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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나라슈퍼 3인조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3명과 유족 등이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와 당시 사건을 맡았던 최성우 전 검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항의하며 21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신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양심고백한 이아무개씨도 참석했다.
 "삼례 나라슈퍼 3인조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3명과 유족 등이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와 당시 사건을 맡았던 최성우 전 검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항의하며 21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신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양심고백한 이아무개씨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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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과 유가족, 그리고 살인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21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살인사건'으로 고통을 겪은 이들이 이 사건을 재조사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아래 과거사위)에 항의하기 위해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과거사위가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최성우 전 검사(현 변호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예정이고, 이에 따라 최 전 검사가 피해자와 이들을 도운 박준영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사위 내 진상조사단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 사건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슈퍼에서 할머니가 살해당한 사건으로, 당시 경찰은 미성년자에다 정신지체 장애를 갖고 있는 강인구·임명선·최대열씨를 범인으로 체포했다.

당시 전주지검에 있던 최 전 검사는 세 사람을 재판에 넘겼고 이들은 같은 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3~6년을 선고받았다. 한 달 후 부산지검에서 다른 3명을 진범으로 지목해 전주지검으로 넘겼으나 최 전 검사는 그들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2015년 부산지검에서 진범으로 지목한 3명 중 한 명인 이아무개씨가 자신이 진범이라고 고백했고, 이후 강인구·임명선·최대열씨는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나머지 진범 2명 중 한 명은 자살했고, 나머지 한 명은 이후 다른 범행을 7차례 저질렀다).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은 2016년 11월 세 사람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지난 2월 법무부는 삼례 사건 등을 비롯해 진상조사 필요성이 제기된 12건을 과거사위를 통해 재조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을 맡은 진상조사단 5팀은 최근 과거사위에 '최 전 검사에게 부실수사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고, 과거사위도 이를 수용해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검사는 이와 비슷한 시기에 피해자 3명 및 박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 "삼례 3인들과 박준영 변호사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인격살인을 당한지 오리됐고 우울증마저 앓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범 이씨 "진상조사단 '박 변호사와 술 한 잔 하는 사이냐' 물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3명과 유족 등이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와 당시 사건을 맡았던 최성우 전 검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항의하며 21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신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양심고백한 이아무개씨도 참석했다.
 "삼례 나라슈퍼 3인조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3명과 유족 등이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와 당시 사건을 맡았던 최성우 전 검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항의하며 21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신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양심고백한 이아무개씨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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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 강인구·임명선·최대열씨와 이들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 진범 이씨, 살해당한 할머니의 사위 박성우씨 등이 참석했다. 박 변호사는 진상조사단 위원에 속해 있기도 하다.

이들은 "살인 누명 상처도 아직 치유되지 않았는데 최 전 검사는 손해배상금 3000만 원을 요구했다"라며 "1999년 삼례 사건 조작 당시 벌어진 경찰의 고문, 모든 걸 자백한 진범을 처벌하지 않은 검찰의 행태만큼이나 놀랍고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은 최선을 다해 수사했는데 왜 이제 와서 자기를 공격하고 비판하냐'는 게 최 전 검사의 논리다"라며 "검사를 그만둔 후 김앤장에서 오랫동안 일한 최 전 감사가 피해자 3명과 가족들 앞에서 우울증과 인격살인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의 부실·편파 조사가 최 전 검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낳았다고 판단한다"라며 "진상조사단의 교체와 책임있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사죄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보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건에 얽혀 있는 당사자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최 전 검사와 과거사위를 비판했다.

장애를 갖고 있는 피해자 최대열씨와 강인구씨는 "경찰에서 조인트를 까이고 싸대기를 맞았다", "검사가 '자백하지 않으면 형량이 세진다'라고 겁을 줬다"라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진범 이씨는 "(1999년 당시) 우리가 부산(지검)에서 다 자백했는데 어느 날 전주로 이송되더니 풀어주더라"라며 "조사 받을 때마다 최 전 검사는 웃는 얼굴로 '좋은 쪽으로 흘러가니 아니라고만 하면 된다'라고 말하더라, 우리를 풀어주며 '꼭 징역을 살아야만 죄 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라고 떠올렸다. 또 "이번에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에서 조사받을 때도 사건에 대해 물어보지 않고 '박 변호사와 친하냐, 술 한 잔 하는 사이냐' 이런 이야기만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살해당한 할머니의 사위 박성우씨는 "진범에게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도 이상하지 않나"라며 "대한민국은 왜 억울한 약자들의 가슴에 이렇게 상처를 주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억울한 이들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최 전 검사는 정신 똑바로 차리라"라며 "최 전 검사에게 면죄부를 준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을 즉각 교체해주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태그:#삼례, #나라슈퍼, #검찰과거사위원회, #대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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