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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탁-박준호 무기한 단식 만류하는 김경자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김경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농성자에게 단식을 만류하고 있다.
▲ 홍기탁-박준호 무기한 단식 만류하는 김경자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김경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농성자에게 단식을 만류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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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서러웠나 보다. 2015년 이미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 신기록을 세운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은 기자회견 도중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굵은 눈물만 쏟아냈다.

그럴 것이 자신이 갖고 있던 굴뚝농성 기록을 같은 회사 파인텍 동료들 홍기탁, 박준호가 갱신해 버렸다. 7일로 굴뚝 위 생활이 422일째가 됐다. 사태해결을 위해 차광호 자신부터 지난달 10일부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특별한 수가 없다. 이들을 지켜보던 각계의 시민대표들이 동조단식에 나서고 있지만 매한가지다. 사태 해결에 진전이 없다.

결국 75m 굴뚝 위에 있던 홍기탁, 박준호 노동자 두 명이 곡기를 끊었다. 이들은 "고공에서 둘이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면서 "숙고 끝에 단식을 결정했다"며 땅에서 농성을 지원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기대가 컸던 노사 첫 교섭부터 4차까지...

  
"김세권 대표이사 전향적인 태도로 교섭에 임하라"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파인텍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 "김세권 대표이사 전향적인 태도로 교섭에 임하라"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파인텍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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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밑새해, 파인텍 노조는 기대가 컸다. 새해가 되면 굴뚝 위 두 사람도 곧 내려올 것이라는 희망섞인 메시지도 곳곳에서 들렸다.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이 굴뚝농성을 시작한 지 411일째인 지난달 27일, 종교계 중재로 노사 간 첫 교섭이 성사됐다. 2년 전 11월 12일 두 사람이 굴뚝에 올라간 이래 처음으로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 회사 관계자를 만난 것이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서로의 견해가 이 정도로 크다'는 사실만 확인한 채 첫 교섭은 끝났다. 포기하지 않고 지난달 29일 2차, 31일에는 3차, 해를 바꿔 지난 3일에는 4차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노조에 따르면 오히려 교섭 과정에서 "사측은 (농성하는) 5명이 회사에 들어오면 망한다"는 말을 했다. 지난 달 29일 2차 교섭을 마친 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불법을 저지르고 굴뚝에 올라가면 영웅이 되는가"라며 "평생 제조업을 했지만 제조업을 하면 언론에서 악덕한 기업인으로 몬다"는 말까지 했다. 4차 교섭까지 간극은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굴 뚝 위 두 사람은 단식을 결정했다.

문제는 굴뚝 위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긴급건강검진에서 이미 최규진 의사(인도주의의사협의회)는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공간에서 버티고 있다"면서 "(몸무게가 50kg 이하인) 두 사람은 뼈만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합섬에서 파인텍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김세권 대표이사 전향적인 태도로 교섭에 임하라"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파인텍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 "김세권 대표이사 전향적인 태도로 교섭에 임하라"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파인텍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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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굴뚝 위 두 사람이나 아래에서 단식을 하는 노동자들이나 단 한 번도 마음 편한 적이 없었다.

파인텍, 2006년에는 '한국합섬'으로 불리던 회사다. 그러나 그해 회사는 갑작스레 정리해고를 하고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결국 2007년 한국합섬은 파산을 선언해 버렸다. 차광호, 홍기탁, 박준호 등 한국합섬 노동자들은 공장을 떠나지 않았다. 빈 공장을 지키며 공장 정상화에 매달렸다. 결국 결실을 보았다.

2010년 7월,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고용보장과 공장정상화를 약속하며 한국합섬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스타케미칼' 법인을 설립했다. 다음해 3월부터 스타케미칼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타케미칼의 운영은 1년 7개월 만에 멈춰 버렸다. 2013년 1월, 회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스타케미칼 폐업을 선언했다. 168명의 스타케미칼 노동자 중 139명이 권고사직 요구를 받아들여 퇴직했다. 회사의 권고를 받지 않은 차광호 등 29명은 해고 당했다.

당시 노조는 "공시지가 870억 원에 달하는 공장을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사장이 399억 원에 인수했다"면서 "1년 7개월만 공장을 돌리고 스타플렉스는 설비와 공장부지를 더 비싼 값에 팔아넘긴 먹튀를 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5월 27일, 차광호 노조 지회장은 경북 구미에 있던 회사 굴뚝 위에 올라갔다. 차 지회장이 하늘에 있는 동안, 밑에서는 홍기탁과 동료들이 차 지회장의 굴뚝농성을 지원했다. 이 기간이 408일이다. 이듬해 7월이 되어서야 차 지회장은 다시 땅을 밟았다. 2015년 7월 6일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스타플렉스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고용을 승계하고 단체협약은 2016년 1월 안에 체결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굴뚝에 오르기까지...
 
422일째 고공농성에 이어 무기한 단식 돌입한 홍기탁-박준호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두 농성자의 건강 악화를 걱정하며 밧줄을 내려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농성자들은 단식을 이어가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 422일째 고공농성에 이어 무기한 단식 돌입한 홍기탁-박준호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노동자와 시민들이 두 농성자의 건강 악화를 걱정하며 밧줄을 내려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농성자들은 단식을 이어가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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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돌아가야 할 스타케미칼은 이미 청산 절차를 밟고 있었다. 돌아갈 공장이 사라진 노동자들은 스타플렉스가 충남 아산에 세운 '파인텍'으로 적을 옮겼다. 파인텍은 스타플렉스 전무이사 출신 강민표씨가 대표를 맡았다. 스타플렉스는 기존 스타케미칼과 달리 파인텍을 스타플렉스 자회사가 아닌 별도 회사로 만들었다.

차광호, 홍기탁, 박준호 등 노동자 11명은 2016년 1월부터 새로 생긴 파인텍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파인텍은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일감을 주지 않았다. 2016년 당시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보다 1000원을 더한 7030원의 시급에 해당하는 월급을 줬다. 이렇게 받으면 간신히 월 120여만 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파인텍이 워낙 외곽에 위치한 탓에, 노동자들은 판넬로 지어진 기숙사에 생활해야 했다. 일은 고사하고 식사도 점심 한 끼만 주어진 탓에 제대로 된 생활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후 노사가 다음해 4월까지 18차례 만났지만, 애초 2016년 1월까지 체결하기로 했던 단체협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차광호가 굴뚝농성을 이어가며 얻어낸 단체협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파인텍과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회사인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는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단체협약 미체결 등 합의불이행' 등을 이유로 2016년 10월 28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파인텍 사측은 공장을 폐쇄했다. 이듬해 8월에는 아예 공장에서 기계를 빼 버렸다. 공장건물의 임대 기간도 연장하지 않았다.

다시 오갈 데가 없는 신세, 2017년 11월 12일 파인텍 노동자 박준호, 홍기탁은 서울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인근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지상 75m의 이 굴뚝에 서면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가 바로 보인다.

핵심은 '고용승계'

이제 사회 문제가 돼 버렸다. 이미 파인텍 노동자들뿐 아니라 각계에서 연대 단식투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송경동 시인과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나승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등이 무기한 연대 단식에 동참했다. 이후에도 농성장을 찾아 연대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각계의 염원이 닿은 것이다.

어렵게 만난 노사 교섭은 난항을 보였다. 파인텍 노조는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을 요구했고, 스타플렉스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유명무실한 하청회사(파인텍)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면서 "책임 있는 원청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이런 주장을 하는 까닭은, 파인텍은 현재 직원도 설비도 없는, 서류로만 존재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힘들게 돌아가도 '파인텍'은 이미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게 노조가 스타플렉스 직접 고용을 주장하는 이유다.

사측은 스타플렉스로의 직접 고용은 물론, 복직 시 5명에 불과한 파인텍 노동자들을 이전 스타케미칼 단체협약 수준으로 보장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도 이미 지난달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파인텍 노조는 (직접 고용이라는)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노조의 스타플렉스 직접 고용을 일축했다.

식사 거부한 굴뚝 위 노동자들
 
홍기탁-박준호 고공농성자, 음식 전달 거부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박승렬 목사,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가 단식을 만류하기 위해 준비한 음식 전달이 거절되자, 두 농성자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
▲ 홍기탁-박준호 고공농성자, 음식 전달 거부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박승렬 목사,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가 단식을 만류하기 위해 준비한 음식 전달이 거절되자, 두 농성자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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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굴뚝 위에서 422일째 보내고 있는 파인텍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은 각 시민사회 인사들의 만류에도 단식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두 사람이 곡기를 끊었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도시락을 직접 싸와 굴뚝 위로 식사와 방한도구를 올려 보내려 했지만 두 사람은 끝내 거부했다.

오히려 두 사람은 통화를 통해 "우리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면서 "단식을 만류할 생각이면 앞으로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22일째 연대 단식에 동참 중인 나승구 신부는 "고공농성자를 단식에 이르게 한 원인은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이 한국합섬, 스타케미칼 때 한 약속(고용, 노조, 단체협약 등 3승계)을 지키지 않은 데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굴뚝 위 두 노동자가 단식을 풀고 하루빨리 내려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 신부는 길어진 단식 탓에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굴뚝 위에서 농성을 이어가는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은 지난 6일 오후부터 땅에서 식사와 물품을 보급받는 줄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식사는 물론, 핫팩, 보조배터리 등 보급도 끊긴 상황이다.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은 오는 10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동행동 측은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등을 요구했다.

당장 8일 오전엔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의료지원단과 함께 굴뚝에 올라 홍기탁, 차광호 두 사람의 건강을 긴급하게 진단하고 단식을 멈출 수 있도록 재차 설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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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