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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끝자락에 위치한 와온해변에서 무술년 마지막 해를 보내는 해넘이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은 달집을 태우며 새해 소망을 기원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관광객도 있었다. 해넘이 명소인 와온은 최초로 새꼬막 종패를 생산한 곳이기도 하다.
 
와온해변에서 해넘이 행사로 마련된 달집태우기 풍경으로, 무술년 마지막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 달집태우기 와온해변에서 해넘이 행사로 마련된 달집태우기 풍경으로, 무술년 마지막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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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1일 오후 2시 반에 전남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자그마한 어촌 와온포구에서 해넘이 행사가 열렸다. 와온해변은 순천만의 동남쪽 끝 약 3km 구간으로 여수시 율촌면 상봉리, 순천만과 여자만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남해안 오션뷰 명소 20곳 중 하나이다.

소가 누은 듯한 뒷산의 모습에서 와온이란 이름이 유래돼 소코바위, 구싯골 똥뫼 등 재미난 지명이 있다. 소코바위가 있는 소코봉에는 전망대가 있다. 앞바다에는 무인도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여럿이다. 일반적으로 '솔섬'이라 부르나, 엎드린 학의 형상이라 하여 '학섬', 엎어놓은 밥상처럼 생겼다 하여 '상(床)섬'이라고도 한다. 지금은 무인도이나 오래 전에는 뻘배를 타고 조업을 나간 어부들이 잠시 쉬어가던 주막도 있었다.
 
연이는 추위로 순천 와온해변 갯벌 바닷물도 얼었다.  중앙에 있는 섬이' 솔섬'으로 학이 엎드린 형상처럼 보인다 하여 '학섬', 엎어놓은 밥상과 같다 하여 '상섬'이라고도 부른다.
 연이는 추위로 순천 와온해변 갯벌 바닷물도 얼었다. 중앙에 있는 섬이" 솔섬"으로 학이 엎드린 형상처럼 보인다 하여 "학섬", 엎어놓은 밥상과 같다 하여 "상섬"이라고도 부른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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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 주변의 갯벌은 해가 뉘엿뉘엿 저물면 주황색이 감도는 황금빛으로 변한다. 그 모습에 반해 멀리서도 항상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처럼 조류독감이 있을 때에는 공식행사도 열리지 않으나, 소문을 듣고 해넘이를 보러 온 외지인들로 마을길이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다.  
 
2018 무술년의마지막  해가 전남 순천시 와온해변에서 저물고 있다,
▲ 와온의 일몰 2018 무술년의마지막 해가 전남 순천시 와온해변에서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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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순천시 후원으로 한국판소리보존회 순천낙안읍성지부가 주최해 열렸다. 19번째 해넘이 행사에는 판소리, 무용, 민요, 시 낭송, 가요 등 다양한 공연에 달집태우기도 마련됐다. 와온마을 청년회와 부녀회는 쌀 다섯 가마니 분량의 떡국을 끓여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한편,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30여 명의 경찰 및 소방차와 보건소의 구급차 1대가 안전을 위해 대기했다.

사회자는 공연 틈틈이 관광객들에게 순천산 매실음료와 와온 갯벌의 꼬막을 선물로 주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왔다는 외국인 관광객은 흥겨운 노래에 춤까지 추며 즐기다가 꼬막도 선물로 받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12월 31일 전남 순천시 와온해변에서 열린 해넘이 행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관광객이 사회자에게 꼬막 선물을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 꼬막 선물을 받는 외국인 관광객 12월 31일 전남 순천시 와온해변에서 열린 해넘이 행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관광객이 사회자에게 꼬막 선물을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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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와온해변의 해넘이 행사장에서 허석 순천시장이 판매하는 꼬막을 보고 있다. 와온은 전국 최초로 새꼬막 종패를 생산한 곳이기도 하다.
 12월 31일 와온해변의 해넘이 행사장에서 허석 순천시장이 판매하는 꼬막을 보고 있다. 와온은 전국 최초로 새꼬막 종패를 생산한 곳이기도 하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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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달집태우기였다.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허석 순천시장 및 시민들이 소원을 비는 종이를 달집에 매달았다. 오후 5시 반 일몰 즈음에 내빈들이 함께 횃불로 점화했다. 불타오르는 달집과 어스름한 석양이 어우러지자 여기저기서 감탄과 "찰칵" 소리가 이어졌다. 행인들에게 먹거리를 팔던 이들뿐만 아니라 소방관마저도 잠시 일몰 풍경을 촬영하는 데 몰입했다.   
 
12월 31일 와온해변에 마련된 달집에 허석 순천시장 부부가 새해 소원을 적은 띠를 매달며 즐거워하고 있다.
▲ 달집에 소원을 비는 허석 시장 부부 12월 31일 와온해변에 마련된 달집에 허석 순천시장 부부가 새해 소원을 적은 띠를 매달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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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마을 이장은 "화려한 해넘이는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라며 "조류 생태계의 보고인 넓은 갯벌도 유명한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해룡면장은 "전국에서 두 번째 해넘이 행사"로, "전국에 마을이 52000개가 있는데, 이번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대한민국 10선에 우리 와온이 당첨"되었다고 알렸다.

허 시장은 별량 화포와 와온의 교류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새꼬막이 전국에서 최초로 종패를 생산한 곳이 와온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 순천 방문의 해를 맞아 천만 관광객을 모으겠다고 했다. 순천이 최대점을 찍은 것이 907만 명이다. 93만 명이 부족하다. 와온마을에서 93만 명을 책임져 달라"고 덕담을 건네 박수를 받았다.
 
와온해변 해안가 데크산책로 끝자락에는 뻘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어부상과 정채봉 시인의 <해질 무렵>이 있다.
▲ 뻘배를 탄 어부상 와온해변 해안가 데크산책로 끝자락에는 뻘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어부상과 정채봉 시인의 <해질 무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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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에 마련된 데크산책로 끄트머리에는 꼬막을 잡을 때 쓰는 널인 '뻘배'를 탄 어부 조각상이 있다. 바닥에는 순천 승주 출신 정채봉 작가의 <해질 무렵>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바람에 몸을 씻는 풀잎처럼
파도에 몸을 씻는 모래알처럼
당신의 눈동자 속에서 나를 헹구고 싶다
지금은 해질 무렵

태그:#와온해변 해넘이, #해넘이 명소, #와온 새꼬막, #썰배 타는 어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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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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