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 유성호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성폭력 의혹, 그리고 폭력 사건과 관련해 여준형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빙상을 바라는 젊은 빙상인 연대'(아래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전명규 교수를 비롯한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를 전수조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심석희 선수가 당한 수준의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는 곳은 한체대 전명규 라인뿐이라고 비판했다.

여 대표는 11일 오전 기자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지도자 교육을 비롯한 관리체계가 매우 부실했고, 한체대 라인에서 폭력이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빙상종목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경기지도자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자격증의 경우, 취득한 이후 매년 빙상연맹에서 실시하는 강습회만 이수하면 영구히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 대표는 "연맹이 지도자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라고는 1년에 한 차례 자체적으로 여는 강습회가 전부"라며 "강습회를 들어야만 시합 때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업만 들으면 되는 터라, 그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느끼지 못했었다"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폭력, 전명규 라인뿐... 대물림 됐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 유성호


그는 "심석희 선수의 사례처럼 그런 식으로 선수를 폭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 그렇게 하는 곳은 전명규 교수 측근들 뿐"이라며 "대표팀 선수가 맞는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그런 것들이) 결국 대물림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명규 교수가 과거 대표팀 지도자를 할 때 항상 그런 식으로 때렸다, 2004년 여자 대표팀 폭행사건으로 선수들이 선수촌을 무단 이탈했을 당시의 코치가 전명규 교수 밑에 있던 사람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여 대표는 "조재범 코치 역시 결국 전명규 교수 밑에 있던 사람"이라며 "전 교수는 코치들에게 성적에 대한 압박을 주고 훈련 스케줄에까지 상당히 관여하는 걸로 안다, 결국 이런 것들이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 선수들은 라커룸 외에 숙소에서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안다"라며 분노했다.

여준형 대표는 그간 물의를 일으켰던 코치들이 몇 년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복귀하는 것도 모두 전명규 교수의 입김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여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를 보면 (물의를 일으켰던 코치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굉장히 낮다"라고 지적했다. 

"선수와 학부모에 대한 교육 필요"

여 대표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이번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없다며,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연맹이 지도자뿐 아니라 선수와 학부모까지 함께 관리하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자만의 잘못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선수, 학부모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라며 "학부모들도 이번 사건을 통해 성적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연맹 또한 이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조재범 코치는 심석희에게 비밀대화 기능이 있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쓰길 요구했고 2011년 국내 시합에서 승부조작을 했던 것이 드러났음에도 3년 뒤에 국가대표 코치로 발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심석희 선수와 함께 폭행 혐의로 조재범 코치를 고소했다가 합의했던 피해자 2명은 심 선수의 폭로를 접한 뒤 합의를 취소하겠다는 내용을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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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심석희 전명규 조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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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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