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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SKY 캐슬>의 한 장면
 드라마 의 한 장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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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류층이 모여 사는 저택 단지에서, 자신들의 계층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교육에 올인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풍자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명문 사립대학교인 주남대학교 소속인 대학병원 의사들과, 법조인 출신의 로스쿨 교수 등이 모여 사는 '스카이캐슬'에서 자식들을 아버지와 같은 직업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드라마 속의 엄마들은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아파트 한 채와 맞먹는 돈을 들여야 하거나,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행위일지라도.     

그리고 그러한 입시의 압박에 자녀들은 성적 비관으로 괴로워하고,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마다 불안에 떤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이와 같은 엄마들의 과열된 욕망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 비현실적인 모습은 한국 어딘가에서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상적인 현실이란다.      

물론 입시과열의 세태는 정말이지 잘못된 사회의 병폐가 분명하며, 작가도 이러한 세태를 꼬집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며 그 아픔에 공감했던 건 드라마 속 스카이캐슬의 자녀들이 아니다. 내가 공감한 건 드라마에는 등장하지도 않는, 스카이캐슬 바깥의 수많은 다른 학생들이었다.     

KBS에서 새해를 맞아 '부의 불평등'을 주제로 조사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무려 75%가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대답했으며,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겨우 3%에 불과했다. 이들은 부의 불평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을 '편법으로 인한 부의 대물림'으로 꼽았다.     

스카이캐슬에서도 잘 그려내고 있듯, 이제 환경의 뒷받침 없이 혼자서 공부만 잘 한다고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입시제도의 현주소다. 그런 현실에서 제도를 따라갈 수 있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추지 못 한 수많은 보통의 아이들이 저들과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겠는가.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700만 원 이상 버는 가구는 사교육비로 44만 3000원을 지출했으며, 100만 원 미만 최저소득계층은 사교육비로 5만 원을 지출했다. 이는 무려 약 9배의 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법 과외 등 조사되지 않은 사교육비와, 사교육비 지출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을 꺼렸을 많은 경우들을 감안해보면 실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되어야 할 '교육' 역시 수백만 원의 고액 맞춤 과외, 입시코디네이터 등 오히려 부모 계층의 편법, 자본 투입을 통해 계층 대물림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보통, 혹은 그 이하의 아이들에게는 그들과 다른 세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류층 부모들의 교육열은 그저 들어본 적도 없는 판타지일 것이다.      

드라마 속,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오로지 자신의 뛰어난 학습 능력만으로 학력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사법고시를 통과한 자수성가형 인물로 등장하는 로스쿨 교수 차민혁은 과연 학력고사가 아닌, 현재 입시제도로도 과연 자기가 이룬 모든 것들을 그대로 이룩하고 스카이캐슬에 입성할 수 있었을까.
    
최근 각 대학은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확대했다. 학종은 학생의 기록이 담긴 학생부를 통해 학생의 잠재능력과 소질, 발전 가능성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는 상대적 평가로 매겨지는 성적을 통해 학업 능력을 판단하던 정량적 평가의 대안으로 각광받았으나,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 속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기가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예컨대 2년 전, 광주의 모 고교에서 학생부 조작이 확인된 사례도 있었고,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까지 이르게 만들었던 중요한 이유가 된 아들의 학생부 조작 의혹, 숙명여고 쌍둥이 성적 조작 사건 등 이미 눈으로 확인된 불공정한 사례만도 여럿이다.     

이 중, 안 후보자의 아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안 후보자의 아들은 고교 재학 중 여학생을 기숙사에 불러들여 1차 징계 심사에서 퇴학 처분까지 받을 정도로 중대과실을 저질렀음에도 징계 사실이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았고, 결국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학생의 기록이 담긴 학생부를 통해 학생의 잠재능력과 소질, 발전 가능성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겠다'는 학종의 취지대로라면, 합격은 어불성설이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학종에 한 줄이라도 더 기재할 만한 다양한 활동을 모든 학생들이 차별 없이 누리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는 실제 교육현실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머릿속이 온통 꽃밭으로 펼쳐져 있는 사람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서만 살펴보더라도, 학생부 기재 활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간 30회 가량이나 되는 교내 교과·비교과 경시대회를 개최하며 무분별하게 교내 대회를 남발하는 학교들이 다수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반면, 교내 경시대회 계획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고교도 다수 존재한다. 결국 어느 지역에 있는 학교인지, 국공립인지 사립인지 등 환경적 요소에 따라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학생이 학교 밖에서 체험할 수 있는 수많은 특기적성 관련 활동들은 어떠한가. 활동을 경험하는 데에 부모가 쏟을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 정보의 차이에 따라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은 천차만별이 된다. 
     
결국 우리의 교육 현실 속에서 '스카이캐슬'이 존재하는 한, 현재의 입시제도는 불공정한 계층 세습의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교육이 공정한 교육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계층을 수저에 비유한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고유명사처럼 굳어진 지금이다. 교육은 국가의 희망이자 미래다. 그러니 적어도 '교육'에 있어, 이 씁쓸한 단어가 통용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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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끝자락에서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