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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강원도 양양까지 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요금 1만1100원.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버스는 최종 목적지인 양양보다 중간 경유지 요금이 더 비싸다. 한계령 넘기 전인 인제는 1만3800원, 양양 오색등산로는 1만7500원. 이 이상한 요금체계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과거 1만8000원대이던 서울-양양 버스 요금이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운행 거리가 짧아지면서 1만1000원대까지 내려갔다. 이 요금은 경유지 없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과 양양을 직선거리로 오갈 때를 기준으로 책정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양양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늘어나자 경유지를 거쳐 가는 버스에 불똥이 튀었다. 이전처럼 양양까지의 요금을 1만8000원대로 받으면 양양 손님을 뺏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게 최종 목적지인 양양만 내리고 중간 경유지는 그대로 받는 것이었다. 
 
동서울터미널 양양행 요금표
 동서울터미널 양양행 요금표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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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 양양행 경유지 요금표
 동서울터미널 양양행 경유지 요금표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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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보다 경유지 요금이 비싼 이상한 요금체계 때문에 승객들의 버스표 발권 역시 이상해졌다.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있는 인제 주민들이 인제행(요금 1만3800원) 대신 양양행(요금 1만1100원) 표를 사서 인제에서 내리기도 하고, 설악산 등산객들이 오색등산로(요금 1만7500원)가 아닌 양양행(요금 1만1100원) 표를 발권해 오색등산로에서 내리기도 한다.

버스터미널도 이런 요금체계가 4년 이상 유지되는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양양행 버스요금 안내에는 경유지 요금이 없다. 경유지 요금은 경유지별로 따로 안내해 승객들이 양양 요금과 비교할 수 없도록 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운수회사로서는 경쟁사가 많은 양양행 버스요금을 홀로 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독점노선인 경유지 버스요금을 내릴 이유도 없어 이상한 버스요금체계가 유지되는 듯하다. 양양행 버스표를 발권하고 경유지에 내리는 승객들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요금체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태그:#양양행버스, #동서울고속터미널, #이상한버스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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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과 제주, 섬과 육지를 오가며 내일을 위해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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