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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가 운영중인 홍성 보호소의 모습이다.
 케어가 운영중인 홍성 보호소의 모습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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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동물보호 단체 '케어'가 보호하던 동물들을 몰래 안락사시킨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겨례>를 비롯한 4개 언론사는 11일 보도를 통해 "박소연 케어 대표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도까지 230마리 이상의 개·고양이를 안락사시켰고, 이 가운데 질병으로 안락사 시킬 수 있는 개체는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에 의해 무분별한 안락사가 진행되어 온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불똥은 충남 홍성 보호소로도 튀었다. 홍성군 홍동면에는 지난해 케어에서 관리하는 보호소(개농장)가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4개 언론사의 보도 직후,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케어가 관리하고 있는 충남 홍성 보호소에는 강아지들이 뜬장(철조망으로 엮은 개집)에서 지내고, 번식도 하고, 식용으로 팔려나가기도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기자는 해당 농장(아래 보호소)의 주소를 입수하고, 지난 13일 케어가 관리하는 보호소를 찾았다. 

보호소의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하지만 투명한 비닐과 플라스틱 재질로 이루어진 보호소 문틈으로 내부가 훤히 보였다. 밖에서 살펴 본 보호소의 내부는 깨끗해 보였다.

다행히 보호소에 살고 있는 개들의 상태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동물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로서는 미흡한 점도 눈에 들어 왔다. 개들이 별다른 보온 시설 없이 냉바닥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소 관리인 A씨와도 연락이 닿았다. A씨는 박소연 케어 대표가 농장을 인수했고, 자신이 농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부터 박소연 대표와 함께했다. 농장과 개는 케어의 소유다. 사료 값만 받고 개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를 식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케어에서 개를 인수한 이후, 단 한 마리도 농장 밖을 나가거나 들어온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A씨의 주장은 전직 케어 직원의 증언과도 일부 일치했다. 전직 케어 직원 B씨는 "농장의 부지는 전 농장주였던 A씨의 친인척 소유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농장과 개는 케어의 소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케어 측에서 A씨의 개농장을 인수했고 A씨가 개들을 위탁해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홍성 보호소에 있는 개들이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소문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이번 사태로 동물권 단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후원 중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물애호가 C씨는 "사건이 폭로된 이상 개선할 점이 있다면 개선이 되길 바란다"면서도 "개와 고양이와 같은 동물에 대한 후원조차도 불신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동물 보호 관계자도 "케어는 박소연 대표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케어에서는 현재 600여 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당장 후원금을 끊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소연 케어 대표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케어에서 보호하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고민과 배려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케어 동물 보호소 , #홍성 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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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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