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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아 들고 있다. 남-북 정상 양쪽으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서 있다.
▲ 백두산천지에서 손 잡은 남-북 정상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아 들고 있다. 남-북 정상 양쪽으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서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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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서울 답방 자체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외교·안보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이 19일 주최한 '2019 아산국제정세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둘러싼 여러 해석이 오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핵화 협상은 김정은 정권의 존폐와 연결돼 있다"라며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면 서울 답방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라고 짚었다. 서울 답방이 미뤄진 이유가 북미 협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북측에 한국은 고정변수가 된 것 같다"라면서 "현재 미국과의 접촉에만 집중해 트럼프가 이야기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까지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 위원장이 답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금은 남측을 통해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서울에 올 동력이 적다"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온다면 돌아갈 때 북측에 갖고 갈 선물이 있어야 하는데,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을 영접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공군 1호기로 향하는 장면이 이날 서울 중구 DDP 메인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로 향하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을 영접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공군 1호기로 향하는 장면이 이날 서울 중구 DDP 메인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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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원장은 "남북 관계는 올해 세 차례 정상회담을 치르며 주고받을 만한 건 다 주고받았다"라면서 "실제로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부가가치가 없는 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꼬집었다. 결국, 북측이 북미정상회담에만 사력을 다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신년사'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짚었다. 2019년 1월 1일 발표될 신년사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명시될 수도 있다는 것. 차 위원은 "개인적으로 연내 답방은 어렵다고 생각했다"라며 "우리도 연말 업무 보고라는 게 있잖나, 북도 (신년사 준비 등) 일정이 상당하다"라고 풀이했다.

그는 "북은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알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지금 상황에서 남측이 줄 수 있다는 게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 고민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되레 김정은 위원장이 1월 정도에 서울 답방을 할 수 있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것이다, 미국을 흔드는 지렛대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년사, 북 주민 향한 메시지
 
아산정책연구원_2019아산국제정세전망_
▲ 아산정책연구원_2019아산국제정세전망_ 아산정책연구원_2019아산국제정세전망_
ⓒ 아산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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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연구위원들은 북한 신년사의 향방도 가늠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신년사가 대외용 메시지가 아닌 대내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과 미국을 고려해서 신년사를 조율하진 않는다는 지적이다. 

신 센터장은 "신년사를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 2016년 신년사에는 핵 무력과 관련한 내용이 없었지만 며칠 후 바로 핵실험을 했다"라며 "신년사의 기본 구조를 보면 북측의 정치사상·경제·군사 등 국내 문제가 70% 이상을 차지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북측이 관영매체인 <로동신문> 등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자력갱생, 첨단과학기술 등의 내용이 신년사에 포함될 것이라 내다봤다. 핵 무력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군사부분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최강 부위원장은 "2018년에 김정은이 대외관계를 혁신적으로 바꾼 것을 신년사에서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의 현재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력갱생에 방점을 찍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더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회담장으로 향하는 김정은-트럼프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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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범철 센터장은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에 일침을 가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을 뜻한다. 비핵화 이행과 남북미 관계 개선의 주요한 순간마다 문 대통령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어느 시점부터 우리(남측)의 중재 외교가 통하지 않기 시작했다, 9월 평양정상회담 이후"라고 분석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 이후 북의 제재 완화를 남측이 얘기하기 시작한 것이 중재자의 무게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이 생각하는 중재자(innocent broker)는 어느 편도 들지 않는 개념"이라며 "우리 입으로 제재 완화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북측이 우리를 통해 미국을 설득하려 해도 미국은 이미 우리가 북의 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다시 한반도 중재자가 될 방법은 없을까? 신 센터장은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쓴소리를, 미국에는 우리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었다.

태그:#김정은, #트럼프, #아산정책연구원, #서울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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