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황의조가 지난해 11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황의조 황의조가 지난해 11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아시아 정복을 위해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에서 59년 동안 우승에 실패했다. 월드컵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둔 것과 달리 아시안컵에서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해 9월 한국 A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더욱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기복 있는 경기가 줄어들었고, 패하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칠레,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이야말로 아시안컵을 들어 올릴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벤투 감독은 2019 AFC 아시안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목표로 삼았다. 그동안 치른 A매치 7경기는 모두 평가전이었다. 첫 번째 시험 무대는 아시안컵이다. 가장 믿을 구석은 공격진이다.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절정의 손흥민, 최근 토트넘서 13경기 10골 6도움 
 
 트랜미어전 손흥민

트랜미어전 손흥민 ⓒ AFP/연합뉴스

 
최근 1~2개월 동안 손흥민의 퍼포먼스는 가히 월드클래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 토트넘에서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시즌 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차출됐고, 9월과 10월 A매치를 위해 한국과 영국을 넘나드는 장거리 비행으로 혹사에 시달렸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의조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지만 손흥민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자신의 장기인 득점보다 오히려 이타적인 플레이로 어시스트를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소속팀 복귀 후에도 손흥민은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11월 A매치 휴식기 때 재충전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지난 11월 25일 첼시전에서 50m 단독 드리블 득점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이때부터 펄펄 날았다. 

손흥민은 12월에만 7골 3도움으로, 펠리페 안데르손(웨스트햄), 에덴 아자르(첼시), 해리 케인(토트넘),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하메드 살라, 버질 판 다이크(이상 리버풀)과 함께 12월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2019년 새해에도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카디프 시티전에서 1골 1도움, 그리고 트랜미어 로버스와의 FA컵에서도 1골 2도움을 올렸다. 최근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2골 8도움을 달성했다.

특히 공격포인트 20개 가운데 무려 16개가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손흥민의 전성기다. 이는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손흥민은 오는 9일 첼시전,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한국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16일 열리는 아시안컵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할 수 있다. 관건은 컨디션이다. 손흥민은 최근 42일 동안 무려 13경기에 출전하는 등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는 에이스 손흥민의 존재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벤투호 체제에서는 총 4경기에 출전해 아직까지 득점이 없다. 하지만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에이스의 품격을 발휘했다.

황의조, 2018년 상승세 아시안컵까지 이어갈까
 
황의조 '아시안게임은 내 무대' 23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 황의조가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황의조 '아시안게임은 내 무대' 23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 황의조가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최대의 발견은 단연 황의조였다. 지금까지 황의조는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선발될 때만 해도 '인맥 축구'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황의조는 실력으로 잠재웠다. 7경기에서 무려 9골을 폭발시키며 득점왕과 함께 한국의 금메달 2연패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에이스 손흥민과의 찰떡궁합 호흡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큰 볼거리였다. 손흥민이 패스를 공급해주고 황의조가 마무리 짓는 득점 방정식은 김학범호의 믿을만한 공격 루트였다.

아시안게임에서 자신감을 얻은 황의조 이후 소속팀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절정의 활약을 이어갔다. J리그 득점 3위를 기록했으며, 강등권에 허덕이던 감바 오사카의 잔류를 이끌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포함, 총 47경기에서 무려 33골을 몰아쳤다.

또, 벤투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3골을 터뜨려, 부동의 주전 원톱으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황의조는 손흥민을 제치고 KFA 올해의 남자 선수상에 오르며,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황의조는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간을 만들고, 반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과 뛰어난 위치선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지긋지긋한 공격수 부재를 날려버린 황의조의 등장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은 황의조가 성인 대표팀으로 처음 나서는 메이저대회다. 지난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연령별 대회였다. 아시안컵 조별리그부터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조1위로 통과해야만 16강 토너먼트에서 이란, 호주, 일본 등 우승 후보들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

한국이 속한 C조는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 등 약체팀들이 속해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말레이시아에 패하며 또다시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3경기 모두 사력을 다해야 한다.  

2선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은 남태희가 부상으로 낙마했고, 에이스 손흥민은 소속팀 일정으로 인해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부터 합류한다. 또, 유럽 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황희찬, 이재성, 지동원, 구자철 등 2선 자원들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 이미 지난 1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최전방에서 황의조의 한 방이 절실해졌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호 손흥민 황의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