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풀백 김문환이 아시안컵 중국전에서 활약하며 새로운 카드로 급부상했다.

오른쪽 풀백 김문환이 아시안컵 중국전에서 활약하며 새로운 카드로 급부상했다. ⓒ 대한축구협회

  
3경기 무실점. 벤투호는 이번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도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무실점은 무패를 의미한다. 공격에서 단 한 골이면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한국은 3전 전승을 기록했는데 4득점으로 빈공에 시달렸다.

물론 아직까지 수비에서는 큰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대팀의 면면을 살펴봐야 한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은 실질적으로 강팀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없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갈 길은 여전히 멀다. 16강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8강에서도 카타르-이라크 승자와 만난다. 중동세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토너먼트에서는 좀 더 치멸한 준비와 계산이 필요하다.

벤투 축구 철학, 좌우 풀백이 살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세밀한 후방 빌드업과 능동적인 경기 운영을 강조한다. 수동적으로 상대에게 끌려 다니기보단 경기를 지배하고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특히 벤투호의 주요 공격 루트는 측면이다. 좌우 풀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풀백 2명을 최대한 높은 지점으로 전진시키고, 후방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이 수비진으로 내려와서 빌드업에 관여한다.

사실상 '라볼피아나'라 할 수 있는 센터백 2명,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후방에 포진하게 되는 진형이 구축되는데 좌우 풀백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빌드업 상황에서 풀백으로 향하는 패스의 속도와 정밀함이 필수다. 이후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는 세밀한 측면 부분 전술을 통해 득점을 노린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좌우 풀백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선 공격수들의 부진과도 얽혀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로 향하는 지원 사격이 원활치 않은 탓에 득점력 감소로 이어졌다.

매 경기 바뀌는 왼쪽 풀백, 김진수냐 홍철이냐

센터백 김민재-김영권, 골키퍼 김승규는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왼쪽은 매 경기 이름이 바뀌었다. 1차전은 김진수, 2차전은 홍철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마지막 중국전에서 다시 김진수가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했다. 이는 아직까지 벤투 감독이 주전 왼쪽 풀백을 정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회를 앞둔 여러 차례 평가전에서 홍철은 부동의 주전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박주호가 잠시나마 경쟁자로 떠올랐지만 부상으로 낙마했고, 김진수가 새롭게 부상했다.

사실 김진수는 장기간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시험대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벤투 감독 체제에서 한 차례도 A매치에서 뛰지 않은 김진수의 아시안컵 승선은 흥미롭다. 김진수는 필리핀과의 1차전이 벤투호에서 치른 이후 첫 번째 경기였다. 하지만 실망스러웠다. 몸놀림은 무거웠고, 공격 지원도 미비했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홍철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평소만큼의 활약상은 아니었다. 황의조의 헤더슛이 골대를 맞을 때 홍철이 올려준 택배 크로스는 그나마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한 유일한 장면이었다.

2경기의 활약상만 놓고 보면 홍철에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었지만 중국전에서 벤투 감독의 선택은 다시 김진수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그나마 김진수와 홍철 모두 수비에서는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공격 상황에서 무언가 번뜩임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벤투 축구를 구현하기 어렵다.

급부상한 김문환, 오른쪽 풀백 경쟁 불 지폈다

벤투호에서 가장 포지션 변화가 없는 곳은 오른쪽 풀백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용은 평가전 7경기와 아시안컵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모두 선발 출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고 누적으로 인해 중국전에서는 결장했다.

이용의 빈 자리를 채운 선수는 김문환이었다. 김문환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자신감 있는 전진 드리블과 엄청난 활동량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중국전 선제골도 김문환의 발에서 시작됐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손흥민에게 찔러줬고,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중반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횡적인 돌파로 페널티 박스 아크 서클 부근까지 이동한 뒤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김문환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했다. 벤투호에서는 꾸준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주로 후반 교체 출전에 머물렀다. 이용은 거대한 벽이었다. 하지만 중국전 활약에 힘입어 오른쪽 풀백 포지션을 격전지로 만들었다. 비록 한 경기지만 김문환의 몸 상태라면 벤투 감독도 차마 외면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용은 16강 바레인전부터 뛸 수 있지만 지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특유의 장기인 얼리 크로스마저 정확하지 못했고, 오른쪽 골 라인 부근까지 전진할 수 있는 주력과 드리블 돌파 장면을 찾아볼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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