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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심판대 오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 '키맨'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 "키맨"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진은 2018년 10월 26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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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으로 인해 국회는 물론 정국이 뜨겁게 달궈진 가운데, 한편에서는 '그런데 국회-법원 재판거래는?'이란 질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손 의원 투기 의혹과 국회-법원 재판거래 혐의가 비슷한 시기에 터져 나왔는데, 후자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그런 가운데 21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독 자유한국당 법사위원에 대해서 (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발표했다(관련기사 : 숨겨진 법사위원은 누구? 박주민이 꺼낸 한국당 재판 민원 '빈칸'). 당 최고위원 위치에서 한 정파적 발언일 수 있지만, 국회에서 잠들었던 국회-법원 재판거래 이슈를 다시 끌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발언이다. 
  
지난 15일 검찰은 사법농단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로 기소했는데 그 내용에 국회의원들의 '재판 민원'을 들어준 혐의가 담겼다. 자연스레 그 국회의원 명단에 관심이 쏠렸고, 그들은 서영교·전병헌(이상 더불어민주당)·이군현·노철래(이상 자유한국당 혹은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임 전 차장 공소장을 보면 다른 인물 한 명이 더 등장한다.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을 대신해 임 전 차장에게 재판 민원을 넣은 국회의원이다. 공소장에는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으로만 기재돼 있는데, 박주민 의원이 주목한 인물이 바로 이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이다.

임종헌과 국회... 입 닫은 그들의 상관관계 
 
 검찰은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의 '재판거래' 혐의를 추가 기소하며 서영교·전병헌·이군현·노철래의 '민원'을 받았다고 했다.
 검찰은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의 "재판거래" 혐의를 추가 기소하며 서영교·전병헌·이군현·노철래의 "민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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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의원과 전병헌 전 의원 그리고 임 전 차장 공소장엔 없지만 보다 앞서 재판 민원 의혹에 휩싸인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의 경우 직접 국회 파견판사 등을 접촉했다. 하지만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은 동료 의원 '누군가'를 통해 자신의 재판 민원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

그렇다면 그 '누군가'를 아는 사람은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과 임 전 차장 정도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입을 꾹 다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군현 전 의원도 마찬가지였고, 노철래 전 의원은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도 않았다.

사실 '임 전 차장 수사'만 놓고 보면 재판 민원 연결책 역할을 한 그 국회의원은 큰 변수가 아니다. 검찰은 이미 다른 증거·증언을 통해 재판 민원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 의원이 누군지 몰라도 충분히 임 전 차장의 추가 기소를 추진할 수 있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임 전 차장 입장에서도 굳이 그 사람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 임 전 차장이 유독 그 의원의 이름을 함구한 까닭은 무엇일까. 일각에선 '임 전 차장이 국회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내가 입 열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라는 의중을 재판거래 상대방인 국회에 던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국회-법원 재판거래가 꽤 일상적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분석의 실체와 별개로 두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하나는 임 전 차장을 필두로 한 양승태 대법원이 재판을 매개로 국회에서 로비 활동을 벌였다는 것, 다른 하나는 지금 국회가 국회-법원 재판거래에 말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국회가 이 문제로 들고 일어났다면 곤란해지는 사람 중 하나가 임 전 차장이었을 테니, 입을 다물고 있는 임 전 차장이 득(?)을 보고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임 전 차장의 국회 로비가 광범위했다는 사실은 그가 입을 닫고 있는 이유, 그리고 국회가 말을 아끼는 이유를 좀 더 명확히 설명해 준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마크맨까지 정했던 구조다, (임 전 차장이 그런 활동을 벌인 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될 만한 인물이 임 전 차장이 함구한 그 의원 한 명뿐이겠냐'는 추론까지 가능하다. 한 명의 이름을 털어놓는 게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더 많은 혐의가 담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임 전 차장이 입을 열면 국회-법원 재판거래의 실체가 더 드러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혜원보다 서영교, 서영교보다 '임종헌의 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공소장에는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으로만 기재돼 있는데, 박주민 의원이 주목한 인물이 바로 이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이다.
 공소장에는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으로만 기재돼 있는데, 박주민 의원이 주목한 인물이 바로 이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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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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