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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1월 안에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9일 문 의장과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에 공식으로 권고안(의원정수 360명, 지역구 의원 축소 등)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8일 바른미래당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이 연 선거제도 개혁 연속토론회 '민생이 정치다 : 사회개혁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서 발표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토론문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말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연구원 주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연속토론회 '민생이 정치다 : 사회개혁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서 당 대표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연구원 주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연속토론회 "민생이 정치다 : 사회개혁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서 당 대표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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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는 합의처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헌법과 국회법을 보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다. 그리고 관행보다 헌법이 위에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49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떤 관행도 헌법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즉, 선거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당간에 합의가 돼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국회법상 패스트트랙은 공직선거법에도 적용 가능하다.

따라서 2019년 1월 말로 정해진 5당의 선거제도 개혁 합의시한이 지나면 합의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그때에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해야 한다. 정치개혁특위 위원 3/5의 동의가 있으면 된다.

따라서 선거제도 개혁은 더불어민주당의 의지에 달려 있다. 유치원3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공직선거법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의석수에 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면, 패스트트랙을 붙일 때에는 국회의석을 300석으로 한 소병훈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을 붙여도 된다. 어차피 패스트트랙을 붙여도 본회의 의결 전에 협상이 되면 수정안을 먼저 표결에 붙일 수 있다. 따라서 일단은 전체 의석을 300석으로 한 소병훈 의원안을 패스트트랙에 붙이고, 국회의석수같은 문제는 국민적인 공론화과정을 밟아도 된다.

또한 패스트트랙은 일방 처리가 아니라, 정확하게 말하면 330일의 협상시한을 두고 협상을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본회의 표결전에 협상이 타결되면 수정안을 발의해서 먼저 표결에 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패스트트랙 사례인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도 수정안을 먼저 표결에 붙여서 가결한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패스트트랙은 일방처리가 아니라, 시한을 둔 협상을 강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합의가 안 된다면 패스트트랙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국회 정개특위의 의석 분포상 패스트트랙 가능 여부는 더불어민주당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토록 염원했던 선거제도 개혁의 기회가 왔는데, 이를 놓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대통령선거의 공약이었고, 지난 3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했던 개헌안에도 '투표자의 의사에 따라 국회의석이 배분돼야 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이 명시돼 있었다(민주당은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자신들의 당론이라고 밝혔다).

연동형이냐 아니냐가 논점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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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이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논점은 간단하다. 그리고 선택의 문제이다. 1등만 당선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인 다수대표제(소선거구제)냐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이 배분되는 비례대표제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문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병립형이냐 연동형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문제이다. 병립형(paralel system)은 다수대표제(소선거구제)에 가까운 제도다. 지역구에서 대부분을 선출하고 일부 비례대표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지역구 따로, 비례대표 따로 뽑는다고 해서 병립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결국에는 다수대표제와 비슷한 효과를 낳는다고 해서 혼합형 다수제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연동형'은 지역구 선거를 하더라도, 전체 국회의석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결국 비례대표제와 같은 효과를 낳으므로 혼합형 비례대표제(Mixed Member Propotional representation, MMP)라고도 불린다. 이 방식에서도 유권자들은 지역구 1표, 정당 1표를 투표한다.

그런데 의석배분방식이 병립형과 다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전체 의석은 우선 정당이 받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에 배분된다. 그다음, 각 정당은 자신이 배분받은 의석내에서 지역구 당선자부터 먼저 채우고, 모자라는 부분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이다.

가령 전체 국회의석이 300석이고, A당이 30%의 정당지지를 받았다면 A당에게는 무조건 90석이 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A당이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70명을 배출했다면 모자라는 20명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 '연동형' 방식이다. 만약 A당이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50명밖에 배출하지 못했다면 배정된 90석에서 지역구 당선자 50명을 뺀 40명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 '연동형'이다.

'병립형'과 '연동형'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병립형'에서는 40~50%대 득표율로도 지역구를 싹쓸이하면 특정정당이 2/3 이상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일당지배가 가능해진다. 민주주의에 반(反)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연동형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

병립형의 문제점은 이웃 일본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7년 10월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이 얻은 득표율은 33.28%에 불과했다. 연립파트너인 공명당이 얻은 득표율 12.51%까지 합쳐도 정당득표율은 45.29%에 불과했다. 과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인 것이다. 그런데 자민당-공명당이 얻은 국회 의석은 465석중에 313석으로, 전체 의석의 67.31%에 달했다. 절반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2/3를 훌쩍 넘는 의석을 차지한 것이다.

반면에 야당인 입헌민주당, 희망의당, 일본공산당, 일본유신회는 득표율에 비해 훨씬 적은 의석을 얻었다. 표의 가치는 동등해야 한다는 '표의 등가성'이 완전히 깨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역구에서 289명의 국회의원을 뽑고 비례대표가 176명이다. 비례대표 의석 비중이 대한민국에 비해 훨씬 높지만 소용이 없다. 어차피 지역구에서 싹쓸이하면, 득표율에 비해 훨씬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립형 제도를 유지해서는 민심이 그대로 반영될 수가 없다. 정당득표율과 전체 의석비율을 일치시키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의석을 못 늘리겠다? 300명으로 연동형을 도입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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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현실적으로 도입하고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석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의석 증원은 국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국회의원 1명이 대표하는 인구가 17만명이 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거대양당이 의석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여론을 이용해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려는 행태를 하고 있다. 국회가 불신을 받기 때문에 국민여론이 의석확대에 반대하는 것인데, 이런 상황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는데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최악의 정치행태를 보면서, 만약 끝내 거대 양당이 의석확대를 핑계로 선거제도 개혁의 발목을 잡고자 한다면 '좋다, 현재 의석수로 연동형 개념을 도입하라, 그것을 위해 지역구 의석 축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이긴 하지만, 정 안되면 지금의 의원정수로 연동형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의석을 늘리는 것에 부정적인 민주당과 한국당에게 '중앙선관위 안처럼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이제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의석을 늘려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보다 실효성있게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지역구 253석을 그대로 두고 연동형 개념을 도입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해야 한다.

지금의 지역구 253 대 비례 47로 연동형을 도입할 경우, 초과의석이 많이 발생할 수 있지만 연동형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전체 의석 총수를 고정하는 총의석 고정방식(스코틀랜드 방식)으로 하면 전체 의석수를 고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코틀랜드 방식은 총의석을 고정하기 때문에, 초과의석이 발생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초과의석이 발생하지 않은 정당이 손해를 보게 되고 비례성이 훼손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병립형보다는 획기적을 비례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의석수 확대가 바람직하고 필요하지만, 의석수 확대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실제로 현재의 의석수를 고정한 상태에서 '연동형' 개념을 도입하더라도 비례성은 상당히 개선된다. 가령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의석은 38석에서 62석으로 늘어나고 정의당의 의석은 6석에서 12석으로 증가한다. 

정당득표율과 의석비율간의 격차도 줄어든다. 아래의 표를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의석비율은 정당득표율에 보다 근접하게 낮아지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의석비율은 정당득표율에 근접하게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연동형 관련 표
 연동형 관련 표
ⓒ 하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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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효성, 즉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의석이 충분하게 확보될수록 좋다. 즉 비례대표 의석을 늘릴수록 비례성은 보장된다. 그런 점에서 의석수 확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효성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다.

문제는 거대양당이 의석수를 핑계로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는 상황이다. 거대양당이 합리적 논의를 거부하고 끝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이라면, 특단의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참고로 1년에 6300억 원대에 달하는 국회예산으로 300명이 아닌 360명의 국회의원을 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1993년 뉴질랜드가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꿀 당시에도 국회의원 숫자를 99명에서 120명으로 늘렸다.

그리고 60석 정도의 증원은 국회기능의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의원정수 문제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정한 숫자의 국회의원이 있어야 국회가 입법기능, 행정부감시기능, 예산·결산심의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지금 300명 의원으로 470조 원이 넘는 국가예산을 제대로 심의하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인구 8200만 명의 독일 의원수는 작년 총선 기준 하원의원만 해도 709명에 달한다.
 
 국회의사당 전경.
 국회의사당 전경.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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