을 더 빛나게 해 줄 프로듀서 팀 섭외를 해야 했고 작업비와 녹음실 비용 등이 들었다. 소속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음악은 내가 선택한 길

- 어떻게 음악과 연을 맺었나?
"원래 사회체육을 전공하고 싶어 입시공부를 했지만 진로를 바꿔 사회복지학을 선택하게 됐다. 전공분야 중에서 음악심리치료사가 돼야겠다는 꿈을 품었는데 막상 그 길을 가기 위한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알았다.

그래서 음악을 이론이 아닌 직접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고 군 전역 후 실용음악과에 편입을 해 전공을 하기에 이르렀다."   

- 음악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노래가 특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적으로나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평범한 사랑에 관한 음악을 많이 만들고 들려주고 싶다."
 
 범직의 싱글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커버 이미지

범직의 싱글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커버 이미지 ⓒ 범직 제공

 
- 솔로 데뷔곡이 연결선상에 있는 곡인지?
"그렇다. '이 밤이 지나고 나면'은 얼마 전 썸을 탔을 때 느꼈던 감정과 그 당시 자주 가던 카페에서의 에피소드를 고스란히 담았다. 곡 도입부 종소리도 카페에 울려 퍼지던 그것을 녹음을 직접 한 것인데, 누군가 이 곡을 들었을 때 창작자의 감성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 적지 않은 나이에 음악을 시작했다. 주위 반응은 어땠는지?
"올해 서른한 살이 됐다. 우리 사회 통념상 아주 적지도 그렇다고 아주 많은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대중음악계만 한정 지어 본다면 꽤 늦은 출발이다. 아무래도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은 걱정이 크고, 먼발치에 있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응원을 자주 해주는 편이다."
 
 범직의 모습

범직의 모습 ⓒ 이종성

 
성대 결절의 시련, 포크음악에 대한 애정 깊어져

- 한계점을 느낀 점은 없나?
"음악을 전공하면서 고민과 더불어 한계란 벽을 실감해 왔다. 그래서 재학 중 카페를 운영할 정도로 생계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음악에 나 스스로가 집중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처해진 환경 속에서 노래를 발표할 수 있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 가장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이 있다면?
"내 성향 탓도 있겠지만 공연 등 라이브 활동보다는 음악 녹음 작업을 원하는 대로 해서 기회가 따른다면 스튜디오에서 다른 뮤지션들을 위한 곡 만들기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할 것 같다." 

- 버스킹 등 라이브 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닌 듯하다.
"졸업연도였던 2017년에 성대 결절이 왔다. 음원들을 발표하기 과정에서도 목 상태가 아주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곡 작업 이외에 라이브 활동을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었다.

예전과 달리 음역대가 좁아지면서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노래하기 어려워졌지만 가사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됐고 내가 추구하는 어쿠스틱 포크 계열 음악을 만드는데 집중력이 모아지는 계기도 됐다."

- 범직 음악의 장점이 있다면?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다. 내 목소리 안에 담겨 있는 덜 익은 풋사과 같은 순수함이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많은 분들에게 나의 풍부한 감성이 녹아있는 음악을 전해 드리지 못해 아쉽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다수의 음원 발표,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꿈
  
 범직의 모습

범직의 모습 ⓒ 이종성

 
- 뮤지션 본인과 음악을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솔직히 내 성향상 지금껏 자발적으로나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이지는 못했다. 앞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려 한다. 20대 중반부터 나름의 거창한 계획을 갖고 블로그를 해왔다. 방문자와 이웃들도 꽤 있는 편이다. (웃음)

유튜브 채널도 준비 중인데 범직의 음악은 물론 내가 좋아하는 존경하는 국내외 당대 포크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노래를 커버해 들려드리고 싶은 계획을 갖고 있다."           

- 음악활동을 통해 적정한 수입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나?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고 싶다. 오롯이 내가 음악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일체의 경비를 다 지불하는 그런 여행에 가장 먼저 쓸 것 같다.(웃음)" 

- 엇비슷한 환경에 있는 뮤지션들과 나누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것을 갖춘 상태에서 하려면 너무 늦어지는 것 같다. 내가 겪은 상황 속 경험이기도 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바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준비 중인 활동계획이 있나?
"3월 발표를 목표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벚꽃이 활짝 필 무렵 지난 사랑을 추억하는 서정성 짙은 곡으로 제목은 'Cherry Blossom(체리 블로썸)'이다. 봄이란 계절에 많은 분들이 자주 찾는 음악으로 기억되길 바란다(웃음)."

- 2019년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은?
"다소 소박할 수도 있지만 다섯 곡 이상 음원을 발표하는 것이 우선 목표고, 그 중 한 곡이라도 인디음악 차트 100위권 안에 진입하는 것이 가장 큰 2019년의 소망이다."
 
 범직의 모습

범직의 모습 ⓒ 이종성

 
범직 이밤이지나고나면 시로깊은밤 수컷스 양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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