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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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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 군수기업인 후지코시에 강제동원됐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항소심에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1심에서 같은 판단을 받은 지 약 4년 만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2부(부장판사 임성근)는 18일 오전 김계순씨 등 근로정신대·강제징용 피해자 27명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과 같이 "1944년 무렵에 근로정신대로 온 피해자는 1인당 1억 원, 그 이후는 각 8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후지코시는 태평양 전쟁 당시 12~18세 소녀 1089명에게 '공부를 가르쳐준다'고 속여 일본 도야마 공장에 데려가 혹독한 노동을 시켰다.

재판부는 "후지코시가 기망·회유·협박 등을 동원해 (피해자들을) 근로정신대에 지원하게 했다"라며 "근로정신대원으로 지원한 원고들은 당시 대부분 10대 초반이었으나 위험한 작업에 종사했고, 70년이 넘도록 보상이나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법원이 후지코시 손을 들어준 데는 우리나라와 다른 인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본 법원은 일본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인식 하에 당시 시행된 메이지헌법 등에 근거해 후지코시의 책임을 판단했다"라며 "일본 판결이 그대로 (우리나라 판결에) 반영되는 건 대한민국 헌법과 풍속 등에 위반된다"라고 판단했다.

법원, 피해자 손 들어줬지만 4년 넘게 소송 지연돼

피해자들은 2003년 일본 법원의 문을 먼저 두드렸다. 김씨 등은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소송을 냈으나 재판소는 "1965년 맺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이미 사라졌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일본 최고 재판소도 같은 이유로 2011년 피해자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들은 2013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이 2012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자, 후지코시 1심도 2014년 10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 군수기업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결론은 4년 넘게 미뤄졌다. 같은 쟁점을 다루던 강제징용 소송 선고가 별다른 이유 없이 계속 지연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1·2심 판결을 뒤집어 서울고등법원으로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도 신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다시 올라온 소송의 결론을 5년 넘게 미뤘다. 이에 따라 후지코시 소송 진행도 멈췄다.

검찰 수사 결과 일제 강제징용 소송이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의 '재판거래 대상'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피해자 손을 들어줬다.

강제징용 판결이 확정되면서 후지코시 항소심도 다시 진행됐다. 이날 재판부는 최근 선고된 대법원 강제징용 판례에 따라 청구권 협정으로 인해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거래 의혹으로 불거진 소멸시효 문제에도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이 2012년 대법원 판결로부터 (강제징용) 3년 안에 제기됐으니 적법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일제 강제징용 재판, 결국 '성공한 거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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