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2018년은 허망했다. 전년도 통합 챔피언이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을 전전했다. 정규 시즌 막판 상승세로 5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티켓을 가까스로 손에 넣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과로 거론하기에는 민망한 감마저 있었다. 

2019년 KIA는 코칭스태프 개편을 통해 두 가지 새로운 점이 두드러진다. 우선 수석 코치 폐지다. 2015시즌을 앞두고 KIA의 감독으로 부임한 김기태 감독은 2017년까지 조계현 수석 코치 체제를 3년 간 유지했다. 두 사람은 LG 트윈스 시절부터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춘 바 있었다. 
 
 2019년 두 가지 실험에 나서는 KIA 김기태 감독

2019년 두 가지 실험에 나서는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2017년 통합 우승 후 조계현 수석 코치가 단장으로 영전하자 정회열 수석 코치가 임명되었다. 하지만 정회열 수석 코치는 정규 시즌 막판인 10월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이후 KIA는 수석 코치 없이 시즌을 마쳤고 정회열 코치는 재계약에 실패해 팀을 떠났다. 

2019시즌을 앞두고 KIA는 수석코치 없이 두 명의 총괄코치를 선임했다. 김민호 야수 총괄 코치와 강상수 투수 총괄 코치 체제가 구축되었다. 야수와 투수 각각의 전문 코치가 감독을 보좌하는 밑그림이다. 

▲ 2018년 KBO리그 정규 시즌 최종 팀 순위
 
 2018년 KBO리그 정규 시즌 최종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8년 KBO리그 정규 시즌 최종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수석 코치직 자체가 사라지면서 사령탑 1인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김기태 감독의 권한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염려 섞인 시각도 있다. 전임 조계현 수석 코치와 정회열 수석 코치 모두 김기태 감독의 야구 선배로서 조언을 해왔다.  

이를테면 지난해 6월 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KIA가 4-2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기태 감독이 대타 채태인 타석에 자동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고의사구 후 홈런을 맞는다면 동점이 되는 납득 불가한 상황을 자초하려 하자 정회열 수석 코치는 고개를 저으며 만류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결국 김기태 감독의 고의사구 지시를 막지는 못했지만 정회열 수석 코치는 상식선에서 조언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험'과 같은 수석 코치직 폐지로 김기태 감독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며 특유의 기행을 반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KIA의 또 다른 '실험'은 육성군에 투타 아카데미 신설이다. 그 중 투수 아카데미는 2012년부터 2년간 통산 62경기에서 11승 16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던 전 외국인투수 앤서니 르루가 소수의 유망주를 맨투맨으로 지도한다. 소수 정예의 피지컬과 기술을 집중적으로 키워내 전력 상승을 도모하는 조치다. 
 
 투수 아카데미 지도를 맡게 된 KIA 앤서니 코치

투수 아카데미 지도를 맡게 된 KIA 앤서니 코치 ⓒ KIA 타이거즈

 
하지만 KIA의 투수 아카데미에 대해서는 두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앤서니의 지도자 경력이다. 그는 KIA의 코치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윈터리그 등에서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그가 의사소통의 한계를 넘어 유망주 육성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카데미의 코치로는 KBO리그에 정통한 것은 물론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국내의 베테랑 코치가 맡는 편이 낫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KIA와 유사한 피칭 아카데미를 도입했던 LG의 사례다. LG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야생마' 이상훈 코치를 2015년 연말 친정으로 복귀시켜 3년간 피칭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초 피칭 아카데미는 두드러진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폐지되었고 11월 말 이상훈 코치는 자진 사퇴로 팀을 떠났다. LG가 피칭 아카데미를 폐지한 시점에 때마침 투수 아카데미를 신설한 KIA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019년 KIA는 수석 코치 폐지와 아카데미 신설을 통해 올해의 성적은 물론 지속적인 상위팀으로의 도약까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KIA의 두 가지 실험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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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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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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