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을 앞두고 LG 야수진의 가장 큰 변화는 내야수 양석환의 상무 입대와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 영입이다. 지난해 장기 부상으로 50경기 출전에 그친 가르시아를 대신해 3루수를 맡았던 양석환은 21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군 복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토미 조셉은 3루수가 아닌 1루수다. LG가 가르시아는 물론 이전의 조쉬 벨, 한나한 등의 사례를 통해 외국인 3루수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 3루수 공백은 LG의 과제로 남아있지만 지난해처럼 좌익수 주전 김현수가 1루수를 맡기 위해 내야로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김현수가 좌익수로 고정된다면 LG 외야의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타율 0.331 25홈런 11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27로 '타점 머신'의 면모를 과시했던 우익수 채은성이 기량을 이어간다면 남는 자리는 중견수뿐이다. 
 
 지난해 타율과 OPS 커리어하이를 작성한 LG 이천웅

지난해 타율과 OPS 커리어하이를 작성한 LG 이천웅 ⓒ LG 트윈스

 
올시즌 중견수 경쟁은 이형종과 이천웅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형종은 타율 0.316 13홈런 42타점 OPS 0.844, 이천웅은 타율 0.340 2홈런 39타점 OPS 0.842를 기록했다. 타율과 OPS만 놓고 보면 지난해 둘의 성적은 엇비슷하다. 그러나 이형종은 규정 타석을 채운 반면 이천웅은 그렇지 못했다. 

홈런 개수에서 드러나듯 이형종과 이천웅의 장타력은 차이가 큰 편이다. 이천웅의 스윙 궤적이 발사각을 높여 타구를 띄우는 '뜬공 혁명(Air Ball Revolution)'과는 거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KBO가 공인구의 반발력을 줄여 홈런 양산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시즌 개막 후 실전에서 어떤 흐름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투수들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KBO리그에서 장타력을 중시하는 추세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LG 이천웅 프로 통산 주요 기록
 
 LG 이천웅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이천웅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좌타자인 이천웅은 지난해 좌완 투수에 약점을 노출했다. 상대 타율이 우완 투수에 0.370, 언더핸드 투수에 0.327을 기록했지만 좌완 투수에는 0.280으로 떨어졌다. 상대 좌완 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도 꾸준히 선발 출전하는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약점 극복이 필요하다. 

외야 수비의 안정감도 요구된다. 투수 출신이라 외야수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타구 판단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끝까지 따라가야 하는 타구와 펜스 플레이를 해야 하는 타구를 구분하지 못해 뜬공 아웃이 장타로 둔갑하기도 했다. 내야수의 실수는 한 베이스 추가 진루로 막을 수 있지만 외야수의 실수는 두 베이스 이상의 추가 진루로 이어져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는 법이다. 

그럼에도 이천웅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다. 경찰청을 다녀온 뒤 맞이한 2016년이 실질적인 1군 데뷔 시즌이었던 그는 3년만이자 만 30세 시즌이었던 지난해 타율 및 OPS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기량 향상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LG가 '좌타 군단'의 명성을 드날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 믿을만한 좌타자가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이천웅은 가치가 있다. 
 
 팀 내 외야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LG 이천웅

팀 내 외야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LG 이천웅 ⓒ LG 트윈스

 
일각에서는 2년의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 베테랑 박용택의 활용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처럼 그가 부진해도 지명타자로서 중심 타선에 붙박이 기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른 선수를 지명타자로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즉 이천웅을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장면도 그려볼 수 있다. 

지난해 김현수의 시즌 아웃처럼 뜻하지 않은 부상에도 대처해야 한다. 그것이 그 팀의 선수층, 즉 '뎁스(Depth)'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이천웅은 대타 요원 정도로 예상되었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기회를 살려 시즌을 마칠 때는 주전 선수였다.  '대기만성' 이천웅이 팀 내 경쟁을 뚫고 다시 한 번 살아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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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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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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