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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
▲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12월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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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26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가진 가운데,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에서 기존 선로 '개보수'와 '고속철' 신규 건설 논의가 분분하다. 남북경협과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 사업들에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와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철도 연결 등 교통협력이 매우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도 철도 관련 발언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철도를 비롯한 교통운수 부문에서 규률강화의 된바람을 일으키고 수송능력과 통과능력을 높여 수송의 긴장성을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여러가지 장애와 난관을 과감하게 극복하면서 철도·도로·산림·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업들을 추진하여 민족의 공동 번영을 위한 의미있는 첫걸음을 내디디였(었)다"고 성과를 치하했다.

북한 철도 인프라 향상 프로그램 실행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대략 2가지 안을 갖고 있다. 제1안은 북한을 통과해 중국으로 연결되는 고속철도 건설안이다. 제2안은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직접 관련되는 북한 철도 개보수, 복선화, 신규 노선 건설이다. 해당 2가지 안에 대한 '우선' 순위 논의가 분분하다.  

특히 지난 12월 초엔 북한이 6월 말 열린 남북철도협력 분과회의 당시 남한에 "고속철도를 깔아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의 고속철 건설 요청으로 인해 당시 회담은 '높은' 수준의 북한 철도 현대화라는 합의 문구로 정리됐다고 부연했다. 당시 보도가 나오자 북한에 '퍼주기' 논란이 재현됐다. 

그러나 기자가 접촉한 북한 인프라·철도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 고속철 건설 협의를 부정했다. 이들은 "남북이 협의한 적도 없고, 북한이 제안한 적도 없다" "공식적으로 북한이 우리에게 제안한 적이 한 번도 없다"거나 "우리 국토부 차원에선 어떤 방안으로 가야 하는지 확정된 것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북한이 그 정도로 구체적으로 요구했을까 의문이 든다" "현 시점에서 고속철은 생뚱맞은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대 학장의 <북한 경제개발 지원을 위한 금융조달 방안>(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제1안은 북한 지역을 통과해서 남한에서 중국으로 인적·물적 자원이 육로로 쉽게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보면 매력적이나, 수원국인 북한 주민의 사회후생을 증대시키는 관점에서 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고서는 "제2안은 제1안만큼 남한에 매력적이지 않으나 북한 주민의 이동성을 증진시키고 북한 내 인적·물적 이동을 촉진시켜서 북한 내 시장경제화를 더욱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제1안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북한 경제·사회 개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개발협력의 관점에서 보면 제2안이나 항상 정치적 결정이 경제적 타당성보다 우위"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향후 고속철이 건설돼도 북한 일반 주민은 이용하기 어렵다. 북한을 통과해 중국이나 유럽에 가려는 남한 사람이나 업무상 북한을 오가는 중국인 정도가 주 수요대상이 되는데, 이런 수요도 높지 않아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인프라 전문가인 원동욱 동아대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원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발전 수준을 봤을 때 고속철은 이른 측면이 있다"면서 "주민의 이동의 자유도 없고, 여행 다니고 그런 사회구조가 아니다. 중국 동북지역이나 베이징 출장 다니는 등 일부에만 활용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북한 내에선 당장 기존 선로의 개보수가 훨씬 더 필요하고, 현 단계에선 개보수를 통해 그 자체도 국제선으로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을 최다 방북한 남한 학자로 알려진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센터 소장(선임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북한 상태에서 급한 것은 다닐 수 있는 철도를 만드는 것, 즉 철도의 정상화다.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말한 불편하고, 불비하고, 민망한 수준을 넘어서는 상태가 돼야 한다"면서 "북 철도는 97%가 단선이다. 하나뿐인 철로에 상대 기차가 오면 피해줘야 하는 구조에서 갑자기 고속철로 간다는 것은 너무 큰 비약"이라고 설명했다. 

안병민 소장에 따르면, 고속철을 건설하면 남한 사람의 경우 대부분 북한을 통과해 중국의 심양행 정도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북한 신의주~중국 단둥 국경 구간 4㎞를 통과하는 데에만 4시간이 소요된다. 출입국 심사를 위해 신의주에서 2시간 3분, 압록강철교 맞은편 단둥역서 2시간 7분을 정차하는 것이다. 반면 서울~심양 항공편은 불과 2시간이 소요된다.

안 소장은 "서울~심양행 고속철은 시간이 많고 여유있는 사람만 타고 갈 거다. 하루에 서너 편 정도 편성될 테고, 북한 손님은 아예 없을 것"이라며 "고속철을 타고 4개 국경을 통과해서 가는 이들은 많지 않다"고 예측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선 고속철 건설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원 교수에 따르면, 북한을 통과하는 철도는 남한과 중국 동북 3성의 1억 경제권을 잇고 중국 내륙과도 연결되는 '국제선'의 성격이 더 크다. 고속철 건설 비용 측면에서도 남·북·중을 중심으로 미국·일본·유럽 자본이 참여해 자본과 지분을 섞는 국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해 나가야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 남한이 북한 철도사업을 독식하기 어렵고,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다자협력 구도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것. 

또 국내 각종 타당성 조사를 종합하면, 향후 북한 고속철 건설 비용은 남한(경부선 KTX 건설 비용 20조원)에 비해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모든 토지가 '국유지'이므로 철도 건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 수용에 따른 보상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노임이나 자재 비용도 남한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원동욱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로 내려오는 고속철에 대한 기본 구상이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속철은 필수"라면서 "고속철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만드는 데 주요한 매개체가 된다. 남·북·중 3자 협력구도를 중심으로 해서 여타 일본·미국 등 다국적 자본을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동아시아 다자 협력의 모델로서 진행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안병민 소장도 "장기적으론 고속철로 가야 한다"면서 "단선의 복선화, 디젤 기관차에서 벗어난 전철화, 전압·통신·신호체계 변화, 그 다음에 고속철로 가는 것이 맞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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