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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2019 기업인들과의 대화' 뒤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환담을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15일 "2019 기업인들과의 대화" 뒤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환담을 나누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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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고용 창출을 당부한 문재인 대통령은 재벌 총수들과 환담을 나누면서도 '대규모 투자'를 강조했다.

15일 대기업·중견기업인 13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한 문 대통령은 행사 뒤 일부 기업인들과 커피를 마시며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문 대통령과 함께 걸었다.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김수현 청와대 정책 실장이 "삼성과 LG에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공부를 더 해서 말씀드리겠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고 답하면서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느냐"며 구광모 회장에게 받아넘겼다. 구 회장은 "그렇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답했다.

"삼성, 이런 소리할 때 제일 무서워" "영업 비밀 말해" 농담도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자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이 '대규모 투자'를 조건으로 응낙하면서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 사이에 농담을 섞어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 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 번 와 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 : "얼마든지 가겠습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

이 부회장 :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

최태원 SK 회장 : "삼성이 이런 소리 하는 게 제일 무섭습니다."

이 부회장 : (최 회장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 버렸네."

최 회장 :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겁니다."

문 대통령 : "우리는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떻습니까?"

이 부회장 :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 국빈 방문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삼성전자의 휴대폰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의 방문 요청에 문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를 언급하면서 국내 고용 창출을 당부한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 대통령의 우려에 이 부회장은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태원 SK 회장도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고 근본적인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 기다리는 현정은 회장엔 "속도를 내겠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문 대통령은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이라면서도 "하지만 결국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조건 없는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등으로 쉽사리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당부한 것이다. 현 회장과 헤어지는 악수 인사를 나누던 문 대통령은 "속도를 내겠다"고 조속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약속했다.
  
이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못하는 거죠. 그냥 포기한 거죠"라고 답해 웃음이 터졌다. 서 회장은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일상적인 초과근무가 필수적'이라는 투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며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 들고 집에 가서 일한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하죠"라고 말했다.

서 회장이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 '집에 가서 일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은 엄격하게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연구개발이 주력 업무인 기업에는 맞지 않는다는 '민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그:#문재인, #이재용, #현정은, #서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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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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